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두려움 대상 아냐.. 화면에 더 자주 나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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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비하 의미 ‘스패즈’ 삭제 요구 관철로 주목 받아
장애인 가족 장편영화 ‘오드리’ 주연 발탁
호주영상진흥원-퀸즐랜드영상진흥원 제작비 지원
유명 팝스타들의 특정 노래 가사 말에 장애인 비하 내용이 담겼다고 지적하면서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은 호주 출신 장애인 인권운동가가 영화에 출연해 화제가 되고 있다.
경련성 뇌성마비(spastic cerebral palsy)를 앓고 있는 한나 디비니(23•Hannah Diviney)는 지난해 세계 최고의 팝스타 리조(Lizzo)와 비욘세(Beyoncé), 에미넴(Eminem) 등의 노래에 장애인을 비하하는 ‘스패즈’(spaz)라는 단어가 포함돼 있다며 논란을 제기했다.
디비니는 ‘흥분하다’ 혹은 ‘미치다’라는 의미로 쓰인 이 은어가 경련성 뇌성마비 장애인이 자기 근육을 통제하지 못하고 경련을 일으키는 모습을 모욕적으로 표현하는 ‘스패스틱’(spastic)에서 유래했다고 지적하고 나섰다.
지난 6월 리조는 문제가 된 가사에 대해 공식으로 사과하고 이를 전면 수정했다. 비욘세는 7월 말 정규 앨범 ‘르네상스’를 발매, 신곡을 공개하자마자 같은 논란으로 비난을 받자 해당 단어를 삭제하고 재녹음을 진행했다.
세계적인 스타들의 공감대를 이끌어내면서 주목을 받기 시작한 디비니가 주목을 영화계에 데뷔한다고 밝혔다. 그가 출연하는 작품 ‘오드리’(Audrey)는 100분 내외의 장편영화로 두 딸을 둔 어머니를 다룬 드라마•코미디 장르다. 큰딸 오드리가 사고를 당해 혼수상태에 빠지면서 가족이 겪는 고통과 갈등, 극복과정을 스크린에 담아낸 영화다.
디비니가 영상업계에서 주목받은 첫 작품은 SBS TV 시리즈 ‘지각쟁이들’(Latecomers)였다. 이 드라마에서 그는 호주에서 최초로 장애인 배우가 정사 장면을 연기한 것으로 유명세를 치르기도 했다.
호주 영화 제작 산업을 지원하는 정부 산하 기관인 스크린 오스트레일리아(Screen Australia)의 2016년 연구에 따르면 호주인의 20%가 크고 작은 장애를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드라마에 그려지는 장애인 등장인물은 불과 4%에 그쳤다. 비영어권 소수민족이 주류 방송에서 ‘찬밥’ 신세인 것과 마찬가지다.
디비니는 “화면에 장애인이 더 많이 비춰지는 것이 중요하다. 장애인의 삶을 반영할 뿐 아니라 장애는 두려움의 대상이 아니라는 것을 많은 사람에게 알리는 좋은 방법이기 때문이다. 장애는 외면할 수도, 존재 자체를 부정할 수도 없다”고 지적했다.
이런 점에서 호주에서는 가능하면 장애인들이 특수 학교가 아닌 일반 학교를 다니도록 권장한다. 물론 필요한 서비스 부족 문제가 있지만 장애인들도 커뮤니티의 중요한 일부라는 인식 개선 효과가 있다.
올해 말 개봉 예정인 영화 오드리는 스크린 오스트레일리아(Screen Australia: 호주영상진흥원)가 스크린 퀸즐랜드(Screen Queensland: 퀸즐랜드 영상진흥원)와의 협력으로 740만 달러가 넘는 제작비를 투입한 9개 프로젝트 중 하나다.
[출처 : 한호일보-사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