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립아일랜드 펭귄 개체수 5천마리 넘어.. 관측 사상 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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멜번 남동부 ‘레이싱 이벤트’로도 유명한 관광지
멜번 도심에서 남동쪽으로 140Km(차로 약 1시간반 거리) 떨어진 필립아일랜드(Phillip Island)의 유명한 펭귄 퍼레이드에서 관측된 페어리 펭귄의 개체수가 사상 최고치인 5천마리 이상을 기록했다. 번식기 최고조인 봄/여름 이외 기간에 이처럼 최대 개체수를 경신하는 건 유례가 없는 일로서, 실제 지난 수주간 몇차례 최고치가 경신됐다.
필립아일랜드 자연공원의 폴라 와시액 연구원은 "지난주 펭귄 퍼레이드 해변에서 관측된 펭귄수가 사상 최고치인 5천219마리를 기록했다"며 "직전 최고치였던 4천500마리도 불과 며칠 전 관측에서 기록됐다"고 말했다.
그는 "진정 유래가 없는 건 바로 지금 이 시기에 최고 기록이 수립되고 있다는 점"이라며 "통상 새로운 기록은 번식기 최고조인 11월과 12월을 전후해 나온다"고 말했다.
지난주 매일 밤 해변에서 관측된 펭귄의 수는 3천-5천마리 사이였는데, 봄과 여름 번식기 기록은 2천500마리 수준이었다. 지난 11월에도 이례적으로 4천마리 이상의 펭귄이 관측된 바 있다.
와시액 연구원은 여우 개체수 통제와 잡초 제거 및 모래 언덕에 대한 지속적 접근 제한 등 펭귄 군락 보호를 위해 기울인 보존 노력이 나름의 성과를 거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에 더해 지속적인 라니냐 기상 조건 역시 펭귄 먹잇감 증가에 영향을 미치고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와시액 연구원은 특히 해안가에 서식하는 펭귄들에게 있어 지금의 생육 조건은 매우 이상적이라며 펭귄들은 번식을 하지 않을 땐 겨울에 최대 한 달까지도 바다에 머무르지만, 특히 나이든 펭귄 개체들이 지금 번식에 나서고 있다면서 이는 지금까지 자연공원에서 목격한 것 중 최대 규모라고 밝혔다. 그는 "나이든 펭귄들은 미세한 환경 변화에도 매우 민감하게 조응한다"고 덧붙였다.
필립아일랜드는 펭귄 퍼레이드 뿐 아니라 해마다 열리는 호주 모터사이클 그랑프리와 세계 슈퍼바이크 챔피언십 그리고 V8 슈퍼카 시리즈와 같은 레이싱 이벤트로도 유명하다.
천적들의 공격을 피하기 위해 해가 뜨기 전 바다에 나가고 저녁 해질 무렵이면 둥지로 되돌아 오는 펭귄들을 보기 위해 매일 수백명의 관광객들이 필립 아일랜드의 서머랜드 해변에 마련된 스탠드로 몰려든다. 파도를 뚫고 모래사장에 도착한 펭귄들은 뒤뚱 걸음으로 자신들의 둥지로 들어가 알을 품고 새끼를 먹이고 털갈이를 한다.
지금은 세계 최대의 페어리 펭귄 서식지가 된 이 해변은 1980년대까지만 해도 인근에 170여채의 민가가 있는 휴양지였다. 하지만 여우와 개 그리고 차량 사고로 펭귄 개체수가 눈에 띄게 감소하자 1985년 7월 당시 존 케인 주총리는 주정부가 일대 토지를 모두 사들여 펭귄들의 야생 서식지로 되돌리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발표했고, 덕분에 필립아일랜드는 현재 3만여 마리의 펭귄 뿐 아니라 수천마리의 바다표범 그리고 야생의 코알라와 돌고래까지 만나볼 수 있는 대표적 생태 여행지로 자리 잡았다.
[출처 : 한호일보-사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