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원동력, 감정
작성자 정보
- 칼럼관리자 작성
- 작성일
컨텐츠 정보
- 411 조회
- 목록
본문
아침에 일어나면 새로운 하루를 기대감으로 잠시 그 순간에 머물러 생명 주신 분께 깊은 감사를 표하며 깨어 있는 그 순간의 신비를 만끽하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대부분의 사람들은 “아, 피곤하다, 오늘도 직장에 나가야 하는 군! 또는 도시락을 싸야 해! 일어나기 싫어!”라고 하며 일어나서 잠깐의 여유를 가지기 보다는, 일어나자 마자 습관처럼 핸드폰을 바쁘게 열어서 주식의 현황을 살피거나 실시간 뉴스를 보고 또는 라디오 음악을 틀고, 바로 오늘해야 하는 일들을 머리 속에 바쁘게 떠올리며 아침부터 종종거리며 하루를 급하게 살아가는 경우가 많다.
필자도 겉으로 평안해 보이지만 끊임없이 물 속에서 발을 움직이고 있는 백조처럼 살아갈 때가 많은 것을 본다. 어떤 때는 가족들과 여행을 떠나서도 가족과 하루 하루 잘 놀고 무엇인가 의미 있는 일을 해야 한다는 생각에 마음이 분주하고 바쁘다. 늦잠을 자도 될 텐데 일찍 일어나서 꼭 해야 할 일이 많은 것처럼 혼자 나가서 산책을 하고 부엌을 정리하는 일을 한다. 심지어 과거에는 출산 후 쉼을 얻고 있을 때도, 쉴 수 있는 시간이 많이 없다고 생각하며, 하루가 빨리 갈까 봐 걱정하느라 쉼의 그 순간을 충분히 누리지 못하는 어리석음을 범하곤 했다.
무엇이 우리를 이렇게 분주하게 움직이게 하는 원동력일까? 사람마다 원동력의 힘이 다른데 필자는 그 원동력을 감정이라고 하는 것에서 오늘 찾아보려고 한다. 어떤 사람은 외부의 자극들이 너무 좋아 보여서 그것에 흥분하고 마음이 빼앗겨 그것들을 추구하느라 분주할 수 있다. 비즈니스를 하시는 분들은 새로운 아이템이나 기발한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그것으로 흥분해서 그것에 많은 시간과 열정을 쏟곤 한다. 바로 좋아하는 것을 위해 달려가는 것이 원동력이 될 수 있는 것이다. 그들에게 중요한 감정은 열정과 또 그것이 되지 않을 때는 분노로 반응하게 된다. 그 감정들이 우리로 하여금 분주하게 움직이게 한다.
최근 베트남에 필자가 방문을 하면서 한인 교포분을 만나 봤는데, 나이가 지긋하신 분이신 데도 건강관리를 철저히 하면서 다양한 비즈니스를 하며, 새로운 가능성을 바라보며 도전을 하면서 살고 계셨다. 우연히 대화를 하다가 새로운 비즈니스 아이템에 대해서 나누게 되었는데, 그 분이 그것에 엄청난 관심을 보이면서 당장이라도 그 일을 시작할 것 같은 반응을 보이셨다. 이런 분이 전형적으로 새로운 자극에 잘 반응하시고 그것에 대한 열정을 가지고 달려가는 사람이다. TCI 기질 및 성격 유형 검사에서 이런 사람은 ‘자극 추구’의 기질적 성향이 아주 높은 사람으로 나오게 된다.
그에 비해서 외부의 위험 요소에 민감한 사람들은 위험한 일이 생기지 않도록 대비하고 조심하느라 염려와 걱정 또는 불안감을 느끼지 않기 위해 일을 하는 분들이다. 대표적인 사람이 필자 같은 사람이다. 어떤 일을 할 때 위험이 될 수 있는 요인들을 항상 생각하고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미리 대비하고 안전하도록 일을 처리하는 것이다. 그래서 불안한 마음이 일의 원동력이 될 때가 많다. 미리 준비하지 않으면 불안하니 준비하고, 열심히 살지 않고 열심히 노력하지 않으면 왠지 나쁜 일이 생길 것 같고, 가끔 그 예감이 들어맞으니 매사에 종종거리며 노력을 하는 것이다. 이런 사람들은 ‘위험 회피’의 기질적 성향이 높은 사람들이다.
