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워싱’ 논란 기업 스폰서십 철회로 호주넷볼협회 ‘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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핸콕프로스펙팅 “정치적 명분에 스포츠 이용 불필요”
원주민 선수 기업 로고 달린 유니폼 착용 거부 논란
호주 최고 부호 지나 라인하트 1500만불 후원 취소
호주넷볼협회(Netball Australia)가 후원업체에 대한 선수들의 반발으로 1,500만 달러의 스폰서십을 잃고 재정적 위기에 처했다.
호주 최고 부호인 지나 라인하트(Gina Rinehart)의 광산기업인 핸콕프로스펙팅(Hancock Prospecting. 이하 핸콕)은 지난 22일 적자 상태인 호주넷볼협회에 대한 1,500만 달러 스폰서십을 철회했다. 대신 호주넷볼협회가 다른 후원자를 찾을 수 있도록 4개월간 단기적으로 후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달 체결된 이 스폰서십 계약은 2025년 말까지 계속될 예정이었다. 이 계약에는 핸콕의 로고를 유니폼에 부착한다는 조건이 포함돼 있었다.
하지만 국가대표팀 ‘오스트레일리안 다이아몬드(Australian Diamonds)’ 소속 원주민 선수 도네 월람(Donnell Wallam)이 새 후원업체의 로고가 그려진 유니폼을 반대한다는 보도가 나가면서 이 스폰서십은 흔들렸다.
핸콕광산의 창업자이자 라인하트 회장의 아버지(양부)인 작고한 랭 핸콕(Lang Hancock)은 지난 1984년 “골칫거리인 원주민들을 죽이자”는 극언을 해 논란을 산 적이 있다.
유니폼에서 핸콕이라는 이름을 빼달라는 월람 선수의 요청은 스포츠워싱(sportswashing)에 대한 전국적인 논의로 커졌다.
이윽고 월람을 중심으로 결집한 다이아몬드 팀은 뉴질랜드와의 컨스텔레이션컵 경기에서 원래의 유니폼을 입고 경기를 뛰었다.
하지만 호주넷볼선수협회(Australian Netball Players Association) 대표인 캐서린 하비-윌리엄스(Kathryn Harby-Williams)는 월람 선수가 상황의 압박 때문에 결국 유니폼 착용에 동의했다고 ABC에 말했다.
월람 선수와 동료들은 이번 주에 열리는 잉글랜드와의 경기에서는 핸콕 로고를 부착한 유니폼을 입기로 합의했다.
하지만 이 합의 하루 후 라인하트 회장이 호주넷볼협회 스폰서십을 철회했다. 핸콕은 성명에서 “최근 언론 보도들이 실망스러웠다. 핸콕은 뉴질랜드 경기에서 다이아몬드 유니폼에 로고가 부착돼야 한다고 주장하지 않았고, 팀도 핸콕 로고를 거부하지 않았다. 사회적 또는 정치적 명분을 위한 수단으로 스포츠 단체가 이용되는 것은 불필요하다”고 불만을 나타냈다.
호주넷볼협회는 4개월이라는 짧은 기간에 새 후원사를 찾아야 하는 어려움에 빠졌다. 웬디 아처(Wendy Archer) 호주넷볼협회 회장은 핸콕의 스폰서십 철회에 유감을 표명했다.
아처 회장은 “핸콕이 최근의 난기류 동안 계속해서 우리 스포츠를 지켜준 것을 감사하며 이 일이 회사에 끼친 영향을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아처 회장은 “파트너십의 민감성을 둘러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모든 당사자가 노력했지만 불행하게도 서로에게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지는 못했다”고 덧붙였다.
[출처 : 한호일보-사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