펠 추기경, 전 성가대원 가족 ‘정신적 피해’ 민사소송 피소

“가족도 성폭력 사건 정신적 충격 컸다” 숨진 아들부친 소송 제기
노동 능력상실, 향후 의료비 등 손해배상금 요구

아동 성폭행 혐의로 기소돼 수감됐다가 대법원에서 무죄 판결을 받고 석방된 조지 펠 추기경에 대한 민사소송이 제기됐다.   

빅토리아 고법(Supreme Court of Victoria)에 따르면 펠 추기경으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한 소년 성가대원의 아버지가 펠 추기경과 멜번 가톨릭대교구(Catholic Archdiocese of Melbourne)를 상대로 정신적 피해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2018년 12월 펠 추기경은 멜번 대주교 시절인 1990년대 소년 성가대원 2명을 성폭행한 혐의에 대해 1, 2심에서 유죄 평결을 받았다. 그러나 2년 후인 2020년 대법원(High Court of Australia)에서 만장일치로 원심이 파기되면서 펠 추기경은 석방됐다. 대법원은 1, 2심 재판이 지나치게 피해자(원고)의 주장에 의존한 반면 증거가 충분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원심을 파기했다.  

펠 추기경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한 전 소년 합창대원은 2014년 약물 과다복용으로 숨졌다. 그의 아버지는 성적 학대 혐의를 밝혀내는 과정에서 막대한 정신적 충격(nervous shock)을 받았다며 이에 대한 손해배상을 요구했다. 충격으로 인한 노동 능력 상실, 향후 의료비 등에 대한 비용도 청구했다.

그의 변호를 맡은 샤인로펌(Shine Lawyers)의 리사 플린 변호사는 “이번 사건은 원고에게 손해를 초래한 멜번 대교구의 주의의무(duty of care) 위반에 대한 민사소송 건으로 펠 추기경에 대한 앞선 형사사건 및 대법원 판결은 이번 소송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