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스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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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을 방문하면서 체했던 적이 없었던 것 같다. 한국에 도착하면 갑자기 정서가 편안해지는 데다 부모님이 해주시는 밥을 먹고 사랑을 듬뿍 받고 나면 그 동안의 지쳤던 마음들이 회복되곤 했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체하고 건강상태가 회복이 되질 않아 이상하다고 생각하며 이유를 생각해 보았다.  원인을 생각해 보면서 답을 찾았다. 그것은 이번에 한국에 올 때 하던 일을 그대로 가지고 왔던 것이 문제였음을 알게 되었다. 한국에 오면서 호주의 일들을 내려 놓지 못해 여전히 그 일들을 처리하다 보니 몸이 쉴 수 있는 기회를 잃어버린 것이다. 생명의 전화에서 봉사하는 일과 상담하는 일, 온라인 수업 진행하는 일, 게다가 한국에서 교회 청년들과 목회자 부부들을 위한 추가 세미나 일정까지 그대로 가지고 한국에 와서 가족들까지 신경을 쓰니 스트레스가 달아나는 것이 아니고 스트레스가 더 쌓였던 것이다. 


몇 일 내내 소화가 안되고 머리가 아프고 음식만 먹으면 꺽꺽거려서 컨디션을 조심스럽게 조절해야 했다. 그런데 신기한 경험을 하게 되었다. 일정 중간에 몇 일간 모든 스케줄을 내려 놓고 여행을 하게 되었는데 컨디션이 확 회복이 되면서 소화도 잘되고 머리 아픈 증상까지 완전히 사라지게 되었다. 속이 편안한 내 자신을 보면서 내가 놀래며 순간 스트레스가 주는 부정적 영향력이 얼마나 클 수 있는 지를 생각해볼 수 있었다. 그러면서 내 마음을 긴장하지 않고 편안하게 가지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지를 다시한번 인식할 수 있었다. 


그러면, 어떻게 스트레스를 잘 관리해야 할까? 


먼저, 쉬는 것과 일하는 것의 경계선을 잘 세워 두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된다. 필자의 경우 이번에 쉬는 것과 일하는 것의 경계선을 잘 세우지 못했기 때문에 이런 일들이 발생했다고 볼 수 있을 것 같다. 평소에 일로 인해 긴장감을 잘 느꼈던 필자는 한국으로 갈 때 일을 내려 놓고 가는 것이 필요했는데 한국에 도착해서도 일을 하려고 하는 책임감이 쉼과 일의 경계선을 불분명하게 했고 스트레스로부터의 회복을 돕는 기회를 가지지 못하게 한 것이다. 


쉼과 일을 잘 구분하지 못하는 사람 중에는 자신의 한계를 잘 모르는 웅장한 과대 자아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도 있다. 이런 사람은 모든 것을 다 감당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도 한다. 그래서 쉬는 시간을 따로 구분해 놓지 않는 것이다. 


어쩌면 내 안에도 약간은 비슷한 생각이 있었는 지도 모르겠다. 그 정도는 한국에 가서도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있었던 것 같다. 


어떤 분은 자기 인식이 낮아서 쉬는 것과 일하는 것의 구분을 잘 짓지 못한다. 필자는 상담을 할 때 그런 분들을 돕기 위해 일과표를 작성하게 한다. 일주일의 일과표를 작성하면서 감정기록을 같이하면 어떤 경우에 짜증을 내고 자기 감정을 잘 통제하지 못하게 되는 지를 보게 되기도 하고 어떤 경우에 감정적으로 어려워지면서 스트레스에 취약해지는 지에 대한 패턴을 볼 수 있게 된다.  한 분은 자신이 일을 하러 가게 되는 날 또는 집에 손님을 초청했을 때 자신이 감정을 잘 조절하지 못하고 원하는 대로가 아닌 감정적 반응을 하게 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그 분은 손님을 초청할 때 일어날 수 있는 자신의 반응을 미리 생각해 보고 준비할 수 있었고 일을 하러 가는 날은 가벼운 음식을 먹음으로 스트레스에 대비할 수 있었다. 


다음으로 평소에 스트레스를 잘 관리하기 위해서 기초적인 생활을 잘하는 것이 중요한데 그것은 다름아닌 잘 먹고 잘 자는 생활이다. 생각 외로 정신 건강에 문제가 생기신 분들이 충분히 잠을 잘 못 주무시는 분들이 너무 많다. 한 분은 자신이 잠을 충분히 못 자는 것을 감안해 낮에 낮잠을 자는 것을 고안해서 저녁에 가족들에게 친절하게 대하는 것을 훈련했고 어떤 분은 잠을 조금 더 자는 것을 훈련하자 남편을 대하는 자신의 마음을 훨씬 더 잘 조절할 수 있었다.  아주 작은 것이지만 잠을 잘 자는 것만으로도 훨씬 더 자신을 통제하는 일이 가능해지는 경우를 종종 보게 된다.  문제의 해결이 때로는 먼 곳에 있지 않다. 비슷하게 매일 즐겨 마시는 커피만 줄여도 잠 습관이 좋아질 수 있는 경우도 종종 보게 된다. 


이렇게 스트레스를 관리하는 것은 나를 잘 아는 것에서 시작이 된다. 나를 잘 알아서 쉼과 일의 경계선이 어디인지를 알고 자기 관리를 위한 대처 방법을 잘 알아갈 때 스트레스로 부터 자신을 잘 지켜서 정서적인 건강과 신체적인 건강을 지켜 나갈 수 있는 것이다. 

 

호주기독교대학 김훈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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