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리슨 정부, 빅토리아의 ‘10년 115억불’ SRL 예산 지원요청 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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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전 100억불 지원 공약.. 기대감 커져
스콧 모리슨 총리의 연방정부가 2022-23년도 예산안에서 호주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인프라 프로젝트인 멜번 교외철도 루프(Suburban Rail Loop: SRL) 공사 관련 비용을 편성해달라는 빅토리아주의 요청을 거부했다. 빅토리아 주정부는 연방정부에게 향후 10년간 총 115억달러 지원을 요청했었다. 연방 정부의 지원없이 빅토리아 주정부가 단독으로 이 프로젝트를 수행할 능력이 있을지에 대해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다.
빅토리아 주정부는 “2022-23 연방예산안 중 인프라 부문에서 호주 전체 인구의 26%를 차지하는 빅토리아주에 총액 기준으로 불과 6%만이 할당됐다”며 모리슨 정부를 맹비난했다.
이와 관련, 폴 플렛처 연방 통신·도시기반·도시·예술부 장관은 “인프라 투자는 단순히 가용 자금을 인구 비율로 나눠 배분하는 게 아니라 투자가 필요하다고 여겨지는 곳에 독립적 정책 판단을 통해 집행하는 것”이라며 빅토리아 주정부의 비난을 일축했다.
다니엘 앤드류스 빅토리아 주총리는 2022-23 예산안 중 연방 인프라 투자 부문에서 단 2건의 지원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1억950만달러의 지원이 합의된 멜번 북부 미클햄 로드 업그레이드와 바로 SRL 프로젝트이다.
대부분 지하 공사 구간인 SRL은, 멜번 동남부 베이사이드의 첼튼햄에서 수퍼 허브 중 한곳의 역할을 맡게 될 모나쉬대학교 및 의료센터 인접 클레이튼을 지나, 글렌 웨이벌리, 디킨대학교가 위치한 버우드, 복스힐을 거쳐, 역 개설이 확정되면 사상 처음 멜번 철도 네트워크에 합류하게 되는 돈카스터, 라트로브 대학이 있는 번두라를 지나 멜번 공항을 사이에 두고 또 다른 수퍼 허브인 북부의 브로드메도우스와 서부의 선샤인을 거쳐 남서부 웨러비를 연결할 예정이다.
플렛처 장관은 “이 프로젝트의 1단계 구간 공사 비용만 480억달러에서 674억달러가 들어갈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우리는 이점이 비용을 정당화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는 지금까지 연방정부 차원에서 프로젝트에 대해 표명한 반대 의사로는 가장 표현 수위가 높은 것이다.
SRL 프로젝트 계획은 지난 2018년 11월 빅토리아 주선거 3개월전 발표됐다. 당시 앤드류스 총리는 프로젝트 총비용으로 500억 달러 내외, 완공은 2050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재신타 앨런 빅토리아주 교통 인프라 장관은 "빅토리아주 유권자들은 주차장 하나 제대로 짓지 못하는 자유-국민 연립이 자신들이 투표를 통해 원했던 프로젝트를 무시한데 대해 불쾌감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이 비난 발언은 지난 총선에서 자유-국민 연립이 텃밭 지역구와 초박빙 선거구를 중심으로 1억달러 이상의 비용이 소요되는 71건의 교통 관련 공약을 남발하고도 정부의 핵심 기반산업 프로젝트 자문기관인 호주 인프라로부터 겨우 2건만을 승인받은 사실을 빗댄 것이다. 하지만 노동당 역시 별반 다르지 않다. 61개 공약 중 불과 2건을 승인받았을 뿐이다. 여야를 막론하고, 선거를 앞두면 쏟아지는 선심성 예산 남용 사례인 이른바 ‘포크배럴링(pork-barreling)이 반복되고 있다.
한편 공공정책 연구기관인 그라탄연구소는 3월말 발표한 보고서에서 “보수, 진보 어느 정당이 집권하든 선거 결과 예측이 어려워 곧잘 총선 판도를 결정짓게 되는 NSW주와 퀸즐랜드주가 빅토리아주보다 더 많은 교통 관련 연방 예산을 가져가는 '지속적 패턴'이 있어왔다”고 지적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호주 전체 인구의 26%가 빅토리아주에 살지만, 빅토리아주는 지난 15년동안 연방 교통 관련 기금의 18%만을 수령했다. 반면 NSW주는 인구 비례 대비 더 많은 1/3의 교통 관련 기금을 가져갔다. 전체 인구의 20%를 차지하는 퀸즐랜드는 24%를 받아갔다.
보고서는 “이 같은 예산 배정의 불균형이 인구나 인구 증가율, 도로 네트워크의 규모, 승객 비율, 화물 수송 또는 주정부가 교통 시스템을 운영하는데 실제 들어가는 비용 등의 요인으로는 설명될 수 없는 것”이라며 “이러한 형평성의 문제는 초박빙의 승부가 예상되는 지역구에 재량에 의해 조성 가능한 교통 관련 기금이 투입되는 관행에 의해 심화돼 왔다”고 지적했다.
노동당의 빅토리아 주정부는 5월 연방 총선에서 같은 노동당이 승리해 앤소니 알바니즈 연방 야당대표가 차기 총리로 선출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노동당이 집권하면 SRL 프로젝트를 지원해줄 가능성이 크다는 기대감 때문이다. 노동당은 지원 공약 규모를 총선 전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2019년 총선 직전 연방 노동당은 SRL 프로젝트 관련 100억 달러 지원을 약속한 바 있다.
[출처 : 한호일보-사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