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도하지 않고 준 상처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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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당신이 나쁜 의도가 없이 돌을 던졌는데 갑자기 나타난 아이가 맞았다고 한다면 당신은 미안함을 느끼는가? 그리고 아이에게 다가가서 미안하다고 말할 것인가? 아니면 의도한 바가 아니었기 때문에 미안함이 없고 아이에게도 미안하다고 말할 필요가 없을까?
우리는 종종 관계 가운데서 상대가 의도하지 않은 부분에서 언어라고 하는 던진 돌에 맞아서 힘들어 할 때가 있다. 관계를 성공적으로 잘 풀어나가는 사람들은 비록 의도하지 않았더라도 상대가 그것으로 아팠고 힘들었다고 하면 미안해 하고 다음 번에는 그 부분에서 조심할 줄 아는 사람들이다. 그런데 관계의 어려움을 경험하는 사람들의 스토리를 들어보면 아팠다고 이야기를 할 때 상대방은 자신은 그것을 의도하지 않았기에 자신은 전혀 잘못이 없고 상대가 스스로 상처를 받은 것이라고 감정 공감 대신 사실 중심으로 알려주면서 문제를 해결하려고 한다. 많은 경우 냉철한 접근에 자신의 아픔을 삭히며 상황을 이해하지만 공감받지 못한 상황에 속상한 마음은 해소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호주는 오랫동안 호주 땅에서 살아온 원주민이 나름대로 가족과 공동체를 이루며 살아가고 있었는데 서구의 문화가 들어오면서 서구의 문화적인 잣대로 원주민의 삶과 아이들을 평가하여 아이들이 제대로 돌봄을 받지 못하기에 아이들의 안전과 복지를 위해 부모로부터 공동체로부터 아이들을 분리시키는 일을 역사적으로 시행했다. 분명히 좋은 의도로 서구의 문화에 원주민의 문화를 동화 시키려는 의도가 있었지만 그것은 수 많은 트라우마와 중독 문제들을 발생시키는 결과를 가져왔다. 그 일에 관여한 정치인들, 사회 복지사들, 그리고 종교인들 모두 좋은 의도를 가지고 있었지만 그것은 호주 원주민들에게는 너무나 잔인한 것이었다. 그러면, 좋은 의도였기에 사과할 필요가 없었을까? 호주 정부는 오랫동안 이 부분에서 방관했지만 이제는 사과와 화해를 시도하며 원주민들과 함께 가는 문화를 만들어가려고 하고 있다. 여기에서도 의도하지 않았지만 잘못된 정책과 법을 시행한 부분에 대해서 뉘우치고 미안함을 표현하고 보상하는 부분이 역사의 상처를 치료하고 회복으로 가는 길을 돕고 있다고 믿는다.
이런 측면을 부모와 자녀관계에 적용해 보자. 많은 부모들은 자녀를 사랑한다는 이유와 또 자신들의 자녀라고 하는 생각에서 자신들은 좋은 동기가 있기에 부모로서 행하는 모든 것이 옳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왜 그렇게 하셨어요? 라고 자녀가 물어보면 부모님은 “너 잘 되라고 그랬다“ 라고 예전에는 답을 하는 경우가 많았다. 잘 되라고 부모가 원하는 공부를 시키거나 잘되라고 사랑하지 않는 돈 많은 재력가에게 결혼을 하게 하고 잘 되라고 학원을 하루 종일 여기, 저기 다니게 하는 것들이다. 사랑한다는 이유로 모든 것이 정당화 될 수 없음을 부모들은 알아야 하고 사랑하지만 아이들에게 많은 학대와 상처를 줄 수 있는 행동을 부모가 할 수 있음을 인식해야 한다.
