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 칼럼

택한 나의 그릇 (사도 행전 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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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울은 하나님을 믿는다고 하면서 나쁜 짓만 골라서 하던 자였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이런 그를 부르시고, “나의 택한 그릇” 이라고 하십니다.  여기서 그릇은 영어로 Instrument 입니다. 원래는 도구라는 뜻이지만 요즘은 음악을 연주하는 악기로 주로 해석이 되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어떤 분들은 바울의 인생 목표는 좋은 음악을 연주하는 악기처럼 하나님을 즐겁게 해야 되는가 생각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당시는 농경사회였기 때문에 원어의 뜻은 농사 도구, 즉 농기구를 의미했을 것입니다. 좋은 농기구가 열매를 효과적으로 수확하듯이, 하나님을 위해 많은 열매를 맺는 삶을 살도록, 바울은 선택되었다는 것입니다. 


농업에서 농기구의 역할은 매우 중요합니다. 생산성을 높이는 가장 중요한 원인이기 때문입니다. 제가 여덟 살의 나이로 지게에 볏 집단을 얹고 걸어봤습니다. 몇 발짝 떼자마자 양 어깨가 빠지는 것 같고 다리가 후들거리던 생각이 지금도 생생하게 납니다. 우리 농부들은 당시 그렇게 일 하면서 살았습니다. 그러나 호주는 오래 전부터 자동으로 수확하는 농기계를 개발하여 광활한 땅에서 값싸게 농산물을 생산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오늘날 호주 인구의 2.5 %만이 농부이지만 모든 호주인들 뿐만 아니라 중동 국가들, 중국, 인도네시아, 그리고 한국 등의 상당 부분을 먹이고도 남을 식량을 생산합니다. 요즘 서울의 쇼핑 센터에서 호주산 소고기가 진열되어 있는 것을 보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습니다. 지난번 중국에서 보리와 포도주를 안 산다고 하니, 수천 톤의 농산물의 판로가 막혀 걱정이 태산입니다. 호주 농부들은 한국보다 더 나은 농기구를 사용하기 때문에 그런 것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사도 바울을 더 많은 복음전파를 위해 더 성능이 좋은 기구로 선택하셨습니다.


우리말로는 그대로 “그릇”이라고 되어 있습니다. 아주 적절한 표현입니다. 그릇은 용기, 또는 물을 담던 점토로 만든 항아리를 의미합니다. 바울은 하나님을 선택하지 않았지만, 하나님이 그를 복음을 담아 온 세상에 전파하는 그릇으로 선택하셨다는 것입니다. 많은 사람들 중에서 그를 뽑은 것이라기보다, 처음부터 그를 쓰시려고, 그릇으로 빚으셨다는 것입니다. 이것이 하나님의 일방적이고 크신 은혜입니다. 왜냐하면 우리는 단지 연약하기 때문입니다. 성경은 여자를 특히 “연약한 그릇” (베드로 전서 3:7) 이라고 했습니다. 호주인들의 대부분은 이 말씀에 동의하려고 하지 않습니다. 올림픽 경기에서 너무 많은 강한 여자 선수들을 보아왔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분명한 사실은, 여자 뿐만 아니라 우리 모두가 깨어지기 쉬운 연약한 토기 그릇과 같다는 것입니다. 전 세계를 트윗 한 줄로 호령하던 사람도 알고 보니 한 욕심 많고 힘 없는 노인에 불과합니다. 눈에 보이지도 않는 바이러스한테 만물의 영장이라고 하던 사람들이 쩔쩔매고 있습니다. 멜로 드라마를 보고 눈물을 흘리며, 사소한 말 때문에 삐치기를 잘합니다. 어떤 젊은 부부는 밥 먹다가 남편이 젓가락을 너무 세게 내려놓는다는 이유로 20년동안 별거 중입니다. 우리가 다 진흙으로 지음 받은 토기같은 존재들입니다. 이렇게 연약하기 때문에 우리는 항상 하나님의 은혜 안에서만 살 수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이런 연약함을 인정하고, 그 안에 무엇을 담을 것인가를 먼저 생각해야 합니다. 우리들의 그릇에 탐욕, 죄악된 감정, 나쁜 말과 생각들로 채우면, 그 인생은 항상 그러한 악한 것들을 쏟아내면서 살 것입니다. 그들이 그 인생을 지배할 것입니다. 반면에 우리가 토기 그릇같이 깨지기 쉽지만, 귀한 예수님의 복음을 담고 있으면 우리들의 인생은 보물 상자와 같이 값지고 소중한, 빛나는 인생이 될 것입니다. 더구나 이 보물을 이웃에게 나누고 세상에 전파하는 그릇으로 쓰인다면 그보다 더한 축복이 없을 것입니다. 하나님께서는 바울을 이 그릇으로 선택하신 것입니다. 우리 모두가 하나님이 선택하신 그릇들이 되기를 소망합니다. 아니 이미 선택하시고 그렇게 빚어 나가시는 것을 믿습니다. 그래서 우리 모두가 그 안에 보물을 담고 빛을 발하는 인생들이 되시기를 기원합니다.


골드코스트 선교교회

박갈렙 담임목사 

0431 232 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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