멜번 매리비뇽 시의회, 대기오염 관련 '보건 비상사태' 선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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낡은 트럭 미세먼지, 천식•심장질환 등 유발 피해 심각
멜번의 매리비뇽(Maribyrnong) 시의회가 지난주 화물 운송 트럭들로 인한 대기 오염으로 풋츠크레이(Footscray)를 위시한 지자체 주민들의 호흡기 질환 입원율이 전국 평균을 웃돌고 있다며 '보건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시의회는 성명을 통해 "문제의 원인으로 디젤을 소모하는 대형 트럭들이 배출하는 오염물질들이 매일 아침부터 저녁까지 주민들 가정으로 스며들기 때문이라고 믿는다"고 밝혔다.
트럭 배기가스로 인한 대기오염은 매년 호주에서 최소 400명의 목숨을 빼앗아가고 있다. 트럭들은 대기 중으로 미세먼지와 질소산화물을 방출한다. 이는 천식, 심장질환, 뇌졸중, 방광암, 2형 당뇨병을 유발하고 특히 자궁 속 태아가 대기오염에 취약하다. 장기간 지속적인 노출은 위험 수준을 증가시킨다.
야라빌(Yarraville)과 브룩클린(Brooklyn) 등 주요 트럭 경로가 대거 포함된 매리비뇽에서는 3-19세의 청소년 천식 발병률이 빅토리아주 평균을 50% 웃돌며 병원 입원률은 호주 전체 평균보다 70% 이상 높다.
주정부 의뢰로 전문가 및 지역 주민들이 참여해 설립된 대기질 관련 자문위원단이 지난 2020년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매리비뇽을 위시한 멜번 서부 근교 지역의 폐암 발병률 역시 전국 평균을 웃돌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오래된 트럭들로 1996년 이전에는 호주에서 판매되는 트럭들이 그 어떠한 오염 기준을 충족시킬 필요가 없었다. 이처럼 오래된 트럭들은 현재 기준을 충족시키는 트럭들보다 미세먼지는 최소 60배 이상, 질소산화물은 8배 이상 더 방출한다.
호주의 평균 트럭 연식은 15년으로, 유럽의 두배이며 14% 이상은 1996년 이전에 생산됐다. 또 다른 12%는 1996년부터 2002년 사이에 생산됐는데 이는 전체 차량의 1/4 이상이 최소한의 오염기준을 충족시키지 않아도 된다는 사실을 의미한다.
전기 트럭이 궁극적 해결책이 되겠지만 현재 호주 내 중형 차량 중 전기차량은 단지 0.03%에 불과하며 승용차의 경우에도 전기차 비율은 0.5%에 불과하다.
매리비뇽 시의회는 지난 2015년 트럭들이 저녁 8시부터 다음날 아침 6시까지는 주택가를 지나지 못하도록 통행 금지 시간대를 설정했지만 브룩클린과 토텐햄(Tottenham) 등 일부 지역에 대해 예외조치가 인정됐고 이에 따라 풋츠크레이의 무어스트릿 같은 곳에서는 세미 트레일러 트럭들이 1주일 내내 24시간 화물을 운송하고 있다.
새라 카터 매리비뇽 시장은 "특히 웨스트게이트 터널에 사용되는 콘크리트 주조물을 운반하는데 동원되는, 기존 트럭 대비 더 길고 크기도 큰 이른바 로드 트레인(road trains)의 폐해가 심각하다"고 말했다. 웨스트게이트 터널 공사와 별도로 멜번항에서 컨테이터를 운송하기 위해 매년 800만건 이상의 트럭 운행이 매리비뇽 내 주거지역 도로에서 이뤄지고 있다.
웨스트게이트 터널 프로젝트는 서부 멜번의 관문인 웨스트게이트 브릿지의 교통량을 분산시키기 위해 총 100억불이 투입돼 야라빌 인근에 건설 중인 4km 구간의 유료 도로로 두개의 터널과 매리비뇽 강위에 놓여질 새로운 교량 그리고 풋츠크레이 로드에 위치할 고가 차도가 포함된다. 지난 2018년 공사가 시작돼 당초 2022년 9월30일 완공을 목표로 했으나, 건설현장에서 배출된 오염토양에 대한 처리 문제로 난항을 겪으면서 2025년 이전까지는 공사를 끝내기 어려운 상황이다.
웨스트게이트 터널 프로젝트의 주요 명분 중 하나가 화물 트럭들이 매리비뇽 내 주거지역을 지나지 않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었는데 그 과정에서 어린이들과 공동체에서 건강에 가장 취약한 이들이 집중적으로 피해를 입고 있다는 점은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출처 : 한호일보-사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