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전쟁 관련 의견 갈리며 호주 중국인 커뮤니티 ‘갈등 심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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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관영매체 의견 추종하며 ‘친러 시각’ 팽배
호주 등 서방국가 입장과 큰 차이
왓츠앱 채팅방 욕설 난무.. 토론 중단 빈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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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한 전쟁의 불똥이 호주의 중국인 커뮤니티로 튀고 있다. 최근 호주 중국인 커뮤니티에 있는 한 교회 왓츠앱(WhatsApp) 커뮤니티에서 우크라이나 사태에 대한 입장 차이로 멤버들 사이 욕설까지 오고가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16499106638799.jpg 타이완계 호주인인 수지 수(69)

타이완계 호주인인 수지 수(69)가 운영하는 이 온라인 커뮤니티는 기독교인 50여명으로 구성된 작은 소셜 미디어 그룹이다.  

중국, 말레이시아, 홍콩에서 호주로 온 중국계 호주인들로 구성된 이 온라인 커뮤니티는 주로 성경 말씀 속에서 멤버들 서로의 소소한 일상 이야기를 나누었고 종종 사회 이슈에 대해 토론을 하며 기도회를 갖기도 했다. 

수는 지난달 “러시아의 일방적인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큰 손상을 받고있는 우크라이나와 국민들(민간인들)의 보호를 위해 합심해 기도해야하며 러시아는 항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당시 채팅방에 있던 우크라이나 지지자들은 러시아의 전쟁 발발로 죄 없는 수없이 많은 민간인들이 죽음을 당하고 어려움을 겪는다고 기도가 필요하다고 동의했다. 한 목사는 “기독교인으로서 침략에 반대하고 민주주의와 자유를 추구해야 한다고 믿는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하지만 반대 입장을 지닌 멤버들이 거세게 항의하면서 채팅방은 욕설이 난무했고 방장인 수가 나서 토론을 중단하는 상황이 초래됐다. 

호주에 거주하는 중국계 호주인들 사이에서 이같은 언쟁이 빈번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유는 이 사태에 대한 의견에 큰 차이를 보였기 때문이다.

수는 “친러시아적 견해를 가진 사람들은 대부분 중국(공산당 정부가 통제하는) 소셜 미디어의 기사 등에 영향을 많이 받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호주 등 서방 미디어보다는 중국 관영 매체가 전달하는 메시지를 받아들인다는 지적이다. 

우크라이나 사태에서 중국은 스스로 중립국으로 내세우고 있으며 러시아의 군사 행동(무력 침공)을 비난하지 않았고 침략이라고 부르는 것도 거부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에는 우크라이나의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가입 시도 문제와 연관된다. 나토는 1949년 당시 소련을 견제하기 위해 창설된 서방 국가의 군사동맹 국제기구다. 미국•영국•캐나다•독일•프랑스•스페인 등 북미와 유럽의 주요 국가들이 가입해 있다.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나토는 냉전 시대의 산물이다. 나토의 회원 확대는 집단 정치의 집약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나토는 세계 최대 군사동맹으로 시대에 뒤떨어진 사고, 이데올로기적인 편견을 버리고 안보, 안정에 도움이 되는 일을 해야 한다"고 비난했다. 

올해초 소셜 미디어 플랫폼 웨이보에서 1,300만명이 넘는 팔로우워를  보유한 중국 최초의 공개 트랜스젠더 댄서인 진 싱은 러시아 대통령을 ‘미친 사람’이라고 표현한 뒤 그의 게시물이 삭제됐고 그의 계정 도 정지됐다. 중국 당국은 오프라인 미디어는 물론 소셜네트워크도 철저히 규제하고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계속되면서 ABC 방송은 호주의 중국커뮤니티 안에서 여러 소셜 미디어 플랫폼에서 첨예한 의견 대립에 노출된 것을 보도했다. 

1649910665762.jpg 시드니 거주, 전 중국 외교관이자 정치평론가인 양 한(Yang Han)

시드니에 거주하는 전 중국 외교관이자 정치평론가인 양 한(Yang Han)은 “팬데믹 상황에서 변화하는 정보에 대해 수백명이 함께 정보를 공유하는 웹챗 커뮤니티에서 러시아에 대한 의견이 갈리는 것에 적잖게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지난 2월 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한 이후 대부분의 중국계 호주인들의 커뮤니티에 주요 토픽은 전쟁에 대한 토론이 지배적이었다. 

양씨는 일부 중국인들이 우크라이나 전쟁일 보는 시각이 대부분 중국 본토에서 나온 미디어를 읽고 판단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을 알게된 후 해당 내용을 영어로 번역해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게시하기 시작했다. 중국과 베이징의 일부 선전이 중국계 호주인들에게 어떤 영향을 끼치고 있는지 그들의 발언과 미디어 기사 및 위험성에 대해 밝혔다. 

한 친러 성향의 회원이 그의 트위터를 확인하고 중국 국영 언론에 제보했으며 중국 정부의 관영 영자신문인 ‘글로벌 타임즈’는 “양씨가 돈을 받고 색깔 혁명을 계획하기 위한 반중국 조직의 일원으로 일을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해당 커뮤니티에서 퇴출된 양 씨는 “중국 국영 언론사에서 쏟아내는 기사를 가지고 가족과 친구들과 토론하는 과정에서 좌절감이 커져만 갔다. 대부분의 커뮤니티 구성원들은  호주인들로 그들의 의견이 호주 정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중국계 호주인 중 일부는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견해 차이로 종종 직장과 가족사이에 불쾌한 대화까지 교환했다”고 ABC 방송에 전했다. 

양 씨의 경우 중국에 있는 친척들과 관계를 해칠까봐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해서 이야기는 절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시드니대학의 중국연구센터 소장인 데이비드 구드만(David Goodman)  박사는 “중국어를 사용하는 커뮤니티 안에서도 다른 가치와 배경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다양한 의견을 지니고 있다. 친러시아적 견해를 가진 중국계 호주인들의 적극적인 홍보로 커뮤니티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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