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에서 성매매 착취.. 또 다시 등장한 ‘한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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멜번 동포 유학원장, 비자 알선으로 ‘조력자’ 역할
[디 에이지ㆍ채널9] 잠입취재로 이민제도 허점 고발
한국 뉴스타파도 참여.. 한인 운영 멜번 업소 실태 폭로
호주의 이민 제도를 악용한 ‘성착취 목적의 인신매매’의 실태가 최근 또 다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안타깝게도 주요 등장 인물들이 한국인들이다.
불법 성매매 조직들은 취약한 동아시아 출신 여성들을 호주로 데려와 ‘현대판 노예’로 삼고 있다. 그 뒤에서 돈을 챙기면서.. 한국인 여성도 예외는 아니었다. 성매매 알선의 중간 다리가 된 멜번의 한 한인 유학원의 존재도 드러났다.
호주 유력 신문인 디 에이지(The Age)와 시드니모닝헤럴드(SMH), 방송사 채널나인의 60분(60 Minutes)과 OTT 플랫폼 스탄(Stan)은 공동취재팀을 꾸려 호주의 불법 성매매, 비자 부정행위, 인신매매, 외국인 노동자 착취의 연결고리를 파헤쳤다. 한국 탐사보도 전문 매체인 뉴스타파 기자도 취재팀에 합류했다
취재팀이 파악한 인신매매의 중심에는 호주 이민 제도의 빈틈을 파고든 이민대행업자들이 있다. 이들은 범죄조직에 외국인 여성 노동자를 수혈하는 ‘공급책 역할’을 했다. 그 대가로 업자들은 대행 수수료를 챙기거나 업소로부터 알선료를 받았다.
미디어 그룹 나인 계열사들의 보도에 따르면, 인신매매의 작동 방식은 대략 이렇다. 먼저 인신매매 조직이 한국, 중국, 홍콩 등의 동아시아 여성을 모집한다. 이민대행업자들은 비자 절차를 도와 여성들이 일단 호주에 입국하도록 돕는다. 당연히 허위 서류를 이용한다. 호주로 입국한 여성들은 멜번, 시드니, 브리즈번, 타운스빌, 케언즈 등 호주 동부 주요 도시에 있는 성매매업소, 모텔 및 불법 업소들로 보내진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마지막 단계에 다시 이민대행업자가 등장한다. 비자 제도의 허점을 이용해 성착취 피해자의 비자를 연장하는 일을 한다. 보호 비자, 학생 비자를 허위로 신청해서 호주 체류 기간을 늘려준다.
조직범죄단과 악덕 이민대행업체들의 관계는 마치 악어와 악어새와 같은 형국이다.
퀸즐랜드주 경찰의 고위 수사관인 브래드 펠프스(Brad Phelps)는 “범죄조직이 수억 달러를 버는 동안 이들 밑에서 착취당하는 동아시아 여성들은 마치 ‘소처럼’ 일하며 너무 적은 돈을 받는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성노예, 현대판 노예제도가 이러한 종류의 활동과 동의어”라고 말했다.
공동취재팀은 2013년에 한국인 등 100명의 아시아 여성을 감금하고 성매매를 시키다가 적발된 조선족 출신 호주 시민권자 김매자 씨가 멜번에 업소를 다시 운영하고 있다는 사실을 파악했다.
‘미미’로 불리는 김 씨는 면허 없이 성매매업소를 운영해 범죄수익을 취득하고 돈을 세탁했다는 혐의로 2015년에 징역 4년형을 선고받았다. 한국에서는 김 씨의 업소에 한국인 여성을 보내주던 알선책과 사채업자가 처벌받기도 했다.
출소 후 김 씨는 바지사장을 내세워 멜번에서 ’39번지(39 Tope Street, South Melbourne)’라는 이름의 성매매업소를 운영하고 있다. 취재팀이 잠입해 촬영한 영상에는 업소 직원이 20대 한국 여성을 알선해주는 장면이 담겨 있다.
보도에 따르면, 김 씨는 한국과 북한 여성을 데려와 성매매를 시키고 있으며, 이들은 아파트와 성매매업소에 격리돼 있다고 한다. 13년 전 함께 일했던 인신매매 조직원도 운영에 가담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김 씨의 업소에서 일한 여성의 비자 업무를 대행한 한인 유학원 원장 김모 씨(멜번 한인)의 존재도 수면 위로 드러났다. 호주연방경찰(AFP)과 빅토리아주 경찰은 김 원장이 불법행위와 연루된 이민대행업자 및 교육 제공업자 중 하나라고 믿는다.
