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좁고 얕은' 교과 커리큘럼 전면 개편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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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닝 퍼스트 "호주 교육 쇠퇴 원인은 커리큘럼"
호주가 국제 학업성취도 하락세에서 벗어나려면, 교과 교육과정을 전면 개편해야 한다는 보고서가 월요일(27일) 발표됐다.
교육 연구 및 컨설팅 그룹인 '러닝 퍼스트(Learning First)'는 호주의 과학 커리큘럼을 영국, 홍콩, 일본, 싱가포르, 미국, 캐나다 앨버타주 및 퀘벡주 등 7개의 교육 시스템을 비교 분석한 보고서를 공개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호주 학생들은 첫 9년 동안 44개 과학 주제를 배운다.
조사 대상 국가가 같은 기간에 평균적으로 74개 주제를 학습하는 것과 비교하면 숫자가 확연히 부족하다. 학습 주제가 가장 많은 영국(84개)의 거의 절반 수준이다.
또한 호주 과학 교육의 학습 깊이도 다른 국가보다 확연히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호주는 44개 주제 중 5개 주제를 심도 있게 다루는데, 다른 비교 국가의 학생들은 74개 주제 중 22개를 깊이 있게 배울 기회를 얻는다.
주제 개수가 비교적 적은 싱가포르도 66개 과학 주제를 가르치고, 그중 18개를 학생들이 자세하게 살펴볼 수 있도록 한다.
러닝 퍼스트의 벤 젠슨(Ben Jensen) 최고경영자(CEO)는 호주는 10년 넘게 국제 학업성취도 시험 결과가 모든 과목에서 정체됐거나 하락했다고 지적했다.
가디언 호주판에 따르면, 젠슨 CEO는 "호주 교육의 쇠퇴를 보여주는 결과가 나올 때마다, 우리는 교사들을 손가락질하고 교육의 질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지만, 문제는 국가 커리큘럼"이라고 말했다.
그는 "모든 연구들은 커리큘럼의 질이 학습, 성과 및 형평성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고 말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이번 보고서는 효과적인 교육과 학습을 위한 중요한 척도인 교과 학습 순서에도 문제가 있다고 짚었다.
예를 들어, 퀘벡주에서는 5학년과 6학년, 영국에서는 6학년이 진화론을 배우는데, 호주에서는 10학년이 될 때까지 진화론을 배우지 않는다는 것이다.
2010년에 노동당 정부가 도입한 국가 커리큘럼은 호평을 받기도 했다. 성취 기준, 내용 설명, 교육 지침 등을 포함한 이 교육과정은 주/준주 교육 시스템의 기초를 제공한다.
하지만 막상 이 커리큘럼 도입한 이후에 학생들의 성적은 그 1년 전보다 떨어졌다. 읽기와 수학에서도 성적이 내려갔다.
2019년에 발표된 2018년 국제학업성취도평가(PISA)에서 호주 학생들의 수학 성적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수준으로 낮아졌다. 이는 2000년에 이 평가가 처음 실시된 이후 처음 받아본 성적표였다.
3년마다 실시되는 PISA는 15세 학생들을 대상으로 수학, 과학, 읽기 능력을 측정한다.
2018년 평가에서 호주 학생들은 읽기에서 79개 참여국 중 16위, 수학에서 29위, 과학에서 17위를 차지했다.
세계 2위인 싱가포르 학생들과 비교하면, 호주 학생들은 읽기에서 1년 이상, 수학에서 3년, 과학에서 거의 2년 뒤처졌다고 한다.
젠슨 CEO는 호주가 학생들이 무엇을 배워야 하는지에 대한 기준을 낮게 설정한 것이 문제라며 호주의 교육 커리큘럼에 대한 점검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출처 : 한호일보-사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