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가다 ‘쾅’.. 전동킥보드 사고 책임은 누가지나?

임대 서비스 확산 불구 ‘보험 적용’ 어려워

“무허가 장소 사고.. 보험사, 피해자 보상 않해”

 

도심에서 전동 킥보드(e-scooter)의 인기가 커지는 가운데, 이로 발생한 사고의 법적 책임이 누구에게 있는지가 쟁점이 되고 있다.

애들레이드 출신의 줄리아 밀러는 지난 4월 휴가 때 방문한 멜번에서 사고를 당한 이야기를 ABC 라디오에 전했다.

도시로 들어가는 길을 걷고 있다가 뒤에서 달려오는 전동 킥보드와 충돌해 오른쪽 어깨와 팔꿈치가 부러졌다. 12일 병원비를 포함해 치료비만 1만 5,000달러가 넘게 나왔다.

밀러가 사고를 당한 장소는 사람과 전동 킥보드가 모두 통행 가능한 도로였다.

전동 킥보드는 상가나 버스정거장처럼 짧은 거리를 이동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빠르게 성장하는 교통수단이다. 

지피티(Zippity) 공동설립자 스티븐 콜터(Stephen Coulter)는 “(전동 킥보드는) 호주 안에서 30만 대 이상이 개인에게 판매된 것으로 추산된다. 전국 도시에서 수천대가 임대 서비스에 사용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많은 전동킥보드 대여 업체가 종합 보험에 가입했지만, 보험사들은 불법 행위에 대해서는 적용을 표준적으로 제외한다고 말했다. 

전동 킥보드에 대한 규제는 주마다 다르다. NSW, 빅토리아주, 남호주, 노던준주의 공공장소에서는 개인 소유의 전동 킥보드 운전이 불법이다. 하지만 판매 자체를 막지는 않는다.

브리즈번, 애들레이드, 퍼스, 멜번과 같은 도시에서는 전동 킥보드 대여 서비스가 운영되고 있다. NSW는 이 서비스를 시범운용하고 있다.

대여 전동 킥보드는 보행자와 공유하는 도로나 전용도로에서 탈 수 있다. 빅토리아주와 NSW는 보행로 이용이 불가능하지만, 제한적으로 허용하는 주도 있다.

문제는 전동 킥보드에 치여 다쳤을 때 누구에게 법적 책임이 있는지 찾기 어려울 수 있다는 점이다. 

밀러의 대리를 맡은 멜번 법무법인 ‘폴라리스 로이어스’(Polaris Lawyers)의 앨리스 로빈슨(Alice Robinson) 변호사는 “법원은 통상적으로 사고의 책임자, 고의성, 부주의 여부 등을 살펴본다. 사고 당사자들이 보험을 적용받기 쉽지 않은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일반적으로 보험은 운전자의 부상을 보상하지 않으며, 사고 피해자에 대한 보상 역시 쉽게 회피할 수 있게 돼 있다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전동 킥보드 운전자가 무허가 장소에서 사고를 일으켰을 경우, 보험은 피해자에게 보상을 해주지 않는다.

로빈슨 변호사는 “자신의 잘못 없이 전동 킥보드에 치여 심각한 부상을 입은 보행자가 보상을 받기 위해 약간 손실을 입을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