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운증후군 자녀 둔 이민 가족 추방 위기

NDIS•메디케어 등 정부지원금 10년간 66만불 추산
“장애아를 사회의 짐으로 여기는 인식 바꿔야”

서호주의 인도인 이민 가족이 장애가 있는 자녀의 비싼 병원비 탓에 영주권을 받지 못하고 추방될 위기에 몰렸다.

퍼스 남부에 사는 아니쉬 콜리카라(Aneesh Kollikkara)와 크리쉬나 아니쉬(Krishna Aneesh)는 7년 전 아들 아르얀(10•Aaryan)과 딸 아리야스리(8•Aaryasree)를 데리고 인도에서 호주로 이민을 왔다.

사이버보안과 통신 등 주요 기술 산업 부문에서 일하며 영주권 신청 절차를 밟아왔으나 다운증후군을 앓고 있는 아들에게 드는 복지 및 의료비가 호주 납세자들에게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사유로 영구 비자가 거부됐다. 이민부 장관의 개입이 없으면 2주 뒤 인도로 추방된다.

아니쉬는 “아이들에게는 여기가 집이다. 언어와 문화, 사회 모든 것이 다른 인도로 돌아가면 아이들이 적응을 잘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특히 다운증후군이 있는 아르얀이 제일 걱정이다. 아르얀은 비록 다운증후군을 앓고 있지만 건강하며 여느 아이들과 똑같은 신체 능력을 갖추고 있다”고 호소했다.

그는 이어 “정부는 10년 동안 아르얀에게 들어갈 잠재적 비용을 66만4,000달러로 추정했다. 아르얀은 국가장애보험(NDIS) 복지 대상자지만 우리는 지금까지 그 어떤 혜택도 받지 않았다. 오히려 세금으로 그 이상을 사회에 기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퍼스의 에스트린 사울 법무법인(Estrin Saul Lawyers)의 무나쉬 루사모(Munashe Rusamo) 변호사는 “장애를 안고 사는 아이가 호주 사회의 짐으로 낙인찍히는 일이 흔하다”며 “(아르얀 가족은) 단순히 장애를 가지고 있다는 이유로 동등한 기회를 박탈당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정부는 개인에 대한 정부 부담 ‘비용’을 측정하기 위해 건강검진을 요구하며 연간 5만1,000달러 이상으로 추산되는 간병비는 상당한 비용으로 간주한다. 장애인 가족이 영주권을 신청하는 경우, 건강 요건을 충족시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