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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한 사람을 돕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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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은 현대인의 가장 많은 질병이다. 한국의 경우 우울증이 불안보다 많지만 전세계적으로 가장 많은 사람들이 경험하고 있는 정신 질환은 우울증이 아니라 불안이다. 불안한 사람 중에 매사에 걱정, 염려를 많이 하는 사람이 있는 가 하면, 그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 최대한 불안하게 하는 요소를 없애기 위해 완벽하게 일을 처리하며, 자신이 삶의 모든 것을 잘 통제하여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다.


얼마 전, TV에 출연한 한 남성분은 불안감이 높은 사람으로 집안의 거실까지 CCTV를 설치해 놓고 아이들과 아내를 감시하고, 자신이 원하는 스케줄 대로 아이들이 따라올 수 있도록 하되, 아이들이 말을 듣지 않으면 매를 들어 두려움을 주고, 아내가 잠시 밖에 나가 산책을 하면 아내에게 잦은 연락을 해서 확인을 하는 사람이었다. 이 사람은 자신의 불안을 타인에 대한 통제로 조절하는 사람이었는데, 이로 인해 배우자와는 늘 갈등을 경험하였고, 아이들은 그런 부모로 인해서 또 다른 불안을 경험할 수밖에 없었다. 


이에 비해서 전형적으로 걱정, 염려를 많이 하는 사람은 ‘만약 이러면 어쩌지?’ 라는 생각으로 많은 시간을 소비하며, 마치 걱정하는 것이 일어날 큰 사건을 예방하는 것처럼 여기며 염려하는 경우가 있다. 이런 사람은 어떤 질병에 대한 정보를 들었을 때, 그 질병의 증상의 극히 일부가 나에게 나타나면 ‘나도 그 질병에 걸렸으면 어떡하지?’ 쉽게 걱정하고, 자녀가 조금 늦게까지 들어오지 않으면, 차사고라도 나서 죽기라도 하면 어떠하지? 또는 친구에게 사적인 것을 조금 나누고는, 그것이 다른 사람들에게 전달되어서 수치를 당하면 어떡하지? 하고 걱정을 하면서 그 생각을 한참이나 계속한다.


이런 불안만 있는 것이 아니라 불안은 완벽주의를 만들기도 하고, 불안은 강박적인 행동과 생각을 만들기도 하며, 불안은 공포증과 같은 것을 만들게 하기도 한다. 최근에 많은 사람들은 자신의 한계를 인식하지 못하고 일중독에 자신을 노출시키다가 공황 장애와 같은 증세를 경험하게 되는 경우도 많다. 사람들에게 이렇게 다양한 불안의 모습이나 불안 장애가 이렇게 가까이 있는 것은 사람은 일단, 태어나면서부터 어느 정도는 불안감을 가지고 태어나기 때문인데, 그 불안감이 잘 조절되어지면 약간의 불안이 있어도 건강하게 살아가는 것이다.


오히려 불안이 자극제가 되어 더 노력하고 성취하는 삶을 살거나, 불안을 다스리는 다양한 방법을 삶에서 터득하여 불안이 주는 긍정적 측면을 더 사용하여 살아가게 된다. 그런데, 그 불안감이 어린 시절의 상처나 스트레스로 인해서 더 커지고, 또 그 불안감과 관련된 왜곡된 사고나 감정들이 더 발전되어지면 불안 장애를 경험하게 된다.


물론, 어떤 사람들은 기질적으로 다른 사람에 비해서 태어나면서 가지고 있는 불안의 정도가 더 약하거나 더 많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다. 생물학적으로 볼 때, 불안이 없어서 좋은 면도 있지만 불안이 있어서 좋은 점도 있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불안해하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서 윤리적이며 집단의 규칙을 잘 지킬 확률이 크다. 그들은 규칙을 지키지 않으면 예상되는 결과에 대해서 생각하기 때문이다. 또한 그들은 자신이 위험 신호를 잘 인식하는 사람이기에, 타인의 위험이나 고통을 잘 이해하여서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서 더 많이 예민하게 타인의 감정이나 고통을 알아차릴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그 뿐인가? 이들은 불안이라고 하는 긴장감이 주는 에너지를 가지고 열심히 노력하면서 살아가고, 그것은 인간 관계에도 적용이 되어서 주위의 사람들을 기쁘게 하려고 노력하며, 위험한 일도 빨리 알아차릴 수 있는 예민함이 있다.


그러면, 옆에서 불안해하는 사람을 그러면 어떻게 도와줄 수 있을까? 학지사에서 출간된 ‘함께 지내기 힘든 성격들’에서는 불안한 사람들을 도울 때 적용할 수 있는 방법들을 설명하는데 그 중에 몇 가지를 여기에서 설명해 보기로 한다. 


