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스는 적이 아니라 신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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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레스 검사를 하다 보면 흥미로운 결과를 자주 접하게 된다. 어떤 사람은 스트레스 지수가 매우 높게 나타나지만 겉으로 보기에는 일상과 업무를 비교적 잘 감당하며 살아간다. 반면 같은 수준의 점수를 받고도 이미 탈진 상태에 가까운 삶을 살고 있음을 느끼며 깊은 어려움을 호소하는 사람도 있다. 사람마다 스트레스를 견디는 힘에는 분명 차이가 있지만, 공통적으로 스트레스 수치가 지나치게 높다는 것은 중요한 위험 신호라고 볼 수 있다.
흥미로운 것은 반대로 스트레스 점수가 거의 나타나지 않는 사람들도 있다는 점이다. 이런 경우는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하나는 기질적으로 스트레스를 덜 받는 성향을 가진 경우이고, 다른 하나는 변화가 적고 비교적 안정적인 환경에 오래 머물러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한 스트레스 검사에서 매우 낮은 점수를 보인 사람이 있었는데, 살펴보니 10년 이상 같은 직종에서 반복적인 업무를 수행하며 가정환경 역시 큰 변화 없이 유지되고 있었다. 이러한 삶은 안정적이라고 볼 수도 있지만, 동시에 도전과 성장의 기회가 제한되어 있을 가능성도 함께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필자 역시 비교적 스트레스를 잘 받는 성향을 가진 사람이다. 과거에는 타인의 말이나 반응에 쉽게 상처를 받는 일이 많았다. 어린 시절 누군가가 무심코 던진 말 한마디가 오랫동안 마음속에 남아 수치심으로 이어졌던 기억도 있다. 어떤 사람에게는 사소한 말일 수 있지만, 예민한 사람에게는 작은 언어적 자극도 깊은 상처가 되기 때문이다. 그만큼 말은 사람의 마음과 정서에 강한 영향을 미친다.
시간이 흐르면서 타인과 자신을 이해하는 폭이 조금씩 넓어지고 감정 조절 능력도 이전보다 나아졌지만, 예민함은 여전히 삶의 일부로 남아 있다. 그러나 예민함 자체가 약점이라고 볼 필요는 없다. 그것은 하나의 기질적 특성이다. 중요한 것은 스스로를 비난하지 않는 태도다. “왜 나는 이렇게 스트레스를 잘 받을까”라고 자책하기보다, “나는 상황과 감정에 더 섬세하게 반응하는 사람”임을 인정하는 것이 필요하다. 예민함은 공감 능력과 책임감, 관찰력으로 이어질 수 있지만 동시에 스트레스에 취약하다는 특징도 함께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자신의 성향을 이해하고 스트레스 환경을 조절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변화가 지나치게 많은 환경을 피하거나 스트레스에 노출되는 시간을 조절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동시에 스트레스에 대한 내성을 점진적으로 키워가는 노력도 중요하다. 작은 도전에서 시작해 점차 범위를 넓혀 가거나,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상황을 긍정적으로 해석하려는 연습이 도움이 될 수 있다.
또한 스트레스는 단지 마음의 문제로만 나타나지 않는다. 인간은 정서적·신체적 존재이기 때문에 스트레스는 몸에도 다양한 신호로 나타난다. 충분한 수면과 균형 잡힌 식사, 규칙적인 운동과 같은 기본적인 자기돌봄이 함께 이루어져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스트레스는 피해야 할 적이 아니라 관리해야 할 삶의 일부다. 문제는 스트레스의 존재가 아니라, 그것을 알아차리지 못하고 방치하는 데 있다. 자신의 스트레스 신호를 읽고 스스로를 돌볼 줄 아는 사람만이 삶을 오래, 그리고 건강하게 걸어갈 수 있다.
호주카리스대학 김훈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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