상담 칼럼

무의식의 중요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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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리안라이프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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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마다 한국 라디오 방송을 듣곤 하는데 오늘 아침에 이런 말이 흘러나왔습니다. 연구 결과에 의하면 사람들은 7세 전의 기억을 거의 못하고 자연스럽게 잊어버리고 만다고 합니다. 그 설명에 어떤 사람이 이런 댓글을 달았다고 합니다. ‘다 잊어버린 어린 아이들한테는 잘 해줄 필요가 없네’ 그러자 어느 엄마가 이렇게 댓글을 다시 달았다고 합니다. ‘우리 아이에게는 어제가 오늘이 되고 오늘이 내일이 되기 때문에 나는 무조건 지금 사랑해 줄 거예요’. 너무 멋진 말인 것 같습니다.


필자는 그 이야기를 들으면서 자녀를 사랑하는 엄마의 마음이 귀하다고 생각을 했지만 동시에 ‘무의식(Unconscious)’의 중요성을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7세 이전의 기억은 의식에서는 잘 기억이 되지 못할 수는 있으나 의식(Consciousness)보다 훨씬 더 중요한 무의식에 큰 영향을 주는 시기여서 어쩌면 인생 전체에 가장 중요한 기반이 생겨나기에 어느 시기보다 가장 중요한 시기라고 볼 수 있다는 것입니다.


상담을 하다 보면, 7세 이전에 사랑을 받은 경험이 있는 사람들은 그 이후에 부모가 이혼을 하는 아픔이 있거나 관계에서 상처를 받는 경험들을 해도 자기 존중감에는 손상을 많이 받지 않으시는 것들을 보게 됩니다. 그래서 비록 어려움이 있어도 자신을 미워하거나 자신을 부정적으로 보지 않으셨습니다. 그러나 그에 비해서 7세 이전에 애착경험에 손상이 많이 있으셨던 분들은 그 후에 좋은 일들이 있어도 자기 존중감의 문제로 늘 정서적인 어려움을 평생 가지고 살아가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조금만 안 좋은 일이 생기면 자신을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반응들이 일어납니다. 그래서 기억을 하지 못한다고 해서 그 시기가 중요하지 않고 대충 다루어도 된다고 하는 것은 무척이나 잘못된 생각입니다.


심리학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프로이트는 그의 ‘꿈의 해석’에서 인간의 정신 세계를 의식, 전의식, 무의식으로 구분하며 성인의 행동은 어린 시절의 경험을 통해 형성된 무의식적인 성격구조가 발현된 것이라고 이해합니다. 무의식은 의식보다 훨씬 더 크게 자리를 잡고 있어서 개인의 생각과 행동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고 봅니다. 그래서 그는 치료에 있어서 무의식이 의식에 드러나도록 해서 내면에 처리되지 않은 욕구, 감정, 기억들을 다루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했습니다.


필자는 6명의 자녀를 키우면서 본의 아니게 실험을 하게 된 경험들이 있습니다. 7세 이전에 자녀들 중 옳고 그른 것을 잘 가르치고 훈육을 한 아이들은 7세 이후에 그 부분이 그대로 잘 유지되어 성실하게 성장하는 경향이 있고, 훈육보다는 응석받이로 하고 싶은 것을 다 받아주었던 아이는 7세 후에도 그 부분이 죽 이어져서 성장하면서 부모의 말을 더 거역하고 감정적 통제가 잘 되어지지 않는 것을 경험하게 되었습니다. 이런 경험들은 아동에게 있어서 7세 이전의 경험이 아주 중요함을 알게 해 주었습니다. 어린 시절의 경험은 무의식으로 들어가 일생의 감정과 행동에 영향을 끼치게 됩니다.


