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일에 유익하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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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만 나와 함께 있느니라 네가 올 때에 마가를 데리고 오라 그가 나의 일에 유익하니라(디모데후서4:11)
성경에는 수많은 인물들이 등장하지만, 그 중에서도 우리의 모습과 가장 닮은 사람을 찾는다면 마가요한을 떠올릴 수 있다. 그는 위대한 사도도 아니었고 처음부터 강한 믿음을 가진 인물도 아니었다. 오히려 연약함과 실패를 경험했던 사람이다. 그러나 하나님은 그런 그를 다시 일으켜 세워 귀하게 사용하셨다. 마가요한의 삶을 돌아보면 하나님이 어떤 사람을 통해 일하시는지, 그리고 우리의 신앙이 어떻게 회복될 수 있는지를 깊이 생각하게 된다.
마가요한은 믿음의 가정에서 자란 청년이었다. 사도행전 12장에는 베드로가 감옥에서 기적적으로 풀려난 후 한 집을 찾아가는 장면이 기록되어 있다. 그곳은 바로 마가요한의 어머니 마리아의 집이었다. 그 집에는 많은 성도들이 모여 간절히 기도하고 있었다. 이 장면을 통해 우리는 한 가지 중요한 사실을 알 수 있다. 마가요한의 집은 초대교회 성도들이 모여 기도하던 장소였으며 그의 가정은 매우 헌신적인 신앙의 가정이었다는 점이다.
이러한 환경 속에서 자란 마가요한은 자연스럽게 교회 공동체와 가까이 지내게 되었고, 어린 시절부터 신앙의 지도자들을 접할 수 있었다. 그는 오늘날로 말하면 모태신앙에 가까운 사람이었다. 어려서부터 교회와 신앙 속에서 자라난 것이다. 그러나 모태신앙에는 또 다른 특징이 있다. 특별한 회심의 경험 없이 자연스럽게 믿음이 이어지다 보면 신앙이 습관처럼 느껴질 위험이 있다는 점이다. 그래서 때로는 위기 앞에서 믿음이 흔들리기도 한다.
마가요한 역시 그러한 모습을 보였다. 그는 사도들의 선교 사역에 동참했던 젊은 조력자였다. 사도행전에는 바나바와 사울이 구제 사역을 마치고 돌아갈 때 마가요한을 데리고 갔다는 기록이 나온다. 또한 선교 여행에서도 그는 수행원으로 함께하며 사도들의 사역을 도왔다. 젊은 나이에 복음 전파의 현장에 참여한 것이다. 그에게는 하나님 나라를 위해 일할 수 있는 귀한 기회가 주어졌다.
그러나 그 기회는 오래 지속되지 못했다. 선교 여행 중 그는 밤빌리아에서 선교팀을 떠나 예루살렘으로 돌아가 버렸다. 성경은 그 이유를 자세히 설명하지 않는다. 하지만 선교의 어려움과 두려움, 그리고 젊은 나이의 미숙함 때문이었을 것이라고 많은 사람들이 생각한다. 어쩌면 그는 낯선 환경과 위험 속에서 감당하기 어려운 부담을 느꼈을지도 모른다.
문제는 이 사건이 단순한 개인의 포기가 아니라 공동체에 큰 영향을 주었다는 것이다. 훗날 바울과 바나바가 두 번째 선교 여행을 준비할 때 바나바는 다시 마가요한을 데려가려고 했다. 그러나 바울은 강하게 반대했다. 이전에 사명을 포기하고 떠난 사람을 다시 데리고 가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결국 두 사람은 크게 다투었고 서로 갈라서게 되었다.
이 사건은 초대교회의 중요한 지도자 두 사람이 갈라지는 계기가 되었다. 그리고 그 갈등의 중심에는 마가요한의 과거 행동이 있었다. 그는 하나님과 동역자들에게 상처를 남긴 사람이었다.
그러나 하나님은 그런 사람을 포기하지 않으신다. 성경을 보면 하나님은 실패한 사람을 다시 일으켜 세우시는 분이시다. 베드로 역시 예수님을 세 번이나 부인하는 큰 실패를 경험했다. 하지만 부활하신 예수님은 그를 다시 찾아오셨고 그를 초대교회의 지도자로 세우셨다. 흥미롭게도 마가요한은 훗날 베드로와 가까이 지내며 그의 설교를 기록하게 되었고, 그것이 바로 마가복음이 되었다고 전해진다.