한 엄마가 있었는데 그 엄마는 어렵게 살면서 아이가 공부를 잘 해야지만 성공하는 사람이 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늘 엄마는 주중에는 일을 하고 주말이 되면 아이에게 다그쳐서 놀고 싶은 아이를 하루 종일 학원에 다니게 했다. 아이는 부모와 주말에도 함께 즐거운 감정을 나눌 시간이 전혀 없었고 점점 학원에 갈 시간이 되면 아프다는 핑계로 침대에 누워있기도 하고 매번 늦장을 부리며 자발적으로 가는 적이 없었고 나중에는 가기 싫다고 칭얼대기 시작했는데 엄마는 그런 아이를 야단을 치면서 계속 공부를 하게 시켰다. 그 아이는 결국 엄마와는 말을 하지 않는 아이가 되었고 잘 되라고 시킨 엄마의 훈육이 아이에게는 불행을 가져다 주고 말았다.
이 이야기처럼 부모가 좋은 의도를 가지고 있다고 해서 부모가 생각하는 모든 것이 옳은 것이 아님을 부모님들은 생각하고 일방적인 방식의 교육이 아니라 아이의 정서적인 필요와 물질적인 필요와 그 때 그 때 성장하면서 아이가 필요로 하는 것에 관심을 두며 그 부분들을 채워주어야 하고 아이의 의견을 비록 어리지만 반영할 수 있어야 한다. 아이가 부모의 좋은 의도와 다르게 상처를 받았고 힘들어한다면, 그것을 부모님은 공감을 표현하고 아이의 감정을 읽어주며 필요하다면 미안하다고 까지 표현을 하는 것이 아이가 건강한 자존감을 가지고 성장하는데 도움이 된다.
부모가 자녀를 키울 때 뿐 아니라 부부 관계에서도 비슷한 일이 일어난다. 어떤 한 분이 불평을 이렇게 했다. “저는 제 아내가 이해가 안됩니다. 도마 옆에 비닐을 끼워 놓고 음식을 손질하면 바로 버리기가 너무 쉬운데 왜 이걸 적용을 안하는 지 모르겠어요!“ 들어보면 상당히 합리적인 방식인데 그 분은 한 가지만 알고 한 가지는 모르는 것이다. 어떤 것이 더 합리적인 것을 알고 있지만 아내는 자신과 다른 사람이기에 일을 처리하는 방식이 다르고 자신과 선호하는 방식이 다름을 받아들이는 법을 알지 못한 것이다. 그래서 때로는 배우자를 우리는 바꾸려고 하고 통제하려고 하고 나의 방식을 바꾸지 않는 것으로 인해 의도하지 않게 상처를 주게 되는 경우가 많다.
특히, 한국에서 이민을 온 부모와 이곳에서 자란 아이들은 많이 다르다. 시간이 흐를 수록 문화적 차이가 점점 많아 짐에도 불구하고 그것에 대한 이해함을 인식하지 못하고 부모는 자신의 방식으로 자녀를 사랑하고 자녀는 그런 부모님이 이해되지 않아 점점 갈등 상황 가운데로 가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한 아이는 호주에서 부모와 살아가는데 모든 일에 적극적으로 관여하는 엄마의 사랑이 너무 버거워 대학교에 가면서 집을 떠났다고 한다. 그런데 부모가 아이가 있는 곳으로 이사를 갔고 그것이 힘든 아이는 한국에 교환학생으로 갔는데 부모는 한국으로 또 따라갔다고 한다. 그러자 그 아이가 호주로 다시 돌아왔는데 부모님은 아이들 따라 호주로 다시 들어왔다는 것이다. 사랑하는 자녀를 결혼하기 까지 가까이서 돌봐주어야 한다는 그 부모의 생각이 바뀌지 않는다면 그 아이의 방황은 끊임없이 지속될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성장하는 관계를 위해서는 다양한 사회적 관계에서 나는 좋은 의도를 가지고 있어서 내가 하는 모든 행동이나 말은 정당하게 인정되어야 한다라는 닫힌 생각을 버리고 나의 좋은 의도가 누군가에게는 아픔과 상처가 될 수 있다는 것에 대한 인식을 하고 다름에 대한 소통을 하는 것에 열려있는 태도가 필요할 것이다.
호주기독교대학 김훈 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