기질에 따라서 주요하게 사람들이 경험하는 감정들이 다를 수 있는데 위에서 설명한 것처럼 어떤 사람은 열정, 분노, 어떤 사람은 안전, 불안, 어떤 사람들은 인정과 공감이라고 하는 감정들이 사람을 움직이게 하는 원동력이 될 수 있다. 그렇기에 감정을 잘 다스려져야 하고 잘 이해되어야 하는 면이 있다. 그렇지 않을 때 감정은 충동적인 힘이 되어서 누군가를 파괴시키는 힘이 되기도 하고 소통을 방해하는 불편한 도구가 된다.
최근 나온 드라마 중 ‘히어로는 아닙니다만’ 이라는 Netflix 시리즈가 있는데 이 드라마의 주인공들은 히어로와 같은 초능력이 있지만 심리와 정신과 관련된 장애 즉, 우울증, 불면증, 비만으로 인해 초능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가족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다소 과장된 부분이 있지만 이것을 오늘 주제에 적용할 수 있을 것 같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이 가진 좋은 장점들이 있고 기질적인 특성들을 가지고 있기에, 그런 자신을 잘 계발한다면 히어로처럼 누군가의 삶에 기여하며 충만한 삶을 살아갈 수 있는데, 상처로 인해 또는 어린 시절에 부족한 훈련으로 인해 감정이 잘 다스려지지 않고, 때로는 적절하게 감정을 잘 표현하는 법을 배우지 못함으로 인해, 자신에게 있는 좋은 장점과 자원들이 드러나지 못하게 되어 실패하는 인생을 살게 된다는 것이다. 실제로 많은 자원과 장점들이 있지만 감정을 조절하지 못해서 실패하는 사람들을 주위에서 우리는 쉽게 발견할 수 있다.
드라마의 주인공들이 우울증, 불면증, 비만의 문제를 고쳐야 초능력을 다시 발휘하게 되는 것처럼, 사람들은 자신의 감정을 잘 이해하고 그 감정을 잘 다스릴 때, 신이 주신 자신의 자원과 강점을 잘 발휘해서 살아갈 수 있게 된다. 그러면 어떻게 감정을 잘 다스릴 수 있을까? 감정을 잘 다스릴 수 있는 것은 감정을 억누르고 참을 수 있는 능력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감정을 억압하고 누르는 것이 신체의 건강을 헤치고 오히려 정서적인 질병을 가져다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억눌린 감정은 화산처럼 폭발하기 마련인데 그것은 신체적으로 언어적으로 표현될 수 있다.
감정을 잘 다스린다는 것은 나의 감정을 잘 이해하는 것에서 시작된다. 나의 감정과 사고와 행동, 신체 반응이 어떻게 연관되어 있는 지를 잘 살펴보고 이해를 하는 것이다. 평소에 자신이 감정을 잘 다스리는 것이 어렵다고 생각되는 사람은 감정이 올라오는 어떤 순간을 경험할 때, 자신을 잘 이해해 보도록 자신의 감정을 기록해 보는 것이 자신의 감정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된다. 예를 들면, 어떤 상황에서 감정이 올라올 때 나의 신체는 어떻게 반응을 하는 지를 관찰하고 적어 보고, 그 때 나의 감정은 어떤 감정인 지, 혹시 그 안에 숨겨진 또 다른 감정은 없는 지를 살펴보고, 그리고 나서 나의 행동은 그 감정으로 인해 어떻게 바뀌었는지 또는 반응 했는지를 적어보고, 마지막으로 이 사건과 관련하여 나에게는 어떤 생각들이 있었는지를 살펴보는 것이다. 학지사에서 나온 ‘기분 다스리기’ 라는 책에서는 한 사람의 상황, 신체반응, 기분, 생각의 다섯가지 요인이 서로 영향을 주고 상호작용하는 것에 대해서 설명하고 있다.
이렇게 내 자신의 감정과 관련된 요소들을 살펴보기 시작할 때, 나를 객관적으로 볼 수 있는 힘이 생기고 더 나아가 감정이 압도하는 힘에 이끌려 충동적인 행동으로 나아가지 않게 된다.
삶을 움직이는 큰 원동력인 감정을 잘 다스림으로 우리 안에 있는 자원과 강점이 잘 발휘되어 이 세상에서 조화롭고 또 타인의 삶에까지 긍정적인 기여를 하는 모두가 될 수 있기를 바란다.
호주기독교대학 서미진 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