마가요한이 다시 하나님의 사역에 동참하며, 회복하게 된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첫째는 하나님께 받은 사랑 때문이다.
그는 어릴 때부터 신앙의 공동체 안에서 자랐다. 그의 어머니의 집에는 늘 기도하는 성도들이 모여 있었다. 부모의 기도, 교회의 사랑, 믿음의 어른들의 관심이 그의 삶 속에 쌓여 있었다. 그는 어쩌면 그 사실을 당장은 깨닫지 못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 모든 것들은 그의 인생 속에 깊이 남아 있었다.
역사 속에서도 이러한 이야기를 자주 발견한다. 위대한 신학자 어거스틴의 삶이 그 대표적인 예이다. 그의 어머니 모니카는 아들이 하나님을 떠나 방탕하게 살 때에도 포기하지 않고 눈물로 기도했다. 그 기도는 10년이 넘는 시간 동안 계속되었다. 결국 어거스틴은 하나님의 말씀을 통해 회개하고 돌아왔고, 이후 교회의 위대한 지도자가 되었다. 마가요한도 마찬가지였다. 그는 기도에 빚진 사람이었다.
둘째는 하나님께 드린 상처 때문이었다.
그는 선교 사역을 중도에 포기한 사람이었다. 그 사실은 그의 마음 속에 깊은 부담과 빚처럼 남아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하나님은 그를 버리지 않으셨다. 오히려 그를 다시 사용하셨다.사도 바울 역시 과거에 교회를 핍박하던 사람이었다. 그는 그리스도인들을 체포하고 감옥에 가두는 일을 했고, 스데반이 돌에 맞아 죽는 자리에도 있었다. 그러나 다메섹으로 가던 길에서 그는 예수님을 만났다. 그리고 완전히 변화되었다. 이후 그는 평생 복음을 전하는 사도가 되었다.
그는 훗날 이렇게 고백했다. “내가 나 된 것은 하나님의 은혜로 된 것이다.” 그렇다, 마가요한의 상처는 은혜가 되었다. 그 은혜는 마가요한을 다시 세우는 동력이 된 것이다.
셋째는 하나님과 동역자들에게 인정을 받았기 때문이다.
시간이 흐른 후 바울은 마가요한을 다시 인정하기 시작했다. 디모데후서에는 바울이 “마가를 데리고 오라 그가 나의 일에 유익하다”라고 말하는 장면이 나온다. 과거에는 함께 일하기 어렵다고 했던 사람이 이제는 사역에 꼭 필요한 동역자가 된 것이다. 이것은 하나님께서 사람을 어떻게 변화시키시는지를 보여 주는 장면이다. 마가요한은 실패한 사람이었다. 그러나 하나님은 그를 다시 세우셨다. 그리고 그는 훗날 마가복음을 기록한 사람으로 알려지게 되었다.
우리의 신앙도 이와 비슷하다. 지금 우리가 믿음의 자리에 서 있는 것은 우리의 힘 때문이 아니다. 하나님의 은혜 때문이며 또한 우리를 위해 기도해 준 수많은 사람들 덕분이다. 부모의 기도, 교회의 사랑, 믿음의 공동체의 도움이 우리를 이 자리까지 이끌어 왔다. 그래서 우리는 모두 빚진 사람들이다. 신앙의 공동체에게 받은 기도의 빚, 그리고 우리를 포기하지 않으신 예수님의 사랑과 은혜의 빚, 곧 십자가이다.
마가요한의 삶은 그 사실을 우리에게 조용히 말해 준다. 실패가 끝이 아니라는 것, 하나님은 넘어졌던 사람도 다시 사용하신다는 것, 그리고 하나님과 공동체의 사랑은 우리의 약함을 채우고도 남는다는 사실이다.
주님은 나의 이름을 부르며 말씀하신다. 아무개를 데려오라 나의 일에 유익하니라 아멘.
골드코스트 장로교회
곽석근목사 0409 995 4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