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에게 기억장치가 있으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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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성찬식을 직접 또는 간접적으로 경험해 보신 적이 있으신가요? 성찬이 드려지는 순간, 예배 공간에는 특별한 분위기가 가득합니다. 예전에는 포도주를 사용해 예배당에 술 냄새가 퍼지기도 했죠. 성찬은 세례와 더불어 크리스천에게 매우 중요한 의식이며, 예수님께서 직접 명령하신 것이기도 합니다.
저는 성찬을 ‘기억장치’로 이해합니다. 마치 책상 위에 가족 사진을 두거나, 지갑 속에 소중한 사람의 사진을 간직하듯, 성찬은 우리로 하여금 예수님을 기억하게 합니다. 나를 위해 대신 죽으신 그분을, 반복적으로, 깊이 있게 떠올리게 하는 장치입니다.
사도 바울은 고린도전서 11장 23-24절에서 이렇게 말합니다. “내가 여러분에게 전해 준 것은 주님께 받은 것입니다. 곧 주 예수께서 잡히시던 밤에, 빵을 들어 감사드리신 후 떼시며 말씀하셨습니다. ‘이것은 너희를 위한 내 몸이다. 이것을 행하여 나를 기억하여라.’”
여기서 ‘잡히시던 밤’이라는 표현을 놓쳐서는 안 됩니다. 그 밤은 예수님께서 우리를 살리시기 위해 붙잡히신 밤입니다. 그 순간, 예수님은 “나를 기억하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성찬은 바로 그 예수님을 기억하는 행위이며, 우리가 선택받고 예정되고 부르심을 받은 이유도 그분을 기억하고 닮아가기 위함입니다.
결박당하시고 고난받으신 예수님을 계속 기억해야 합니다. 그 기억이 우리를 변화시켜, 예수님을 위해, 타인을 위해, 나의 것을 내어주는 삶으로 이끌어 줍니다. 만약 우리가 이 기억을 잃는다면, 신앙은 왜곡되고, 때로는 괴물처럼 변질될 수도 있습니다.
천상병 시인의 시처럼, “내일을 믿다가 이십 년”이라는 허망한 시간이 흘러갈 수도 있습니다. 막연한 자기 위안에 빠져, 과거의 기억을 붙잡고 살아가는 삶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우리는 예수님에 대한 기억을 붙들어야 합니다.
신앙은 미래에 대한 것이 아닙니다. 지금 내게 벌어지고 있는 일이나 앞으로 벌어질 일이 아니라, 이미 벌어진 일에 대한 것입니다. 예수 그리스도께서 나를 위해 하신 그 일, 그 기억으로 살아갈 때, 우리는 두려움도, 부러움도, 불안도 없는 인생을 살아갈 수 있으리라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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