“호주 성매매 착취는 현대판 노예제도”
퀸즐랜드경찰 브래드 팰프스 수사관 개탄
조선족 출신 김매자, 출소 후 다시 업소 운영
한국ㆍ북한 출신 여성들 고용
한국 독립언론인 한국탐사저널리즘센터 ‘뉴스타파’가 호주 공동취재팀의 협업 취재를 제안받았다. 뉴스타파의 여성 기자가 한국 여성의 호주 유입 과정을 취재하기 위해 김 원장과 접촉했다.
뉴스타파 기자가 “멜번 현지 성매매 업소에서 일하고 싶다”고 연락하자 김 원장은 지인이 하는 업체를 소개해주겠다고 했다. 얼마 뒤에 한국에서 직접 기자를 만난 김 원장은 “지인이 운영하는 마사지업소에서 마사지와 성매매까지 하면 하루에 50만 원에서 100만 원은 벌 수 있다”고 말했다.
학생 비자에 관련한 질문에 김 원장은 “그런 학교가 많다”고 설명했다. 여기에서 그런 학교는 출석률, 과제에 제약을 덜 받는 비자 연장용 학교를 의미한다. 며칠 후 김 원장은 기자에게 관광비자로 온 뒤에 일부터 시작하자고 권유했다. 그는 “굳이 학생 비자를 만들려면 한국 돈으로 한 300만 원 모아야 하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멜번에서 기자 신분을 밝힌 취재진과 만난 김 원장은 김매자 씨의 업소와 관련한 비자 업무를 대행한 사실이 있다고 확인했다. 하지만 성착취 내용은 몰랐으며, 업주에게서 금전적 대가를 받지도 않았다고 주장했다. 2019년에 당국의 수사를 받은 적이 있지만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고도 말했다. 김 원장이 인신매매에 직접 관여했거나 이를 알고 있었다는 증거는 없다.
또 다른 이민대행업자 송타오 루(Songtao Lu)는 10년 동안 범죄조직을 위해 성착취를 포함한 피착취 외국인 노동자의 허위 비자 청구를 했다는 당국의 의심을 받고 있다.
남호주 경찰은 2018년에 루가 범죄조직의 통제를 받는 여성의 비자 발급을 도왔다는 것을 발견했지만 그가 여성들의 상황을 알고 있었다는 증거를 잡지 못했다.
이제 루는 적어도 그가 불법적인 비자 신청을 알선하고 있다는 사실을 부인하기 어려워졌다. 난민이 아닌데도 허위로 보호 비자를 제안하는 목소리가 녹음된 것이다. “당신은 보호 비자를 신청할 수 있다. 그리고 나서 브리징 비자를 받을 수 있는데 이 비자는 약 3년 간 쓸 수 있다. 수수료는 2,500달러다.”
제인 크로슬링 AFP 인신매매과장
“조력자 없으면 성매매 시스템 작동 않해”
공동취재팀이 마사지 여성, 성노동자로 가장해 접근한 다른 두 대행업자도 1,800달러, 1,400달러의 수수료를 언급하며 보호 비자를 소개했다.
경찰은 이러한 일부 비자 대행업자들이 조직적 인신매매의 ‘조력자 역할’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고의가 없다고 해도 적어도 범죄에 이용되고 있다는 의미다. AFP 인신매매과 제인 크로슬링 과장은 “이들은 현장에서 틈새를 메우는 역할을 한다. 이들이 없으면 시스템이 작동하지 않는다”고 뉴스타파 기자에게 말했다.
아불 리즈비(Abul Rizvi) 전 이민부 부차관보는 “이민대행업자들이 시스템 왜곡에 거리낌이 없는 것은 정부의 규제 실패를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반면 내무부는 “비자 제도를 유지하면서 노동자의 착취를 방지하는 포괄적인 법과 프로그램이 이미 마련돼 있다”고 밝혔다.
뉴스타파 기자가 연방 경찰 인신매매 담당자들에게 “왜, 호주에서 이같은 성매매, 인신매매가 계속되는가?”라고 질문했다. 이들은 “돈, 돈 때문”이라고 너무 쉽게 대답하면서 본인들도 웃었다.
이들은 “만약 성매매업소 주인들이 마약을 취급하면 범법 행위에 관여될 수 밖에 없기 때문에 최대한 법망을 피해가면서 쉽게(성매매 착취를 통해) 돈을 벌 수 있다. 바로 이런 이유 때문에 이런 행위를 한다”고 설명했다.
[호주 및 한국 언론 관련 기사]
디 에이지(The Age)
채널9 60분
뉴스타파(한국)
https://newstapa.org/article/TINd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