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드류 쏘번 사퇴’.. 종교적 차별로 비화 조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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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FL ‘에센덴클럽 CEO’ 임명 하루 후 전격 사임
정계•종교계 파문 확산.. ‘두번째 이스라엘 폴라우 사태’ 가능성
소속 성공회교회 ‘반동성애•반낙태 견해’ 문제화
“양심 허용 못할 타협 요구 받아.. 다른 견해 포용해야”
자유당 “종교적 박해 행위” 강력 반발

           

호주 4대 은행 중 하나인 내셔날호주은행(NAB) 최고경영자를 역임한 앤드류 쏘번(Andrew Thorburn)의 에센든 풋볼클럽(Essendon Football Club) ’CEO 임명 하루 후 사퇴 파문‘이 스포츠계를 넘어 정치권과 종교계로 확산되고 있다. 

 

에센든 보머즈(Bombers)는 호주식 풋볼리그(AFL) 소속 클럽이다. 쏘번의 사임 해프닝을 계기로 종교적 신념 차별, 성적소수자 이슈 등 사회적인 파장이 커질 전망이다.  

 

쏘번의 CEO 전격 사퇴는 그가 속한 멜번 성공회 교구 소속인  ‘시티 온 어 힐(the City on a Hill) 교회’의 동성애와 낙태에 대한 강력한 반대 견해 표명 때문이다. 이 교회 목사는 웹사이트를 통해 동성애는 죄이며 낙태를 포로수용소(a concentration camp)로 비유하며 강력하게 비난하는 내용을 발표했다. 쏘번은 이 교회의 신도회장(chairman)이다.  

 

데이비드 바햄(David Barham) 에센덴클럽 회장은 “쏘번이 속한 성공회 교회의 공적 견해는 에센든클럽의 가치관과 정면 배치된다”면서 5일 쏘번에게 교회와 에센덴 중 선택을 요청했다.

 

임명 하루 만에 전격 CEO 자리에서 물러난 쏘번은 5일 저녁 온라인 성명서를 통해 “나의 양심이 허용하는 수준 이상으로(beyond a level his conscience allowed) 타협을 하도록 요구 받았다. 나의 개인적 크리스천 신앙은 공적 영역에서 다수에 의해 용인되지 않음이 오늘 분명해졌다. 사람들은 복잡한 사적이고 도덕적 이슈에 대해 다른 견해를 가질 수 있어야 한다. 그런 차이를 갖고 또 항상 존경하면서 함께 살면서 일할 수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쏘번의 사임은 호주 럭비 유니온 대표팀 월러비의 이스라엘 폴라우 해임 스캔들과 비교되고 있다. 폴라우는 소셜미디어에 동성애에 대한 강력한 반대 견해 표명 후 호주럭비협회(Israel Folau)로부터 해임 통보를 받았다. 그는 소송을 통해 럭비협회로부터 상당액을 받고 합의하며 법적 다툼을 중단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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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앤드류 쏘번, 다니엘 앤드류스 빅토리아 주총리, 피터 더튼 연방 야당대표, 매튜 가이 빅토리아 야당대표

 

피터 코멘솔리 가톨릭 멜번대교구장(Catholic Archbishop of Melbourne Peter Comensoli)은 멜번의 3AW 라디오와 대담에서 “종교적 견해 표명으로 직장에서 큰 불이익을 당하는 것은 심각한 사회 문제다. 나는 동성애 혐오자는 아니지만 교회의 성사로서 동성결혼을 인정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이 파문은 정치권으로도 확산되고 있다. 피터 더튼 연방 야당 대표와 매튜 가이(Matthew Guy) 빅토리아 야당 대표는 “쏘번의 사퇴는 종교적 박해(religious persecution) 행위”라고 반박했다.  

 

가이 야당대표는 6일 3AW 라디오 대담에서 “다니엘 앤드류스 빅토리아 주총리는 쏘번의 사퇴에 대해 코멘트로 절대 압박하지 않았어야 했다. 이제 교회, 시나고그, 모스크에 가는 것을 막아야 하나? 정말 어리석다 (ridiculous)”라고 비난했다.

 

이와 관련, 앤드류스 주총리는 “쏘번의 임명과 사임 여부는 전적으로 클럽 이사회가 결정한 일이며 나는 일체 개입하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보수적인 종교관을 가진 사람들이  공직에서 그들의 견해를 감추어야 할 필요가 있나라는 질문에 대해 나는 ‘아니다. 그들이 좀 더 관대하고 포용적일 수 있다는 점에 대해 생각할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답변했다. 우리 모두는 신의 자녀들 아닌가(Aren’t we all God’s children?)”라고 말했다.

 

피터 더튼 연방 야당대표는 “쏘번이 사퇴한 이유는 종교적 신념을 이유로 개인에 대한 매우 터무니없는 공격이 있었기 때문이다. 동성애자와 낙태 이슈에 대한 소속 교회 목사의 견해는 혐오(abomination)였지만 쏘번은 코멘트와 행동으로 이런 목사의 입장과는 거리를 두었다. 에센덴 사태 전개가 매우 우려스럽다. 이 결정은 번복되고 쏘번은 반드시 재임명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에센덴 클럽의 성소수자 지지그룹 퍼플 보머(Purple Bombers)의 창설자 제이슨 투아존-맥체인(Jason Tuazon-McCheyne)은 “쏘번이 속한 교회의 견해는 AFL에서 가장 포용적인 클럽의 비전과 맞지 않는다. 그의 사퇴는 좋은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환영했다.  

 

일부 법조인들은 쏘번이 클럽을 상대로 ‘종교적 차별(religious discrimination)’로 제소할 수 있을 것이란 의견을 내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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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FL 에센덴 보머 선수들

 

내셔날호주은행 CEO였던 쏘번은 은행권 의회특검 후 2019년  켄 헨리 NAB 회장과 동반 사퇴했다. 의회특검은 NAB가 자산관리 부분 고객들에게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은채 1억 달러 수수료를 부과한 문제로부터 교훈을 얻지 못했다고 지적했는데 두 최고위 경영자들은 이에 대한 책임을 지고 물러났다.  

 

[출처 : 한호일보-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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