틱톡 임원 “중국 직원, 호주 사용자 정보 접근했다”

“중국 당국에 정보 요구 받은 적 없어”
‘중국 법 어기겠냐’ 질문엔 ‘정보 제공 않겠다’

호주 틱톡(TikTok) 사용자 정보가 중국 당국에 넘어갈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증폭됐다. 소셜미디어 플랫폼 틱톡은 앱에 저장된 개인정보를 보호하려면, 중국 국가보안법을 위반할 처지에 놓여있다. 

호주 의회는 소셜미디어를 통한 외국 간섭 가능성을 검토하기 위한 상원특별위원회(특별위)를 꾸리고, 여러 플랫폼을 대상으로 조사를 진행 중이다. 이 특별위의 위원장인 제임스 피터슨 상원의원은 11일 열린 청문회에 출석한 틱톡 임원들에게 강도 높은 질문을 던졌다.

호주와 중국은 몇 개월 전에 틱톡을 두고 한 차례 부딪혔다. 앤소니 알바니지 정부가 안보 위험을 이유로 정부 기기에서 틱톡 사용을 금지했기 때문이다. 호주와 정보 공유 동맹인 미국•영국•캐나다•뉴질랜드 등 ’파이브 아이즈’(Five eyes) 중에서는 가장 늦은 조치였다. 이를 두고 중국은 호주가 기업을 차별적으로 대우한다고 반발했다.

이번 청문회에서 파악된 것 중 하나는 중국 내 직원이 호주 사용자 정보에 접근한 사실이 있다는 것이다. 패터슨 위원장은 윌 패럴 틱톡 데이터 보안 책임자에게 중국 직원이 몇 번이나 호주인 정보에 접촉했는지 물었다. 그 숫자가 얼마나 되는지 답변하지 않았지만, 실제로 일어났다는 사실은 인정했다. 다만 패럴은 “명확한 정당성과 승인 수준 없이는 접근할 수 없다”면서 사내에 복수의 승인 및 추가 검토 절차가 있다고 강조했다.

엘라 우즈-조이스 틱톡 공공 정책 책임자는 사용자 정보를 넘기라고 중국 당국이 요구하면 이를 거부하겠다고 밝혔다. 중국이 2017년에 도입한 국가보안법에 따르면, 기업은 국가 안보와 관련된 개인정보를 당국에 제공해야 한다. 즉, 당국의 요구를 거절할 시엔 중국 법에 저촉될 수 있다.

이에 패터슨 위원장이 “당신의 증언은 중국 법을 어기겠다는 말인가?”라고 묻자, 우즈-조이스는 ‘중국 정부로부터 개인정보를 요청받은 적이 없다’고 답했다. 혹여나 요청이 있다면 거부하겠다고 했다. 또한 국가보안법이 틱톡에만 적용되는 법은 아니라고도 힘줘 말했다. 

청문회에는 리 헌터 틱톡 ANZ 매니징 디렉터(MD)도 참석했다. 지난해 10월, 미국 포브스는 틱톡의 모회사인 바이트댄스 직원들이 특정 미국 시민을 감시 대상으로 지정하고 위치 정보를 감시한다고 폭로했다. 바이트댄스가 두 달 후에 이를 인정하기 전에, 그 의혹을 적극 부인했던 인물이 헌터다. 

패터슨 위원장은 헌터에게 “허위 주장을 한” 그의 증언에 신빙성이 있을 수 있느냐고 따져 물었다. 헌터는 심각한 부정행위는 해고된 “불량 직원들”의 탓이라면서, 원래는 유출된 기밀 회사 정보의 출처를 파악하려고 했던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는 GPS 위치 정보가 호주에서 수집된 적은 없다고도 했다.

또 다른 중국 소유 앱인 위챗(WeChat)은 이번 청문회 참석을 거부해 비판받았다. 패터슨 위원장은 위챗의 불참에 실망감을 표시했다. 그는 “위챗이 플랫폼에 대한 감시, 검열, 외국 간섭에 관여하고 있다는 전문가 증인들이 위원회에 설득력 있는 증거를 제출했다”며 “위챗은 호주에서 100만 명의 사용자 기반을 보유하고 있지만 호주 회사가 없고 의회 조사에 참여하는 척할 필요조차 느끼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위챗은 패터슨 위원장이 트위터에 공개한 서한에 특별위에 서면으로 답변하겠다고 밝혔다. 연방정부는 아직 위챗에는 틱톡과 동일한 사용 금지 제한을 적용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