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률 칼럼

비밀 유지 의무 (Duty of Confidentiali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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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사와 의뢰인의 관계에서는 의뢰인이 변호사를 신임하고 신뢰할 수 있도록 변호사에게 여러가지 법적인 의무가 주어집니다. 가장 기본적인 의무 중 하나는, 변호사는 의뢰인의 최선을 위해 일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 외에도 여러가지 의무가 있으나 이번 칼럼에서는 ‘비밀 유지 의 의무’에 관해 다뤄보겠습니다. 


변호사는 의뢰인의 비밀을 지켜줘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 이는 법적인 의무이며 이를 어겼을 경우 처벌을 받을 수 있습니다. 더 자세히 설명하자면, 변호사는 어느 누구에게도 의뢰인의 허락 없이 혹은 이 의무에 우선하는 다른 법적인 의무가 있지 않는 이상, 의뢰인과 관련된 그 어떤 내용도 공개해선 안되는 것입니다. 


최근에 어떤 분이 사무실로 전화하셔서, 자신의 딸이 형사 사건에 연루되었는데 혹시 제가 그 사건의 변호를 맡고 있는지 물어오셨습니다. 전 죄송하지만 말씀 드릴 수 없다고 하였습니다. 의뢰인의 허락 없이는 그 사람이 제 의뢰인인지 아닌지조차 공개할 수 없습니다. 이런 경우 한국분들은 많이들, 자신이 부모니까 혹은 남편이나 아내이므로 알 권리가 있다고 주장하나 의뢰인이 이미 성인인 경우에는 그 공개 여부는 오로지 의뢰인 본인만이 결정할 수 있는 것이고 의뢰인의 허락 없이는 아무리 가까운 가족이라 할 지라도 알 권리가 없습니다. 


때론 자녀의 사건 수임료를 부모가 대신 내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럴 경우에 흔히들 오해하는 것이, 수임료를 냈으므로 부모도 알 권리가 있다고 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수임료를 낸 사람이 곧 의뢰인인 것은 아닙니다. 사건 당사자가 성인일 경우, 의뢰인은 당사자 본인이고 의뢰인의 허락이 없이는 부모에게도 사건 내용에 대해 일절 말할 수 없습니다. 반대로 종종 의뢰인이 변호사에게 ‘부모님께는 이렇게 말해달라’며 부탁할 때도 있으나, 변호사는 그것도 할 수 없습니다. 또한 ‘여기까지는 말하고, 여기부터는 말하지 말아달라’고 하더라도 그것 역시 할 수 없습니다. 변호사는 의뢰인을 위해서라도 거짓말을 해선 안되고 있는 사실을 숨기거나 없는 사실을 만들어내서도 안됩니다. 그러므로 모든 것을 공개하거나 아예 공개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한인 중에는 종종, 특히 형사 사건이나 가사 사건의 경우에 한인 변호사를 선임하길 꺼리는 경우가 꽤 있습니다. 본인의 치부나 속사정이 다른 사람에게 알려질까 걱정을 하는 경우입니다. 물론 이러한 의무를 지키지 않는 변호사도 있을 수 있기에 그러한 마음이 드는 것은 이해합니다. 하지만 비밀유지의무는 변호사에게 매우 중대한 의무 중 하나이고 이를 지키지 않으면 변호사 협회 신고를 통해 처벌을 받을 수 있으며 심각할 경우 변호사 자격증 박탈까지 가능하다는 것을 먼저 알아두시기 바랍니다.


비밀 유지 의무는 같은 변호사 사무실이나 로펌 내에서도 존재합니다. 변호사와 의뢰인과의 관계는 개인적인 관계이고 아무리 같은 사무실이나 로펌에서 일하는 다른 변호사나 직원들이라 할 지라도 비밀 유지 의무는 준수하여야 합니다. 아무래도 작은 회사일 경우 다른 변호사가 무슨 사건을 맡고 있는지 알게 될 가능성이 더 높고, 큰 회사일수록 철저한 비밀유지를 위해 알리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러한 비밀 유지 의무는 의뢰인이 변호사를 신뢰하게 함으로써 솔직하고 정직하게 사건에 대해 이야기를 할 수 있게 하기 위함입니다.  또한 비밀 유지 의무는 수임 관계가 종료된 후에도 이어집니다. 수임 계약이 중도에 종료되거나 사건이 끝났다고 해서 결코 의무가 없어지거나 의무로부터 면제되지 않습니다. 변호사와 의뢰인간의 관계는 자고로 ‘신뢰의 관계’여야 합니다. 서로 두텁게 신뢰할 수 있어야 하고, 어떠한 말도 밖으로 새어 나가지 않을 거라는 믿음이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신뢰관계는 변호사들이 이러한 비밀 유지 의무를 빈틈 없이 준수할 때 더욱 공고해질 것입니다.


면책공고: 본 칼럼은 일반적인 정보 제공 목적으로 작성된 것으로 필자 및 필자가 속한 법인은 상기 내용의 전부 또는 일부로 인해 발생한 직/간접적인 손해에 대해 법적 책임을 지지 않습니다. 상기 내용에 기반하여 조치를 취하시기에 앞서 반드시 개개인의 상황에 적합한 법률자문을 구하시기 바랍니다.

문의: H & H Lawyers Email: [email protected] Phone: +61 2 9233 1411

 

강현우 변호사

H&H Lawyers 파트너 변호사

공인 형법 전문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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