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던준주 원주민, 15년만에 ‘금주법’ 해방

하워드 도입한 ‘연방 비상대응법’ 만료.. NT정부도 주류법 개정
효과 찬반양론, 향후 규제 여부 커뮤니티 독자적 결정

노던준주(NT)의 일부 원거리(remote) 지역 원주민 커뮤니티에 대한 연방 금주법이 15년 만에 만료했다. 이제 해당 커뮤니티에서 주류 소비 규제를 스스로 결정할 수 있게 됐다.

‘노던준주 간섭(NT Intervention)’ 또는 ‘노던준주 국가비상대응(NT Emergency Response)’으로 불리는 법이 지난 16일(토) 자정 유효 기한이 종료됐다.

비상대응법은 지난 2007월 6월 존 하워드 정부가 원주민 아동을 보호한다는 명목으로 처음 도입했다. 원주민 커뮤니티와 논의 없이 도입돼  법적 통제에 저항이 컸지만, 관련 법은 2022년까지 연장됐다.

하워드 정부의 비상대응법은 2012년 노동당 정부의 ‘더 강한 미래법(Stronger Futures laws)’으로 대체돼 올해까지 이어졌다. 

노던준주 정부는 법 만료일에 발맞춰 준주 주류법을 개정해 새 옵트인(opt-in) 제도를 도입했다. 이로써 노던준주의 각 커뮤니티 는 주류 규제를 받을지 말지를 독자적으로 결정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다.

다만, 원거리 지역에서 주류를 판매하려면 노던준주 주류위원회(Northern Territory Liquor Commission)가 발급하는 면허를 소지해야 한다.

노던준주의 벽촌 커뮤니티는 2007년에 연방정부의 광범위한 간섭이 들어오기 전부터, 수십 년 동안 주류 소비를 금지 및 제한했다. 과도한 알콜 중독 문제가 사회적으로 심각했기 때문이다. 

울루루 성명(Uluru Statement) 지지자이자 작가인 토마스 마이어(Thomas Mayor)는 “원주민들이 술을 멀리한 역사가 이미 있었다. 그들이 국가와 권리를 수호할 수 있는 능력이 훨씬 떨어지는 상태에 있도록 술이 사용됐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라고 말했다.

비상대응법의 실효성 여부에 대해서는 찬반 양론이 있다. 

챈시 패치(Chansey Paech) 노던준주 법무장관은 “법의 효과와는 상관없이 법 자체가 인종차별적”이라고 지적하고 “암시장 규모가 커지고, 구강세정제나 소독제와 같은 다른 해로운 대체제들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마이어 작가는 “원주민들이 술을 마시기 위해 장거리 이동을 하다가 자신과 다른 사람을 위험에 빠트리기도 했다”면서 정부의 포괄적 정책이 실패했다고 평가했다. 원주민들이 책임감 있고 안전하게 음주를 할 수 있도록 돕는 방식이 더 나았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그는 “규제는 원주민이 수감될 수 있는 더 많은 기회를 만들어냈을 뿐이고, 기본적으로 음주 문제의 진짜 원인을 모르고 있었다”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간섭법이 지역사회의 안전성을 향상시켰다고 보는 주민들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