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력난 해소책.. “노령층 일자리 활성화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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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64세 17만여명 취업 원하지만 실직 상태
빅토리아주 실업률이 지난 50년래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는 가운데 앞으로 3년동안 40만명 가까운 노동 인력이 부족할 것으로 예상돼 경제성장에 발목이 잡힐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빅토리아주 기술심사국(Skills Authority) 자료에 따르면 2025년까지 부족한 인력은 서비스 부문에서 9만명, 금융 및 IT부문에서 6만4천명, 교원 4만1천명 등 37만4천명에 이른다.
이 같은 상황을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방안으로 고용주들은 고령층 노동인력의 활용을 더 이상 미뤄서는 안되며 이들에게 보다 유연한 노동조건을 제시해야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인력난 해소를 위해 외국인 노동자들에 대한 비자 발급을 파격적으로 늘려야한다고 끊임없이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뱅크웨스트 커틴 경제연구소(Bankwest Curtin Economics Centre) 조사에 의하면 호주의 55-64세 연령대에서 17만1천600명이 취업 의사가 있음에도 실업 상태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 가운데 43.1%는 기술직이었으며 20%는 학위 보유자였다.
연령에 기반해 누군가를 고정관념적으로 취급하고, 부당하게 대우하는 것을 의미하는 '연령차별(ageism)'은 '성차별(sexism)'과 '인종차별(racism)' 못지않게 심각한 사회 문제로 간주되고 있다.
호주 고령인구위원회(Council on the Ageing)의 패트리샤 스패로우 신임 CEO는 "갈 길이 멀긴하지만 성차별과 인종차별에 대해선 이제 진지한 사회적 논의가 이뤄지고 있는 반면, 연령차별에 대해선 여전히 제대로된 논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나이 든 사람들에 대한 배려가 결여된 상황에서 고령자들은 현실을 바꾸려하기 보다는 이를 감내하거나 내재화하려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스패로우 CEO는 호주 사회에서 고령자들을 젊은이들보다 덜 중요시 여기는 연령차별적 태도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며 팬데믹 기간 중 코로나로 숨진 80대와 90대 노인들의 목숨이 무슨 이유에서인지 젊은이들의 생명만큼 소중하지 않은 것처럼 여겨졌던 사례를 떠올렸다.
에디스 코완대학교의 팀 벤틀리 교수는 일부 고용주들이 채용 결정 과정에서 고령의 구직자들을 정형화된 척도로 평가해 왔으며 많은 연구를 통해 이러한 선입관은 근거가 없다는 사실이 판명됐다며 잘못된 관행은 이제 근절되어야한다고 주장했다. 벤틀리 교수에 따르면 또 직장에서 상대적으로 나이가 많은 직원들은 직무 교육이나 자기 계발 그리고 승진의 기회에서 배제되기도 한다며 이와 같은 연령 차별을 겪었을 때 직장을 그만둠으로써 자신을 벌줄게 아니라 경영진을 통해 이를 항의하고 시정을 요구할 것을 당부했다. 그는 또 조직 내 관리자들이 고령 직원들에게 적절한 지원을 제공할 수 있도록 연수를 의무화해야한다고 주장했다.
리크루팅업체 헤이스(Hays)의 크리스 켄트 이사는 호주 노동시장에서 특히 고령 근로자와 장애인들에 대한 광범위한 인식 개선이 요구되며 다행히도 일부 고용주들 사이에서는 전향적 인식의 전환이 감지되고 있다며 특히 팬데믹으로 인한 노동 환경의 변화는 직무 수행을 위해 모든 직원들이 사무실에 있지 않아도 된다는 사실을 깨닫게 해주었다고 말했다. 코로나 확산 우려에 따른 재택근무의 활성화는 그러한 계기가 없었더라면 수십년은 걸렸을 사회적 변화를 불과 2년 사이에 가져왔다. 켄트 이사는 고령의 구직자들은 지원하려는 업무와 직결된 경력에 초점을 맞춘 최신의 이력서를 준비하고 있어야 하며 많은 구직관련 네트워킹 활동이 일어나는 링크드인(LinkedIn)과 같은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에도 가입해둘 것을 조언했다.
현재 호주의 노동시장에는 1997년-2012년생인 Z세대와 1980년-1997년생인 밀레니얼 세대, 1962년-1980년생인 X세대와 베이비부머 세대 구성원들이 뒤섞여 있다. 기대수명의 증가와 출산율 저하로 호주의 인구 구성은 고령화하고 있으며 총인구 중 65세 이상 인구의 비율은 1970년의 8.3%에서, 1995년의 12% 그리고 2020년에는 16%로 지속적으로 증가했다. 현재 노동시장의 중심축에 위치한 X세대와 밀레니얼 세대 역시 조만간 중장년층에 접어들게 되는 가운데 인종과 성별, 성적 지향성 및 장애 여부 그리고 연령 측면에서의 다양성을 존중하는 노동 환경은 상품 및 서비스 생산에 있어 조직의 혁신과 가치 창출에 기여한다는 사실이 입증돼 왔고, 재택근무와 사무실 근무를 혼합한 하이브리드 형태 근무의 보편화는 보다 많은 고령층 직원들을 조직에 수용할 수 있도록 근무환경을 재편하는데 일조하고 있다.
인생의 황금기에 다시 대학을 찾는 만학도들 역시 늘고 있다. 멜번의 라트로브 대학교는 지난 5년간 학부 및 대학원 과정에 등록하는 50대 이상 연령층 학생수가 30% 이상 늘어난 1천549명을 기록했다. 디킨대학교는 학부 및 대학원 과정에 등록한 40대 이상 학생수가 수천명에 이르고 특히 50-59세 연령층의 학생수는 전년비 13.9% 증가한 417명이며, 60대 이상 학생수도 수백명에 달한다고 밝혔다. 멜번대는 60대 이상 학생수가 250명 내외이며 이중 일부는 80대이고, 80대 이상 학생의 20%는 박사 과정에 재학 중이라고 밝혔다.
[출처 : 한호일보-사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