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담 칼럼

단기 비자 소지자의 가정 폭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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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리안라이프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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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회 난민 서비스 (Jesuit Refugee Services)는 난민 상태에 있는 사람들을 돕는 호주의 특별한 기관이다. 이 기관에서는 그들에게 음식을 공급해 주기도 하고 옷과 약간의 재정적 서포트와 직업을 연결해 주기도 한다. 이 기관의 서비스 중 가정 폭력에 시달리는 여성을 위한 ‘여성의 공간’ 이라는 프로그램도 있다. 호주의 복지 시스템으로부터 도움을 받을 수 없는 사람들에게 관심을 가지고 그들을 돕는 일에 앞장서는 이 기관은, 가난하고 소외된 사람들에게 관심이 있는, 예수님의 삶을 따라 살아가는 사제에 의해서 만들어졌다고 한다.


8월 29일에 ‘여성의 공간’에서는 ‘안전 찾기 프로젝트’ 라는 주제를 가지고 포럼을 진행하였다. 사회에서 소외되는 연약한 여성을 어떻게 안전하도록 도울 것인가는 너무 중요한 부분이다. 이 부분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이 어려움이 난민 여성에게만 있는 것이 아니라, 이민을 생각하며 단기 비자로 호주에 거주하는 많은 한국인 가정에도 비슷한 일들이 일어나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지면을 이용하여 가정 폭력을 예방하고 안전을 도모하기 위해 몇 가지 정보를 나누고자 한다.


멜번 대학의 범죄학 교수인 마리 서그래브(Marie Segrave) 박사는 2017년 300건의 실제 사례 그리고 2020년의 100건의 실제 사례들을 통해서, 단기 비자를 가진 사람들이 가정 폭력에 어떻게 노출되어 있는지를 조사했고, 또 이민성의 배우자 비자를 신청한 여성들의 사례도 조사하였다. 그 연구결과에 의하면, 40%의 여성들이 가정 폭력 또는 강압적인 통제를 영주권이라고 하는 비자로 인해서 경험하고 있다고 한다. 배우자 비자를 이민성에 연락해서 캔슬하겠다거나 아이를 고국으로 보내겠다거나 추방하겠다고 하는 협박을 받지만, 비자로 인해서 참고 지내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한국인 가정에도 비자 때문에 가정 폭력의 문제를 참으며 살아가는 경우를 필자는 종종 듣게 된다.


현재로는 배우자 비자 상태에서 두 사람의 관계가 명확히 증명이 되는 경우, 범죄가 증명되거나 심리학자를 통해 가정폭력이 명확히 증명이 되면, 여성에게 영주권을 신청할 수 있는 기회가 있고, 최근 들어서 그 숫자가 옛날 보다 더 늘어나긴 했지만, 가정폭력을 경험하는 여성에 비하면 그 숫자는 아주 적다고 한다. 마리 박사는 배우자 비자를 신청하는 호주의 시스템 자체에 변화가 있어야 한다고 이야기를 한다. 예를 들면, 배우자 비자를 신청해 주는 가해자에 대한 점검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현재로서는 가해자에 대한 정보가 알려진 것이 전혀 없다고 한다. 하지만, 범죄 기록처럼 배우자 비자를 신청하는 사람의 전(前) 배우자가 가정폭력으로 신고를 한 적이 있는 경우에는, 수퍼비젼이 필요하다고 보고 비자에 따른 폭력에 대한 연구가 더 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가정폭력을 경험하는 개개인의 이야기가 다 다르기에 그들이 위기 상황일 때, 그들의 사정을 존중하여 잘 들어주고 각자가 필요로 하는 것을 도와주는 것은 너무 중요한 일이다. 그동안 호주 내 한국인 커뮤니티에서는 교회가 이런 역할을 감당하는 경우가 많았다. 가정폭력을 경험한 성도를 자신의 집에 머물게 하는 목사님 가정도 많다. 개별적으로 이렇게 도와주는 것은 너무나 중요한 일이지만 이것과 더불어 더 나아가 마리 박사님처럼 시스템적인 부분의 변화의 필요성을 보고, 그 부분에 대해서 목소리를 내는 것 또한 중요하고, JRS처럼 포럼과 같은 것을 통해서 변화가 필요하며, 사회의 관심이 필요한 부분에서 커뮤니티가 알 수 있도록 알리는 일 또한 중요한 일이라 생각된다. 가정 폭력에 대한 성숙한 인식이 없는 사회에서는 가정폭력을 당한 여성에 대한 존중이 없는 경우가 많다. 한 아랍 여성은 자신이 가정 폭력으로 경찰에 신고를 하러 갔더니, 경찰이 빰을 때리면서 집으로 돌아가라고 했다고 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아이들이 가정폭력에 시달려 경찰서에 가서 신고를 한 경우, 바로 부모에게 연락해서 아이를 데리고 가라고 하는 경우도 예전에는 종종 있었다. 그래서 그런 지 아직도 가정 폭력에 노출이 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것이 당연한 것처럼 그냥 살아가는 한국인 가정들이 종종 있고, 그것을 보면서도 방관하는 경우도 많다. 상담사로 일하는 필자는 호주 한인 가정에서도 일어나는 가정 폭력 사례를 종종 접하게 된다.


호주의 한국인 사회에 어떻게 가정 폭력의 문제를 예방할 수 있을까? 특히, 단기 비자라는 취약성을 가진 사람들을 어떻게 이 부분에서 도울 수 있을까? 이 주제는 우리 모두가 고민해야 하는 문제라 생각된다. 그 이유는 가정 폭력의 문제는 어느 나라 어느 곳에서 든 일어날 수 있는 문제이고, 특히 스트레스가 많은 불안한 가정에서 더 많이 일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 팬데믹 기간에 정말 많은 가정들이 가정 폭력에 시달렸었다고 한다.


먼저, 가정폭력이 사회의 많은 부분에서 용인되어 있는 사회에서 자란 한국인들에게는 가정폭력이 무엇인지를 잘 아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협박이나 사회적 고립, 재정적 조정도 가정 폭력에 해당하는 것을 모두가 알고 인식할 필요가 있다. 가정 폭력은 신체적인 것 뿐 아니라 정서적, 성적, 물질적인 것이 다 해당될 수 있고 그것은 범죄에 해당한다. 그러므로, 가정폭력의 문제는 참고 있어야 하는 것이 아니라 드러내야 하고, 비록 단기 비자를 가지고 있는 가정이라 할 지라도 두려움으로 인해 침묵하는 것이 아니라 도움을 요청할 수 있어야 하는 문제다.


필자는 도움을 필요로 하는 자들에게 도움을 주는 JRS와 같은 기관이 난민에게 있는 것처럼, 단기 비자를 가진 사람들에게 실제적인 도움을 줄 수 있도록 한국인 사회에도 좀 더 나은 시스템이 있을 수 있기를 바란다. 점점 더 호주 사회에서 큰 목소리를 내고 성공한 자랑스런 한인들이 많아지고 있는데, 연약하고 소외된 취약한 대상들이 도움을 얻을 수 있는 서비스가 많은 사람들의 관심과 도움으로 생기기를 바란다. 그리고 교회나 커뮤니티가 이 부분에서도 좀 더 체계적인 시스템들을 만들 수 있기를 소망해 본다. 


호주기독교대학 김훈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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