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음에 대한 단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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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드문: “여보게, 내가 자네에게 보여줄 수 있는 것이라면 ‘봐라’라고 하지 왜 ‘믿으라’라고 하겠는가! 우리가 보여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믿으라고 하는 것 아니겠는가!”
20년 전쯤에 필자가 듣고 무릎을 탁 치게 만들었던 일이 있었다. 그 분은 서울의 ㅈㅇ대학교 철학과 교수님 이었는데, 독실한 기독교인이셨다. 그 시절 만해도 선생이 강의 중에 학생들에게 자신의 신앙에 대해서 소개해도 별 문제가 없던 시대였다. 교수님은 종종 학생들에게 예수 믿는 것에 대해서 소개를 하고 권면을 하셨는데, 한번은 한 학생이 이렇게 질문을 했다. “교수님 저희에게 자꾸 믿으라고 하시는데, 우리가 볼 수 있다면 믿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믿을 수 있도록 믿을 것을 보여주십시오” 믿음에 대해 근본적인 질문이지만 답하기가 쉬운 질문은 아니다.
그 때 교수님께서 기가 막힌 대답을 하셨는데, 믿음의 핵심을 찌르는 대답이었다.
“여보게, 내가 자네에게 보여줄 수 있는 것이라면 ‘봐라’라고 하지 왜 ‘믿으라’라고 하겠는가! 우리에게 보여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믿으라고 하는 것 아니겠는가!”
대답하기 힘든 믿음에 대한 질문이 이렇게 간단하게 풀리다니!
그렇다. 기독교 신앙에서 믿음이라는 말은 정말 중요한 핵심이다. 그래서 “믿음, 믿습니다. 믿어라” 라는 말은 정말 수도 없이 접한다. 과연 믿음은 어떤 것인가? 믿음은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분명히 존재하고 있는 것을 믿은 것이고, 손에 잡을 수는 없지만 분명히 사실인 것을 믿는 것이다.
이 세상도 우리 눈에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은 너무나 분명하다. 또한 내가 경험하고 내가 느끼고 있는 것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도 우리 모두는 잘 알고 있다. 그렇다면 나는 과연 온 세상의 몇%나 알고 경험하고 있는 것일까? 내가 알고 경험하는 것은 과연 얼마만큼 일까?
눈에 보이는 것과 눈에 보이지 않는 것, 세상에 돌아가는 원리와 이치들을 다 포함한 이 세상에 대해 내가 경험하고 있는 것이 넉넉잡아 5%는 될까? 어림없는 소리다. 그럼 1%는 알고 있을까? 이것 또한 이 세상이 얼마나 큰지를 모를 때 하는 소리다.
온 세상에서 우리가 보고 경험하고 느끼는 것은 정말 지극히 작은 일부분에 불과하다. 그러면서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세상에 대해 1%도 알지 못하고 있으면서도 마치 자신이 경험한 것이 전부인 것처럼 착각하고 살고 있다. 내가 볼 수 없고, 내가 경험하지 못했다면 없는 것으로 착각하는 것이다. 우리가 경험하지 못한 나머지 99%에서 하나님이 살아계셔서 역사하실 수도 있다는 생각을 가지는 것이 당연한 논리이지 않을까?
믿음은 보이지 않는 것을 믿는 것이다. 자신이 경험하고 있는 1%의 세계를 넘어 비록 볼 수 없고, 느낄 수 없다고 할지라도 하나님이 약속하신 말씀이기에 그것을 믿는 것이다. 사람들은 자신이 경험하는 1%의 세계를 현실이라고 말하고 살고 있다. 그러면서 나머지 99%의 세계에서 일어나는 이야기에 대해서는 비현실적이라고 쉽게 말한다. 현실성이 없다고 말한다.
세상 사람들이 믿음이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으면 현실성이 없다고 말한다. 비웃는다. 하지만, 믿음의 사람들이 기준 삼은 현실은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영원한 것, 영적인 것까지 포함한다. 영원까지, 영혼까지 포함해야 진짜 현실성이 있는 것이다.
구약성경에 보면 이스라엘 나라와 아람 나라가 전쟁을 치르는 중에 이런 이야기가 나온다. 아람나라의 왕이 밀실에서 이스라엘을 침공하려고 작전을 세우고 실행하면 항상 그 작전을 누가 미리 알고 있었던 것처럼 실패했다. 왕은 아무리 생각해도 내부에 스파이가 있다고 생각하고 신하들을 다그쳤다. 그 때 한 신하가 대답하기를 이스라엘에 엘리사라는 하나님의 선지자가 있는데, 그가 신기하게도 이 모든 사실을 알아서 그렇다고 왕에게 고한다.
아람나라는 엘리사를 먼저 잡기 위해서 그가 살고 있는 성을 수많은 군사들로 포위했다. 엘리사의 사환이 아침 일찍 일어나서 보니 자신이 거주하는 성이 아람 군대의 말과 병거로 둘러싸여 있는 모습을 발견하고 두려워하며 엘리사에게 곧바로 보고했다. 그런데 이 보고를 받은 엘리사는 전혀 당황하거나 두려워하지 않았다. 그는 “두려워하지 말라. 우리와 함께 한 자가 그들과 함께 한 자 보다 많다”라고 말하며 이렇게 기도했다. “여호와여 원하건데 그의 눈을 열어서 보게 하옵소서” 그 때 사환은 영적인 눈이 열려 수많은 하나님의 군대가 그 성을 지키고 있는 것을 보게 되었다. 결국 그 싸움에서 아람 군대는 칼 한번 휘두르지 못하고 부끄러움을 당한 후 자신의 나라로 다 돌아가게 되었다.
믿음은 눈에 보이는 것 만을 보고 사는 것이 아니다. 믿음의 사람은 눈에 보이지 않고, 손에 잡히지 않고, 느낄 수 없을지라도 살아계시는 하나님을 믿는다.
사람에게는 눈에 보이는 육체만 있는 것이 아니라,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영혼이 있다. 육적인 세계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영적인 세계도 있다. 육신에게만 초점을 맞추고 사는 인생이 아니라, 믿음의 눈을 열어 영혼의 세계까지 바로
보며 사는 인생이 되자.
골드코스트 순복음교회
김경식 담임목사 0402 089 89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