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을 감동시킨 믿음 (누가복음 7장 1-10절) - 양병구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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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씀만 하셔도 내 하인이 낫겠습니다.
종을 향한 백부장의 사랑
애완동물을 기르는 분들에게 ‘강아지를 사랑하는 것이 더 쉬울까요? 사람을 사랑하는 것이 더 쉬울까요?’라고 물으면 당연히 강 아지를 사랑하는 것이 더 쉽다고 대답하실 것입니다. 애완동물을 기르는 분들이 그렇게 대답하는 이유는 사람은 배신하지만, 강아지는 배신하지 않기 때문이며, 사람에게 쏟은 관심과 사랑의 10%만 강아지에게 쏟아도, 강아지가 사람보다 더 기뻐하고 감격해 하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이 말을 뒤집어서 말하자면 사람을 사랑하는 일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라는 뜻입니다. 사람을 사랑하는 일에는 많은 갈등과 인내와 희생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사람을 사랑하는 것이 어렵습니다. 그런데 오늘 본문에는 중풍 병으로 죽게 된 자기 종을 심히 사랑하는 로마 군대의 백부장의 이야기가 소개되어 있습니다.
백부장의 사랑과 선행(1-5절)
예수님께서는 평지설교를 마치신 후에 가버나움으로 가셨는데 그곳에는 중풍병으로 죽게 된 어떤 백부장의 사랑하는 종이 있었 습니다. 예수님의 소식을 들은 그 백부장은 유대인의 장로들을 예수님께 보내어 자신의 종을 구해주시기를 간청했습니다.
예수님 당시 종은 법적으로 어떤 권리도 보장받을 수 없는 짐승이나 살아 있는 물건과 같은 존재였습니다. 게다가 그 종은 중풍 병에 걸렸기 때문에 이미 종으로서의 가치가 상실되어 용도 폐기 된 물건과 같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백부장은 중풍 병으로 죽게 된 종을 한 인격체로서 존중하며 사랑했습니다. 그는 어떤 방법으로든 자기의 종을 치료해 주고 싶어서 자신의 친구 유대인의 장로 몇 사람을 예수님께로 보내서 오셔서 그 종을 구해주시기를 간청했습니다.
선민의식을 가지고 있었던 당시 유대인들은 이방인들을 멸시하고 증오하며 이방인들에게 배타적이었습니다. 그래서 정통 유대인 들은 이방인들과는 함께 식사도 하지 않았습니다. 그런 점에서 로마제국의 백부장이 식민지 유대인들을 사랑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그럼에도 백부장은 유대인들을 하나님의 사랑으로 사랑했습니다.
참된 신앙은 하나님을 사랑하는 것이고, 하나님을 사랑하기 때문에 하나님의 형상대로 지음 받은 인간을 사랑하는 것입니다. 백 부장은 이렇게 사람을 사랑하는 따뜻한 마음을 가졌습니다.
겸손과 믿음의 고백(6-7절)
백부장의 간청을 들으신 예수님께서 백부장의 집을 향해서 가고 계셨습니다. 그런데 그 때 백부장은 다시 자기의 친구들을 보내서 “주여 수고하시지 마옵소서. 내 집에 들어오심을 나는 감당하지 못하겠나이다.”(6절)라고 했습니다.
백부장은 자기의 종이 병들어 죽게 된 것을 보고 마음이 급해진 나머지 친구 장로들을 예수님께 보내서 속히 예수님께서 자기 집에 오셔서 종을 고쳐주시기를 요청했습니다. 하지만 그 후에 백부장은 경건한 유대인들은 이방인의 집에 들어가지도 않고 이방인 들을 상종하지도 않는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백부장은 예수님께 이방인인 자기의 집으로 오시라는 자신의 요청은 경건한 유대인이신 예수님을 난처하게 만들 수 있다는 사실을 뒤늦게 깨닫고 그렇게 말했던 것입니다.
그런데 백부장이 예수님께 자기의 집으로 들어오시는 것을 감당치 못하겠다고 말씀드린 데는 보다 본질적인 이유가 있었습니다. 그것은 백부장이 예수님이 누구신지를 정확하게 깨달았기 때문이었습니다. 당시 많은 사람들이 예수님을 훌륭한 랍비 정도로 생각하고 있었는데 반해서 백부장은 예수님을 하나님의 아들로 알고 예수님을 ‘주님’이라고 불렀습니다. 백부장이 예수님을 ‘주님’이라 고 부르는 것은 ‘예수님, 당신은 나의 주인이십니다. 그리고 나는 당신의 종입니다.’라는 고백입니다.
로마 황제숭배가 극에 달해 있던 그 당시에 로마 군대의 백부장은 로마 황제를 신으로 숭배하면서 주라 불러야만 했습니다. 만약 백부장이 로마의 황제가 아닌 예수님을 ‘주’라고 부르면 황제를 거역했다는 이유로 면직을 당하거나 죽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백부장은 그런 모든 신변의 위협과 불이익을 알면서도 예수님을 ‘주님’이라고 불렀습니다. 백부장이 예수님께 ‘자기 집에 들어오심을 감당치 못하겠다.’고 말했던 것은 결코 자기의 집이 누추해서가 아니라 자신이 얼마나 큰 죄인인지를 깨달았기 때문입니다.
주님을 감동시킨 믿음(8-9절)
군인은 오직 명령에 죽고 사는 사람입니다. 오라 하면 오고, 가라 하면 가야 하는 것이 군인입니다. 군인인 백부장은 군인 식으로 예수님께서 말씀만 하시면 자신의 종이 낫겠다고 고백했습니다. 당시에 많은 사람들은 예수님이 계신 곳으로 나아와 만져주시기를 원했습니다. 그래서 환자들을 주님 앞으로 데리고 오려고 무척이나 애를 썼습니다. 그런데 백부장은 예수님과 거리를 좁히려고 하기보다, 자기 집에 오시는 것까지 막으면서 ‘말씀만 하시면, 자기의 하인이 낫겠나이다.’라고 믿음으로 고백했습니다.
백부장의 고백을 들으신 예수님께서 그를 놀랍게 여기셨습니다. 여기에서 놀랍게 여겼다는 말은 ‘감탄하다’ ‘감동을 받다’라는 말입니다. 이방인 백부장의 믿음의 고백에 감동하신 예수님께서는 곧 이어 “이스라엘 중에서도 이만한 믿음은 만나보지 못하였노라.”고 칭찬하셨습니다. 그리고 ‘말씀만 하사 내 하인을 낫게 하소서.(7절)’라는 백부장의 믿음대로 종은 치유가 되었습니다. 예수님을 감동시킨 믿음은 겸손하게 예수님을 하나님의 아들로 바로 알고 주님으로 믿는 믿음이었습니다. 백부장의 믿음의 고백이 우리 모두의 고백이 되어서 예수님을 놀라게 해드리고 예수님을 감동시킬 뿐만 아니라 하나님께 칭찬 받는 우리 모두가 되시기 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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