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속적 용도로 사용되고 있는 유서 깊은 교회 건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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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역사, 문화 간직한 유산 의미 되새김 필요해
끊임없이 변화하는 오늘날 호주의 역사와 문화를 간직한 유서 깊은 교회 건물들이 방치되거나 세속적인 용도로 사용됨에 따라 이에 대한 다양한 견해들이 제시되고 있다.
19세기 중반 골드 러시(gold rush)가 한창이던 빅토리아 시대에 타나굴라(Tarnagulla) 마을에 세워진 웅장한 웨슬리안 감리교회(Wesleyan Methodist church)는 신실한 공동체의 헌신을 보여주는 증거였다.
그러나 골드 러시가 잦아들면서 신자들이 흩어지기 시작했고, 1970년대 중반에 이르러서는 예배가 중단되었다.
2000년에는 방치된 교회 건물이 화재로 황폐화되었고 빅토리아 컨트리소방국(CFA) 소방관 존 샤먼(John Sharman)이 화재 진압 중 사망하면서 안타까운 기억으로 남았다.
호주 전역에 걸쳐 수천 개의 유사한 건축물이 한때는 지역 사회의 심장이자 영적 위안의 장소였지만 지금은 버려진 채 지나간 시대를 조용히 증언하고 있다.
전국 교회 생활 조사(National Church Life Survey)에 따르면 1991년 이후 약 1,200개의 교회가 문을 닫았으며, 이는 종교 지형에 중대한 변화가 있었음을 나타낸다.
호주 가톨릭 대학교(Australian Catholic University)의 역사가 다리우스 폰 구트너(Darius von Guttner)의 추산에 따르면, 20세기 초에 한때 신자들로 붐볐던 로마 가톨릭 교회 건물의 약 20퍼센트가 더는 예배에 사용되지 않는다.
빅토리아주 발라랏(Ballarat)이라는 지방 도시에서는 최근 몇 년 동안 많은 신앙인들이 교회를 잃었다.
162년 동안 유지되어 온 닐 스트리트 연합 교회(Neil Street Uniting Church)는 최근 문을 닫고 이 지역의 다른 세 개의 연합 교회에 합류했다.
성공회 교회 발라랏 교구의 게리 웨더럴(Gary Weatherall) 주교는 성공회 교회들도 폐쇄 위기에 처했지만 인구가 감소하는 지역에서도 가능한 한 교회를 유지하는 것이 교회 정책이어서 다른 교단의 교회들이 떠난 시골 마을들에서 종종 최후의 생존자였다고 말했다.
교회를 폐쇄하기로 하는 결정은 결코 가볍지 않으며, 교회 건물을 "봉헌 취소(deconsecration)"하는 공식적인 절차를 진행하게 된다. 이 엄숙한 의식을 집전해 온 웨더럴 주교는 자신이 해야하는 일 중 최악의 일이라고 탄식했다.
이렇게 봉헌 취소된 교회는 방치되기도 하지만 다른 세속적인 용도로 사용되기도 한다.
예를 들어, 발라랏의 도슨 스트리트(Dawson Street)에 있는 한 침례 교회는 나이트클럽이 되었다가 버려진 후 3년 간 수백만 달러의 리노베이션을 거쳐 마침내 웅장한 주택으로 변모했다. 남호주의 파루나(Paruna)라는 마을에는 1934년 세워진 한 감리 교회 건물이 단 55,000달러에 새로운 주인을 만난 사례도 있다.
빅토리아주 사우스 야라(South Yarra)의 아일랜드 테마 펍, 남호주주 셀릭스 비치(Sellicks Beach)의 포도주 저장고, 뉴사우스웨일스주 모스만(Mosman)의 아트 갤러리 등 호주 전역에서 교회가 다양한 시설로 개조되었다.
뉴사우스웨일스주 힐 엔드(Hill End)에서는 문화 센터로 변신한 교회 건물이 있고, 달링허스트(Darlinghurst)의 또 다른 교회 건물은 극장으로 사용되고 있다. 성공회 교회 건물과 가톨릭 교회 건물이 각각 글렌브룩(Glenbrook)과 브로드워터(Broadwater)에서 카페로 개조되었지만 지금은 둘 다 문을 닫았다.
다른 용도로 사용되지 않은 채 남아 있는 봉헌 취소된 교회들도 완전히 잊혀지기만 하는 것은 아니다. 매혹적인 건축물에 매료된 탐험가, 역사가, 사진 작가들을 끌어들이기도 한다.
사진 작가 그렉 데이비스(Greg Davis)는 이 잊혀진 교회 건축물들은 가파른 지붕과 고딕 양식의 창문이 기본 테마를 이루는 매우 정교한 구조물이며, 제단과 같은 교회 부속품들이 있다면 경건한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이렇듯 이러한 교회 건물들은, 유물로 보존되든 현대적 필요에 맞게 용도가 변경되든, 호주의 문화적, 역사적 내러티브를 계속 형성하고 있으며, 호주의 귀중한 유산으로서 그 갱신의 가능성을 보여 준다.
교회 건물의 재활성화는 그 시대 적응력과 탄력성을 보여주며 건축적 아름다움을 보존하는 동시에 현대적인 요구를 충족시켜 줄 수 있다.
한때 신성시되었던 이 공간이 버려지거나 방치되지 않고 귀중한 유산으로서 호주의 역사와 문화를 풍요롭게하고 지역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방법을 탐구할 필요성이 있는 이유이다.
김현산 기자 [email protected]
[출처 : 한호일보-사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