알코올 중독에서 벗어나 인생의 자유와 행복을 찾는데 도움을 주기 위해 Annie Grace라는 저자는 ‘벌거벗은 마음 (The Naked Mind)’이라는 책을 저술하면서 무의식의 중요성에 대해서 다룹니다. 의식적으로 알코올 중독자들은 술을 끊겠다고 결정하는 것을 시작하지만 술을 덜 마시겠다고 의식적으로 결정하는 것이 지켜지지 않는 것은 더 크고 강력한 무의식적 마음이 의식적 결정을 지워버리기 때문이라고 언급합니다. 저자는 무의식적 학습은 경험, 관찰, 조건화와 연습을 통해 자동적으로 또 의도하지 않게 일어난다고 합니다. 그래서 술을 사랑하는 사람들은 무의식 속에 ‘나는 술을 즐기는 것이며 술은 사회생활을 향상시키고 지루함과 스트레스를 낯춘다’라고 술의 좋은 것들로 만 각인되어져 있는 것입니다.


언젠가 만난 한 분은 아버지에 대한 두려움을 크게 가지고 있었습니다. 어린 시절 아버지는 폭력적이고 무서운 분이셨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그 분에게 현재의 힘이 없고 나약한 아버지의 모습을 설명해 주고 받아들일 수 있게 하고 아버지에게 자기 주장을 할 것을 말씀드렸습니다. 그런데, 힘이 없고 나약한 현실의 아버지를 알고 있으면서도 그 분은 아버지 앞에 가면 여전히 자신은 어린 시절의 겁 많고 나약한 아이가 되어서 입에서 말이 떨어지지 않는다고 하셨습니다. 무의식에 각인된 아버지는 여전히 크고 무서운 분이셨고 현재의 삶에서 아버지와 비슷한 권위자들은 여전히 이 분을 위협하는 존재가 되었던 것입니다. 그러므로,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다 괜찮은 것은 아닐 수 있다는 것입니다. 무의식 속에서는 기억을 못하는 그것이 고통스러운 공포의 모습을 가지고 있는 것일 수도 있고 억압해 놓은 아픈 상처의 경험일 수도 있습니다. 그렇기에 우리는 나의 어린 시절이 만들어 놓은 또는 나의 과거가 나에게 만들어 준 무의식의 마음의 조건화 된 것들이 무엇이 있는 지를 살펴볼 필요가 종종 있습니다.


한 부부 치료사는 부부가 말로서 같은 문제를 놓고 해결을 하지 못할 때 가끔 꿈을 이야기하게 하고 그 꿈에 나타난 욕구들을 파악해서 해석함으로써 서로의 문제와 서로의 필요에 대한 통찰을 얻게 한다고 합니다. 그럴 때 예기치 않게 서로를 공감하며 문제가 해결되는 경우를 보게 된다고 합니다. 겉으로 드러난 피상적 문제보다 깊은 내면의 욕구를 살펴볼 수 있기 때문이고 그것이 진정한 갈등의 요소를 다루는 과정이기 때문일 것입니다. 정신 분석에서는 꿈은 인간의 무의식적 갈등을 상징으로 보여주는 좋은 도구로 이해합니다. 그래서 꿈을 잘 꾸지 않는다는 사람들도 실제로는 꿈을 꾸는 사람들이기에 관심을 가지면 꿈을 기억할 수 있는 날이 옵니다. 자신이 어떤 꿈을 꾸는 지를 확인하기 위해 꿈 직후 밤에 일어났을 때 그 꿈을 간략하게 설명하여 녹음을 하거나 기록하는 것을 해 보면 꿈을 통한 자신의 무의식적 욕구나 갈등을 찾아볼 수 있을 것입니다.


나의 감정과 행동에 큰 영향을 주는 무의식의 건강함이 진정한 건강함 임을 기억하고 어린 시절의 상처라도 치료를 잘 받아서 무의식이 편안한 삶을 살아내실 수 있기를 바랍니다. 또 자녀들이 기억을 못할 지라도 어린시절에 그들을 사랑하고 바른 훈육으로 잘 키워내시길 바랍니다.


호주기독교대학 김훈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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