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경비원들의 공포감 조성으로 긴장감 도는 다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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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주민 노숙인 폭행・강제 이동 일삼아
원주민 지역사회와 정부의 협력 필수
호주 노던준주(NT) 주도인 다윈의 ‘원주민 노숙인 문제’가 심각한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그 중심에는 준주정부로부터 수백만 달러를 받아 거리를 순찰하고, 원주민 노숙인들을 불법으로 이동시키는 사설 경비원, 이른바 ‘블루셔츠(blue shirt)'의 역할과 권한이 자리 잡고 있다.
호주 ABC 방송국이 입수한 문서에 따르면, 2019년 다윈 시의회는 준주정부가 계약한 사설 경비원의 활동을 허가해 달라는 마이클 거너(Michael Gunner) 당시 NT 수석장관의 요청을 거절했다.
운영 허가를 승인할 시에는 사설 경비원들이 불법 아영, 소음, 구걸, 배회 등을 제지할 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받는 것이었다.
시의회는 거너 전 수석장관의 요청에 대한 법률 조언을 받았으며, ‘평판적인 위험’이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결과적으로 시의회는 준주정부의 사설 경비원이 시의회 소유지 내에서 활동하도록 했다. 그러나 입수된 문서에는 "시의회는 지방정부법에 따라 경비원을 권한 있는 사람으로 임명할 의향이 없다"고 명시돼 있다.
입수된 문서에 따르면, 2020년 5개월 동안 사설 경비원들이 야외에서 잠자는 원주민 노숙인들을 강제적으로 이동시킨 사례가 2,517건에 달했다.
최근에는 파란 셔츠를 입은 경비원들이 한 여성을 주먹으로 가격하고, 누워있는 다른 노인 여성을 그 채로 끌고 가는 충격적인 영상이 ABC Four Corners를 통해 공개되기도 했다. 준주정부와 계약을 맺은 경비 업체 'TPS(Territory Protection Services)' 소속으로 보인다.
다윈 시장인 콘 바츠칼리스(Kon Vatskalis)는 ABC와의 인터뷰를 통해 “사설 경비원들에게는 아무런 권한이 없다. 그들이 할 수 있는 일은 문제를 감지하는 것뿐이다”라고 말했다.
NT는 전국에서 노숙인 비율이 가장 높은 곳으로, 전국 평균보다 12배가 더 높다. 반면, 노숙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자금 지원이 부족한 실정이다. 인구수를 기준으로 할당되는 지원금 때문이다.
많은 NT 주민이 의료 치료, 법률 서비스를 이용하거나 가족과 친구를 만나기 위해 주요 도시인 다윈(Darwin), 앨리스 스프링스(Alice Springs), 캐서린(Katherine)과 같은 중심지로 이동한다.
그러나 저렴한 단기 숙박 시설이 현저히 부족하며, 점점 더 많은 사람이 거리에서 생활할 수밖에 없는 경제적인 상황들로 인해 거리의 긴장감이 증가하고 있다.
NT 정부 대변인은 ‘사설 경비원들은 어떤 형태의 공식 통보를 하지 않는다’고 해명했다.
대변인은 “그들은 사람들에게 늦은 저녁, 새벽 사이의 공공장소에서 음주나 수면과 같이 허용되지 않는 활동을 중지하거나 해당 장소에서 이동하도록 요청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덧붙여, 사설 보안 요원의 목적은 반사회적 행동을 ‘억제’하는 것이며, 그들의 요청에 동의하지 않고 추가 개입이 필요한 상황(폭력 또는 범죄 행동과 관련된)이 발생할 때는 경찰이 호출된다고 대변인은 설명했다.
일부 사업자들은 사설 경비원들이 도심의 안전을 유지하는 역할을 한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그러나 정부 지원을 받아 원주민에게 법률 서비스를 제공하는 NAAJA(North Australian Aboriginal Justice Agency) 설립자 나탈리 헌터(Natalie Hunter)는 도심의 원주민 노숙인 문제의 핵심이 간과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 핵심은 원거리 지역 원주민 사회의 어려움이다.
나탈리는 NT 전반에 걸쳐 이러한 원주민 사회가 흩어져 있으며, 그곳에 거주하는 원주민들은 의료, 인터넷, 저렴한 식품, 안전한 주거에 대한 제한된 접근권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나탈리는 도심에서 원주민 노숙인들을 강제로 이동시키는 해결책에 대해 “그것은 단순히 사람들을 시야 밖으로, 마음 밖으로 밀어내는 것일 뿐이다. 사람들이 왜 노숙인이 되었는지 근본적으로 접근한 해결 방법이 아니다”라며 강력하게 비판했다.
NT 빈첸시오회(St Vincent de Paul society)는 다윈에서 유일하게 원주민 노숙인를 위한 아침, 점심 식사를 제공한다.
원주민 노숙인들은 이곳에서 빨래, 휴대전화 충전, 식사, 수면을 할 수 있지만, 문이 닫히는 정오까지만 가능하다.
조슬린 컬(Jocelyn Cull) NT 빈첸시오회 회장은 매일 최대 300여 명의 사람들이 이곳에 방문하고 있으며, 생활비 위기로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이 급격하게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컬 회장은 "우리 계획은 임시 숙박 시설을 통해 문화적으로 적합한 캠핑 숙소를 제공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원주민 노숙인 문제의 복잡성을 고려할 때, 이에 대한 종합적이고 효과적인 접근 방식을 찾는 것이 필요하다. 적극적인 해결을 위해 원거리 지역 원주민 사회와 정부와의 협력이 필수적일 것으로 보인다.
[출처 : 한호일보-사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