멜번 부촌 인구감소 미스테리 풀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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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인트킬다, 사우스야라, 캠버웰 인구도 줄어
16589844527767.jpg 멜번의 플린더스 스트릿 역 앞 인파, 출처: 시티 오브 멜번

통계국(ABS)의 2021년 인구주택총조사(센서스)에 따르면 2016-2021년사이 광역 멜번의 인구는 9.6% 늘어난 4백91만7천750명을 기록했다. 

하지만 이 기간 시장에 공급된 상당 물량의 신규 부동산 매물에도 불구하고 멜번의 동남부와 남부 지역을 중심으로 인구 감소를 기록한 지역들이 대거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엔 세인트킬다와 엘우드를 비롯해 프러랜, 윈저, 사우스야라를 거쳐 북쪽의 캠버웰과 큐에 이르기까지 많은 사람들이 선호하고 선망하는 부유한 주거 지역들이 대거 포함됐다. 통상 신규 주거용 부동산 물량의 증가는 전입 가구수 증가와 맞물려 인구 증가로 이어진다.    

센서스가 시행된 지난해 8월10일 호주 양대 도시(시드니와 멜번)는  록다운 기간이었다. 국경도 폐쇄 상태였다.

특히 다섯번째 록다운이 시행된 멜번에서는 해외 유학생들의 실종으로 이들이 많이 거주하던 멜번 도심과 칼튼, 파크빌, 클레이튼, 코필드 지역에서 큰 폭의 인구감소가 예견됐다. 하지만 앞서 언급된 지역에서의 인구 감소는 다소 의외였다.

인구학자이며 센서스 전문가인 ID컨설팅의 글렌 캐푸아노 팀장은 "특히 투랙과 캠버웰 같은 곳에 사는 고소득층 주민들이 센서스 당일날 멜번을 떠나 홀리데이 하우스 같은 곳에서 재택근무를 하고 있지 않았을까 추정한다"고 말했다.  

16589844547768.jpg 주말을 맞아 재래시장을 찾은 멜번 시민들, 출처: 사우스 멜번 마켓

데모그래픽 솔루션스의 매튜 디컨 선임도 '홀리데이 하우스 이론'에 동조하면서 이들이 해외 유학생들도, 백패커들도, 지방이나 다른 주에서 온 관광객들도 없었을 모닝턴 페닌슐라나 서프 코스트, 질롱 같은 인기 휴양지에 머물고 있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디컨 선임은 프러랜이나 윈저 같은 곳에서의 인구 감소는 해외 유학생과 백패커의 실종에서 원인을 찾을 수 있을 것이고, 큐나 캠버웰의 경우엔 사업 이민자들의 입국이 중단된데 기인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인구 감소는 이들 지역 이외에도 광역 멜번의 북부와 서부, 특히 1980년대와 1990년대 자녀가 있는 베이비 부머들 사이에서 인기 있었던 서부의 호퍼스 크로싱과 북부의 밀팍 같은 곳에서도 기록됐는데, 이는 이른바 교외지역 인구변화 주기에 따른 것으로, 이곳에서 부모와 살던 집을 떠난 장성한 자녀들이 많았음을 시사한다.  

윈햄 시티 카운슬의 피터 메이나드 시장은 호퍼스 크로싱이나 웨러비, 포인트 쿡의 가구들에서 장성한 자녀들이 보다 외곽의 새로 개발된 주거 지역으로 독립해 나가는 사례가 빈번하다며, 이런 이유로 이들 지역에서 기록된 소폭의 인구 감소는 매노어 레이크스나 타닛 등 카운슬 내 다른 지역의 '폭발적' 인구 증가로 상쇄되고도 남는다고 말했다. 

북부 밀팍의 부동산 에이전트인 레이 화이트의 콘 쿠바스도 "자녀들이 떠난 후 빈 집에 남겨진 베이비 부머들의 상당수가 작은 규모의 집으로 다운사이징을 하거나 실버타운과 같은 주거 형태로 입주를 고려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엘우드와 세인트킬다가 포함된 포트필립 카운슬의 마커스 펄 시장은 센서스 시행 당일로부터 11개월이 지난 지금 상황은 달라지고 있다며 부동산업계 관계자들 얘기만 들어봐도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되돌아오고 있는지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ABS는 지난해 멜번 인구가 호주 주요 도시 중 가장 큰 폭인 6만명 감소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그럼에도 연방정부 산하 예측기관인 인구센터는 내년부터 멜번 인구가 다시 증가세로 전환해 오는 2030년 이전 시드니를 제치고 호주에서 인구가 가장 많은 도시가 될 것이라는 전망을 유지하고 있다.  

호주국립대학교(ANU)의 리즈 앨런 박사에 따르면 팬데믹 기간 국경 폐쇄는 시드니와 멜번 두 도시 모두의 인구 감소에 결정적 영향을 미쳤는데 그 이유는 해외로부터 들어오는 이민자들이 '좋은 교육과 고용의 기회 그리고 문화적 연결성'을 기대할 수 있는 두 도시 중 한 곳에 주로 정착하기 때문이다.  

멜번대학교의 토마스 윌슨 박사는 처음엔 시드니를 통해 입국하는 이민자들이 많지만 부분적으로 높은 생활비(특히 임대비) 부담에 따른 압박때문에 결국엔 다른 주도로 이동하는 사례가 많았다며, 연방 인구센터는 향후 멜번을 통해 입국하는 이민자수는 시드니를 웃돌면서, 멜번에서 여타 지역으로 빠져나가는 인구는 훨씬 적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윌슨 박사는 이 같은 예측이 멜번 경제가 팬데믹 이전 수준을 회복할 것이라는 전제 하에서 유지되는 것이며 향후 이민 정책이라든지 경기 침체 가능성과 같은 예상 밖의 변동 요인이 있을 수 있음을 감안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멜번 뿐 아니라 호주 전체 경제의 성공에 있어 이민자들의 존재는 필수적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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