멜번 웨스트게이트브릿지에도 원주민기 영구 게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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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드니하버브릿지 호주 국기 & 원주민기 게양
멜번의 대표적 랜드마크 중 하나인 웨스트 게이트 브릿지에 호주 대륙 첫 주민인 애보리진들의 단합과 정체성 그리고 강인함의 상징인 원주민 깃발이 영구적으로 게양된다.
빅토리아주의 벤 캐롤 도로안전부 장관과 개브리엘 윌리엄스 원주민 장관은 이번 결정이 빅토리아 주정부가 이 땅의 전통적 주인인 원주민들의 역사와, 유산 그리고 문화를 얼마나 중요하게 여기고 있는지 보여주는 것이라고 밝혔다. 캐롤 장관은 "웨스트 게이트 브릿지는 멜번에서 가장 눈에 띄는 랜드마크 중 하나"라면서"이제 매일 브릿지를 이용하는 수만명의 운전자들이 우리 도시 위에서 자랑스럽게 휘날리는 원주민 깃발을 볼 수 있게 되었다"고 말했다.
필립만 북쪽으로 야라강을 가로질러 58미터 높이로 세워진 웨스트 게이트 브릿지는 총길이가 2천582미터로 시드니하버브릿지의 2배에 이르며 도심으로부터 항만 및 산업 시설이 집중돼있는 멜번 서부 지역으로 진입하는 관문이기도 하다.
주정부는 지난 2019년부터 매년 7월초 호주 원주민과 토레스 해협 군도민들의 역사와 문화 성취를 기념하는 네이독(NAIDOC) 주간마다 웨스트 게이트 브릿지에 원주민 기와 토레스 군도민 기를 번갈아 게양해왔다. 하지만 올해부터는 네이독 주간이 끝난 후에도 기존의 주정부 깃발이 걸렸던 자리에 원주민 깃발을 영구적으로 게양하기로 결정했다.
주정부는 의전 및 교량의 구조, 안전, 유지 보수와 관련된 현안을 마무리지은 후 향후 빅토리아 주정부 기와 토레스 군도민 기 그리고 원주민 기를 나란히 함께 게양하는 방안을 강구 중이다.
NSW 주정부 역시 시드니의 대표적 랜드마크인 하버 브릿지 위에 호주 국기와 함께 원주민 기를 영구적으로 게양할 계획이다.
각각 지구와 태양, 그리고 호주의 첫주민들을 상징하는 빨강, 노랑, 검정색으로 구성된 원주민 기는 1971년 애보리진 예술가인 해럴드 토머스가 도안한 것으로, 1953년 국기법에 의거해 1995년 7월14일 의회에서 호주 국기로서의 지위를 인정받았다. 연방 정부는 올해초 토머스에게 2천500만 달러를 지급해 원주민 깃발에 대한 저작권을 확보함으로써 사용권 분쟁 없이 모든 호주인들이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게 했다.
버나드 나목이 디자인하고 1992년 채택된 토레스 군도민 기는 대지를 상징하는 상하단의 녹색 구역과 바다를 상징하는 중앙의 푸른색 등 3개의 수평 구역과 군도민을 상징하는 검정 선으로 구성돼있으며, 중앙에는 군도민의 전통 머리장식인 '다리(dhari)'와 평화를 상징하는 흰색의 별이 그려져 있다.
유럽인들이 멜번으로 들어와 정착을 시작한 필립만 일대는 원래 5개의 원주민 부족들이 모여 만든 '쿨린(Kulin)'이라는 나라의 중심지였다. 식민지화 이전 이 일대를 소유했던 분우롱 토지협의회 켈리 레먼 대표는 웨스트 게이트 브릿지에 원주민 깃발을 영구적으로 게양하기로 한 주정부의 결정을 원주민 문제 해결을 향한 중요한 첫걸음으로 평가하면서 이는 "호주 원주민들에 대한 포용과 인정 그리고 존중을 상징하는 조치"라고 말했다.
2021년 센서스 자료에 따르면 빅토리아주에 거주하는 호주 원주민과 토레스 해협 군도민들의 수는 6만6천명 내외이며, 전체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1.0%로서, 이는 NSW의 27만8천명(3.4%)과 퀸슬랜드의 23만7천명 (4.6%)에 크게 못 미치는 수치이다. 빅토리아주에서 원주민 및 토레스 해협 군도민들이 가장 많이 살고 있는 지역은 질롱과 벤디고, 세파튼, 밀듀라와 함께 광역 멜번의 윈햄, 케이시, 위틀시 카운슬 순이다.
빅토리아주는 지난해 초 호주에서 처음으로 유럽인들의 이주로 원주민들이 사회, 정치 그리고 경제 전반에서 과거 및 지금 겪어왔거나 겪고 있는 부당함에 대한 조사를 전담하게 될, 주정부와 의회로부터 독립된 조사기관인 ‘유-룩(Yoo-rrook) 정의 위원회’를 출범시킨바 있다. '유-룩'은 빅토리아주 북서부 지역에서 사용되는 원주민 언어로 '진실'을 의미하는 단어로서, 빅토리아주 원주민 지역사회는 지금껏 원주민들이 겪어온 부당한 역사에 대한 진실 규명을 지속적으로 요구해왔다.
한편 지난 2017년 호주 건국기념일인 '오스트레일리아 데이'를 '침략의 날'로 규정하면서 당일 주요 행사인 시민권 수여식 취소를 결정해 연방 정부로부터 아예 시민권 수여식 권한 자체를 박탈당했던 멜번 북부의 대러빈 키운슬은 최근 총선을 통해 정권 교체에 성공한 연방 노동당 정부가 해당 권한을 카운슬에 다시 부여해주기를 기대하고 있다. 노스콧과 프레스톤을 아우르는 대러빈 카운슬의 리나 메시나 시장은 최근 앤드류 자일스 연방 이민, 시민권, 다문화부 장관과 린다 버니 원주민 장관에게 보낸 서신을 통해 대러빈 카운슬에 시민권 수여식 권한을 다시 부여해 줄 것을 요청했다. 리치몬드와 콜링우드 그리고 핏츠로이 등이 속한 야라 카운슬 역시 '침략의 날'이라는 명칭을 채택한 후 연방정부로부터 시민권 수여 권한을 박탈당했다.
최근 브런스윅과 코버그, 브로드메도우스의 일부 지역을 포함하는 멜번의 또 다른 북부 카운슬인 모어랜드는 과거 카리브해에서 운영되던 노예 농장 이름에서 유래한 카운슬 이름을 원주민어로 '바위가 많은 지역'이라는 의미의 '메리-벡'으로 변경하기로 표결을 통해 결정해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출처 : 한호일보-사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