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운드업 제초제 탓, 암 걸렸다.”, 소비자 800여명 집단소송

라운드업 소송의 핵심 쟁점, 제초제 성분 중 하나인 ‘글리포세이트’
농업 종사자 뿐만 아니라 가정에서 사용한 소비자들도 림프종 진단 받았다고 주장
피고 변호인, ‘라운드업 안전해, 지금도 판매중’

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제초제 브랜드 중 하나인 ‘라운드업’(Roundup)이 암을 유발한다는 집단 소송이 제기되었다. 800여명의 호주인들이 라운드업에 노출되어 비호지킨 림프종 진단을 받았다고 주장하고 있으며, 멜버른 연방법원에서 집단 소송 공판이 시작되었다.

이 재판의 주심 판사인 마이클 리 판사는 9주동안 열리는 공판을 통해 라운드업 제초제의 핵심 성분인 글리포세이트가 인체에 암을 발생하게 하는 물질인지, 비호지킨 림프종(non-Hodgkin lymphoma)을 유발할 수 있는지에 대해 관한 과학적 근거를 살펴 볼 것이라고 밝혔다.   

법원이 과학적 근거를 토대로 글리포세이트가 발암물질로 판단하게 되면 그 다음으로 제조업체인 몬산토(Monsanto)와, 호주 사업부인 헌츠맨 케미컬 컴퍼니(Huntsman Chemical Company)의 과실 여부를 따지게 된다.  

집단 소송의 책임자인 모리스 블랙번 로펌(Maurice Blackburn Lawyers)의 왓슨(Andrew Watson ) 변호사는 소송을 제기한 고객의 대부분이 농업에 종사하고 있으며, 그 과정에서 라운드업 제초제에 노출되었지만, 일부 사람들은 가정에서 제품을 사용한 사람들이라고 말했다. 

또 왓슨변호사는 “주요 청구인인 켈빈 맥니클씨는 식물 관리사업을 하면서 20년 동안 제초제를 뿌렸다”며 이번 공판이 긴 법적 싸움의 첫 발걸음이 될 것이고 덧붙였다.  

소송 청구인들 측 변호사인 앤드류 클레멘트(Andrew Clements)는 법정 개시 연설에서 40세인 켈빈맥니클(Kelvin McNickle) 이 2018년 5월 비호지킨 림프종 진단을 받은 후 약물 요법 및 방사선 치료를 받은 후 2019년에 완치되었다가 6주 전 재발했다고 밝혔다. 

클레멘트 변호사에 의하면 켈빈은 어린 시절 콥스하버 인근 농장에서 아버지를 도와 잡초를 제거하는 일을 했으며, 그 과정에서 라운드업 바이오액티브 제품 2종에 노출되었고, 제품이 옷에 묻어 피부와 안구에도 손상을 입었다. 

클래멘트는 앞서 언급한 두 제품의 성분에 글리포세이트가 함유되어 있으며, 라운드업 제초제가 식물에 흡수되는 것을 돕기 위한 계면활성제가 포함되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 계면활성제가 피부를 통해 혈류로 제초제가 흡수되는 것을 증가시켰다고 주장했다. 덧붙여 글리포세이트가 인체 림프구에서 유전적 돌연변이를 일으켜 림프종을 일으킨다고 주장했다. 

소송인들 측은 자신들의 암을 일으킨 제초제의 특정 노출 용량을 증명할 필요가 없다고 주장한다. 담배 회사에 대한 폐암 소송에서도 담배가 암을 일으키는 정확한 매커니즘을 증명하지 않았어도 인과 관계가 충분히 인정된 사례가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응하여 몬산토의 변호인 스티븐 핀치(Steven Finch) 변호사는 글리포세이트에 대한 과학적 입증과 연구의 신뢰성에 집중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마이클 리 판사에게 “암을 유발할 수 있다는 결과가 나온다고 해서 특정물질이 ‘암을 일으킬수도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는 함정에 빠지지 말아달라. 그것은 암을 일으킬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몬산토의 모회사인 바이어는 라운드업이 안전하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라운드업 제품은 호주에서 계속 팔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