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세 넘었지만 은퇴 못하는 노인층 점점 더 많아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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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비 압박’ 커지며 보편화되는 추세
노인연금 수혜자 2주 소득 활동 $300로 제한
정부, 내년 6월까지 연간 4천불 증액
72세 남성 잭 문(Jack Moon)은 시드니에 사는 펜셔너(pensioner: 노인 연금 수령자)다. 그는 페인터로서 지금도 일을 하고 있다.
현재는 시드니 남서부 리버풀에 있는 한 아파트의 천장에 두번째 페인트 칠(second coat of paint)을 하고 있다.
대체로 그는 새벽에 일어나 아침 7시부터 일을 시작한다.
“아마도 사다리에서 떨어져서 다치거나 무릎을 아예 쓸 수 없을 때까지 일을 해야 할 것 같다”
잭은 현실의 어려움을 이처럼 토로했다.
“9명의 자녀가 있고 그 중 5명은 최근까지 집에서 함께 살았다. 전기 요금은 분기당 약 500달러로 연금으로는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지난 회계연도에 비해 생활비가 6.1% 상승하면서 생존 문제가 더 시급해졌다. 연료비 상승만이 문제가 아니다. 통행료를 비롯한 큰 부담의 청구서로 버거운 실정이다.
“의료비도 만만치 않다. 정신과 의사는 한 세션에 400달러를 지불해야 하는데 감당할 수 없다.”
온라인에서는 잭과 같은 생활고에 처한 사람들이 청구서 지불은커녕 굶어야 하는 신세를 한탄하는 글이 쏟아지고 있다.
공유경제 플랫폼 기업 에어타스커(Airtasker)에 따르면 매월 25,000~30,000명의 근로희망자가 활동하고 있으며 올해들어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잭도 에어타스커를 통해 일거리를 얻는다.
에어타스커를 창업한 팀 펑(Tim Fung) CEO는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계속 증가하고 있다. 지난 회계연도에 플랫폼을 통해 1억 9천만 달러 가치의 일자리가 창출됐으며, 4분기에 38% 증가했다. 청소, 정원 가꾸기, 집수리 및 마케팅이 가장 인기있는 카테고리”라고 설명했다.
호주 정부는 9월 1-2일 연방 의사당에서 열린 ‘일자리 및 기술 서밋’ 이후 노인연금 수혜자가 연금에 지장을 받지 않는 범위에 소득 4천 달러를 늘렸다. 따라서 노인연금 수혜자는 현재 2주에 $300까지 연금 손실 없이 돈을 벌 수 있다. 1년이면 7천8백 달러인데 여기에 4천 달러가 추가돼 연간 1만1천8백 달러로 상한선이 상향 조정될 예정이다.
그러나 이 조치는 2023년 6월30일 종료되는 일시적인 정책이다.
호주 시니어협회(National Seniors Australia)는 연방 정부의 상한 결정을 환영하는 입장이지만 “고령층이 좀 더 일을 할 수 있도록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단순히 일회성 지원으로 고령층의 경제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 일을 할 수 있도록 구조적 개선이 필요하다”며 뉴질랜드 모델을 제시했다.
뉴질랜드의 경우 65세 이상 중 25%가 일을 하고 있는 반면 호주에서는 14%에 불과하며 그중 3%만이 연금 수급자이다.
부업(파트타임)으로 할 수 있는 일에 대한 교육도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호주인 약 90만명 ‘투 잡’ 가져
생계를 꾸리기 위해 부업으로 눈을 돌리는 것은 비단 노령층만이 아니다.
통계청국(ABS)에 따르면 약 90만명의 호주인에 2개 이상의 직업을 갖고 있다. 많은 전문 온라인 플랫폼이 확장되면서 더 다양한 온라인 서비스 업종들이 늘어나고 있는 점이 두드러진다.
네자녀를 둔 주부 릴리타 라피디(Lilita Rafidi)는 온라인 의류대여 사이트 볼트 디자니어 드레스 대여(The Volte Designer Dress Hire)를 이용해 자신의 옷을 빌려주는 대여를 부업으로 하고 있다. 가장 돈을 많이 벌 때는 주에 5천 달러를 벌기도 했다.
“나는 약 300벌의 드레스를 갖고 있다. 처음엔 내 옷으로 시작해서 대여 목적으로 더 구매했다. 입고 싶은 옷을 구매해서 직접 사용하기도 하고 부업으로 돈도 벌게 됐다.”
라피디는 의류 대여 수입으로 얻은 수익을 바탕으로 눈썹왁싱숍(eyebrow bar)을 열어 추가 수익을 얻고 있으며 겨울이 지나면서 드레스 예약이 급증하고 있다.
“파티 때마다 매번 같은 드레스를 입고 싶어하는 사람은 없다. 매번 사는 것도 낭비이고 사치라 생각하는 사람이 늘고 있기 때문에 의류 대여가 각광 받고 있다. 옷을 빌려 입고 세탁할 필요 없기 때문에 절차도 간단하다. 가장 인기가 있는 한 디자이너 드레스의 경우 120번 이상 대여가 진행되며 지금까지 약 1만5천 달러를 벌어 들였다.”
공용주차장 플랫폼인 파크하운드(Parkhound)에는 약 25만명 이상의 회원이 활동하고 있으며 임대 가능한 장소는 5만개로 사용하지 않는 주차 공간을 임대함으로 한달에 $450까지 추가 수익을 얻을 수 있다.
홈케어 서비스업을 하고 있는 소피 루이스(Sophie Lewis)는 차고 일부를 임대하는 대가로 매달 $100 정도의 추가 수익을 얻고 있는 것에 상당히 만족스럽다고 말한다.
고공 행진하는 주거비, 생활비의 압박이 높아지자 청년층부터 노년층까지 ‘투잡 붐’이 일고 있다.
[출처 : 한호일보-사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