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민•소수민족 여성 90% “공공장소서 괴롭힘 경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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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대상 괴롭힘 상황 개입한 비율 36% 불과
“개입이 어려우면 상황 기록 후 추후 경찰 신고하도록”
멜번에 거주하는 흑인 여성 루빔보 토가라(Ruvimbo Togara)는 공공장소에서 낯선 사람들로부터 수도 없이 봉변을 당했다. 최근엔 트램을 기다리는데 한 남성이 인종차별적 비방을 퍼부으며 그의 머리에 침을 뱉었다. 그는 “정말 역겨웠지만, 보복이 두려워 아무 대응도 하지 못했다”며 속상해했다. 더욱 안타까운 것은 주위의 많은 사람이 이를 목격했음에도 아무도 개입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시장조사업체 입소스(Ipsos)가 성인 2천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 여성의 78%가 공공장소에서 괴롭힘을 당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원주민이나 소수민족, 장애인, 성소수자(LGBTQI+) 또는 저소득층일 경우, 비율은 90%까지 상승했다.
이어 여성의 80%는 피해 상황에서 누군가 개입하면 상황이 나아진다고 밝혔다. 그러나 ‘길거리에서 여성을 대상으로 한 괴롭힘을 목격했을 때 개입한 적이 있다’고 답변한 남녀는 36%에 불과했다.
멜번대 범죄학 수석 강사인 비앙카 파일본(Bianca Fileborn) 박사는 “상황에 안전하게 개입하는 방법을 모르거나 개입 자체를 자신의 책임으로 느끼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다. ‘내가 아닌 다른 누군가가 도와주겠지’하는 방관자 효과가 작용한 것으로 생각된다”고 설명했다. ‘방관자 효과’는 심리학 용어로 주위에 사람이 많을수록 어려움에 빠진 사람을 돕지 않게 되는 현상을 뜻한다.
화장품 브랜드 로레알 파리(L’Oreal Paris)와 미국 비정부 권리 옹호 단체(Right to Be)가 시작한 ‘길거리 괴롭힘 추방 운동’(Stand Up Against Street Harassment)을 호주에서 펼치고 있는 플랜 인터내셔널 호주(Plan International Australia)의 수잔 레제나(Susanne Legena)는 “만약 직접 개입하고 싶지 않다면,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기록해두었다가 경찰에 신고하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