첫 번째는 비판을 하기보다 동정심을 가지는 것이 필요하다. 자녀가 불안감을 많이 가지고 있어서 부모와 떨어지지 않으려고 하거나, 혼자서 잠을 자지 않으려고 하거나, 캠프도 가지 않으려고 하고 새로운 스포츠를 배우는데 있어 주저할 경우, 부모가 너무 답답해서 그 아이를 동정하기 보다는 나무라거나 억지로 끌고가서 원치 않는 것을 하게 하는 경우가 많다. 비슷하게 배우자가 불안감을 많이 가지고 있어서 가족을 자꾸 통제하려고 할 때, 그것을 이해하기 보다는 통제하려는 모습에 이해하지 못하며 답답하고 화를 내는 경우가 더 많다. 불안한 사람을 돕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그 사람을 먼저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고, 그래서 동정심과 같은 긍휼을 가지고 대하는 것이 중요하다. 사람을 바꾸는 것은 비판이 아니고 이해이며 수용하는 것에서 시작될 수 있기 때문이다.


두 번째는 불안을 너무 확대해서 그 사람의 전체로 바라보지 않는 것이 필요하고 동시에 불안감을 가지고 있는 사람도 그것을 생각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불안은 그 사람이 가지고 있는 일부일 뿐이지 그 사람 존재 전부가 아닌 것을 늘 기억하려고 노력하고, 그들이 가지고 있는 장점이나 능력에 대해서 인정해 주는 것이 필요하다. 불안한 사람은 자신의 불안이 너무 큰 문제로 보이기 때문에 자신이 가지고 있는 다른 부분들을 축소화 하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장점이나 능력이 더 발휘가 되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세 번째는 불안한 사람의 마음을 비난하고 무시하기 보다는, 그 고민을 이해한다는 것을 공감으로 말해 주고 동시에 이성적인 사고를 할 수 있게 도와주는 것이 필요하다. 공감은 불안함이라고 하는 감정으로 인해서 흥분되어져 있는 몸의 상태를 가라앉히도록 어느 정도 도와 줌으로 마음을 진정시키는데 도움을 준다. 마음이 진정이 되어야 많은 사람들은 이성적인 사고를 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먼저 공감하는 말을 해 준 후에, 이성적인 사고로 침착하게 질문을 하거나 합리적 생각으로 초청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 과정에서 도움이 된다면 비슷한 불안의 경험을 노출해 주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다. 불안을 문제화하기 보다 일반화 시켜서 불안에 대한 공포에서 편안함을 가지게 도와주는 것이다.


네 번째는 평소에 불안감을 조절하기 위해 복식 호흡을 한다거나 운동을 한다거나 즐거운 활동을 하고, 충분한 수면과 좋은 식습관을 통해 불안감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되는 ‘자기 돌봄’의 삶을 잘 살아가게 하는 것이 불안감을 조절하는 것에 도움이 된다. 지나친 카페인이나 술 또는 담배와 같은 것은 일시적 에너지와 평안함을 줄 수 있을 지 모르나, 장기적으로 보면 더 많은 불안감을 야기하는 것들이다. 일시적인 에너지를 주는 초콜릿과 같은 단 음식은 맛은 있지만 건강에 좋지 않은 것과 똑 같은 원리다. 


다섯 번째는 가장 최악의 경우를 생각하거나 만약 이러면 어쩌지 하는 생각을 다른 생각으로 바꾸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만약, 남편이 과음하는 것으로 인해 불안감을 많이 느껴, 남편이 집을 못 찾아오거나 혹은 사고가 나거나 과음후에 도박을 하거나 거리에서 쓰러지면 어쩌나?’ 하는 생각으로 불안해하는 것이 아니라, 그 대신 기도를 해준다든가 사실과 통계에 중점을 두고 위험이 생각하는 것보다는 적게 일어난다는 것을 기억하고, 즐거움을 주는 작은 활동을 하여 관심을 다른 곳에 두도록 격려할 수 있다.


불안감을 가지고 있는 사람을 돕는 방법은 위의 것 외에도 많이 있지만, 작은 것 하나라도 실천을 하면 그것을 통해 도미노처럼 다른 것에도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을 거라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요즘 같은 세상에서는 언제, 어디서, 어떤 사건, 사고가 일어날 지 모르기 때문에 모호함이나 불확실성은 모든 사람의 삶에 어느 때보다 더 가까이 다가와 있으며, 그래서 불안감은 어느 순간 도적처럼 다가올 수 있다. 그러므로 삶의 모든 부분을 통제하여 불안을 제로로 만드는 것에 초점을 맞추기 보다는, 평소에 자기 돌봄을 통해 조금 더 여유를 가지고 불안을 품을 수 있는 느긋함을 가지게 하는 것이 더 중요할 것이다.


호주기독교대학 서미진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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