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학생들도 ‘공부ㆍ시험 스트레스’로 수면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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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25세 73% ‘수면장애’ 호소
심하면 우울증 등 정신건강 위험
명상, 산책, 요리 등 완화 방법 찾아야
자녀 진로 관련 심층적 소통 필요
호주 청소년들이 스트레스로 인해 수면시간 부족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면시간이 짧을수록 우울지수가 높아지는 것은 물론 건강에도 적신호가 켜졌다는 지적을 받는다.
호주 전역에서 170만명의 학생들이 기말시험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대다수가 학업 스트레스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최근 한 연구에 따르면 설문에 응한 학생들의 73%가 수면장애에 시달리고 있다고 밝혔다.
시드니의 UTS대학 진학을 목표로 공부를 하고 있는 고교생 라크슈미 라젠드란(17, Lakshmi Rajendran)은 "부모의 기대감을 비롯한 압박으로 잠을 편하게 잘 수 없는게 사실이다. 팬데믹 2년을 거치며 공부하는 방식에도 어려움을 겪었다. 친구들과 소통도 제대로 할 수 없었던 것도 어려움 중에 하나였다. 거기에 수면 패턴이 달라지면서 학업에도 상당한 지장이 있었다. 집에서 생활을 하면서 늦은 시간까지 공부를 하기도 하고 늦잠을 자기도 하면서 생활패턴이 엉망이 됐다"고 HSC를 앞두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디지털 청소년 정신건강서비스 제공업체인 리차아웃 오스트레일리아(ReachOut Australia)에 따르면 현재 호주 학생들의 수면부족 현상은 심각한 수준이다.
16-25세 학생 6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절반 수준이 공부와 시험에 대해 극도로 스트레스를 받고 있으며 수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리차아웃 오스트레일리아의 재키 할란(Jackie Hallan) 서비스 담당 이사는 "수면장애를 겪고 있다는 비율이 지난해 30%에서 70% 이상으로 급증했다. 장기적인 수면 부족은 정신적, 육체적 건강 측면에서도 큰 문제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보통 성인의 적정 수면 시간은 하루 7~8시간, 청소년은 8~9시간, 유치원생과 초등학생은 9~12시간이다. 수면이 부족하면 집중력과 기억력이 떨어지고 심할 경우, 우울증, 당뇨병, 심장병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
시드니 맥쿼리대학의 비비아나 뷔트리히(Viviana Wuthrich) 임상 심리학 교수는 "피로감이 심할 경우 심장이 두근거리는 현상을 일으키며 이는 불안하고 스트레스를 받는 초조한 감정을 느끼게 된다. 따라서 잠을 많이 자지 않는 사람들은 우울증을 겪을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리치아웃 설문조사에 따르면 학업 스트레스를 경험한 학생들의 70%가 기분의 급격한 변화와, 상실감, 집중력 저하 등을 지적하고 있다.
할란 이사는 "많은 학생들이 정신건강에 관심을 갖고 자신만의 웰빙 방법을 취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자신의 이야기를 함께 공유하는 긍정적인 커뮤니티 공간을 만드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12학년생 엘라 랙설(Ella Wraxall)은 맥쿼리대학에서 법학과 심리학의 복수학위를 전공하기를 원한다. 그는 스트레스를 줄이기 위한 자신만의 웰빙 방법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지난해 학교 상담 교사와 이야기를 나누던 중 스트레스를 다스리기 위한 방법으로 명상을 추천받았고 바로 시작했다. 상당히 도움된다. 집 근처를 산책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되고 있다."
반면, 락슈미 라젠드란은 "명상은 전혀 도움이 되지 않았고 대신 베이킹을 선택했다. 또한 스트레스를 줄이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다양한 지역 프로그램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비비아나 뷔트리히 교수는 "극심한 스트레스는 많은 문제를 발생시키는 원인이 되는 만큼 정신건강관리 방법을 학생들도 반드시 배워야하는 필수적인 사항이 됐다"고 조언했다.
"사교활동이나 음악연주 같은 활동이 스트레스를 줄이는데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 자신에게 맞는 방법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어떤 사람들은 달리기 같은 에너지가 넘치는 활동이 필요한 경우가 있으며 또 명상이나 요가와 같은 정적인 활동들이 스트레스를 줄여주기도 한다. 스트레스는 매우 개인적인 문제이기 때문에 성격에 맞는 적합한 것을 찾아야 한다"
요즘 학생들은 단순히 대학 진학에 대한 고민과 졸업 등만 걱정하는 것이 아니라 미래에 대한 고민과 압박감을 느끼고 있다.
리치아웃 오스트레일리아의 애슐리 드 실바(Ashley de Silva) CEO는 "팬데믹을 거치며 급변하고 있는 사회 현상을 겪고 있는 현재 학생들이 불확실성에 대한 두려움으로 미래에 대한 걱정과 고민이 그 어느때보다 크다.
세계 경제 침체와 인플레이션을 겪으면서 가정안에서 겪는 어려움과 더불어 학업 스트레스까지 가중되고 있다.
이런 시기일수록 부모의 역할이 중요하다. 단순히 시험 결과와 졸업,입학 등에만 집중하는 것이 아닌 자녀의 인생에 대해 심층적인 소통을 해야하며 특히 정신 건강을 우선시하기 위해 노력과 시간을 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출처 : 한호일보-사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