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마드 호주국자 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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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경, 한국을 떠들썩하게 했던 호주 국자 사건이 있었습니다. 인터넷을 찾아보면 사건에 대한 정보가 많이 나와있으나, 간단하게 요약하면 이렇습니다.
한국 워마드라는 홈페이지에 ‘하용가젠시병자59’ 라는 닉네임을 쓰는 한 회원이 ‘자신은 호주에 살고 있으며 서양 남자 어린이를 강간하겠다’는 내용의 글과 사진들을 올렸습니다. 글쓴이는 본인이 아이를 성폭행하고 영상을 찍었다 주장하며, 잠자는 남자아이의 사진 및 성폭행 장면으로 의심되는 섬네일 및 다수 영상을 첨부하였습니다.
이 사건을 인지하게 된 호주인들이 경찰에 신고를 했고, 2017년 11월 20일 다윈에서 ‘호주국자’라는 유튜버가 방송 중 갑자기 경찰이 들이닥쳐 체포되는 일이 발생했습니다. 당시 그녀는 오페어(au pair)라고 하는, 가정집에서 보모일을 하며 하숙을 하는 일을 하고 있었는데 그 집 주인도 자신들의 아이를 돌보던 보모가 이렇게 체포가 되면서 많이 놀랐던 상황이었습니다. 경찰은 글의 내용대로 아동 강간 및 동영상 촬영 관련 사건이 있을 거라 의심하여 체포를 하였으나, 수사 후 실제 그런 사건이 있었다고 입증할 수 없어, 그녀의 컴퓨터와 휴대폰에서 나온 사진들만을 토대로 ‘아동 착취물 소지 및 배포’ 혐의로 구속하게 됩니다. 실제 워마드에 올라간 글이 그녀가 쓴 글이라고 입증되지 않았고, 그녀의 컴퓨터와 휴대폰에서 발견된 사진 또한 그녀가 찍은 것이라고 입증되지 않았습니다.
다음날 그녀는 국선변호인를 통해 보석 신청을 하였으나, 도주 우려 위험 및 증거 훼손 가능성으로 보석이 기각되었습니다. 당시 제대로 준비가 되지 않은 상황에서 국선변호인를 통해 신청을 했기에, 보석을 받지 못한 것으로 판단됩니다. 그 후 다음 재판 일정은 약 2달 후로 잡히게 되고, 판사는 검찰과 경찰에 증거 제출 명령을 내렸습니다. 그리고 얼마 후, 한국에 있는 그녀의 지인을 통해 저에게 연락이 왔습니다.
당시 저는 담당 검사 및 경찰과 직접 통화하여 본 사건에 대해 파악을 했습니다. ‘아동착취물 소지 및 배포’ 사건은 사진이나 영상의 수위에 따라 처벌이 달라질 수 있는데, 본 사건은 그렇게 심각한 사건은 아니었습니다. 사진의 수위가 그렇게 높지 않았고, 피고인은 전과가 없는 초범이었기에 설령 유죄 판결이 난다 하여도 실형을 받지 않을 수 있는 사건이었습니다. 간단하게 초기 상담을 진행하고 안내를 해주었으나, 그녀의 가족들을 골드코스트에 있는 다른 한인 변호사를 수임하여 재판을 진행하였습니다.
그 후 약 5개월이 지난 2018년 4월쯤, 그녀가 제게 직접 연락을 하여 그동안 재판 진행이 어떻게 되었는지 듣게 되었습니다. 주 대법원 보석 심사 재판을 통해 보석을 받긴 했는데 그 전까지 5개월여를 감옥에서 보냈고, 현재는 비자가 취소된 상태이기에 수용소에 있다고 하였습니다. 사실 본 사건은 처음부터 보석을 충분히 받을 수 있는 사건이었습니다. 그리고 유죄가 되더라도 실형 가능성이 매우 낮은 범죄였고 집행유예가 충분히 가능한 사건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무려 5개월의 시간을 감옥에서 보낸 것입니다. 저는 당시 이 사건을 담당하고 있던 변호사와 통화를 하였고, 그 담당 변호사가 본 사건에 대해 정확히 파악하고 있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이 사건 담당 검사와 통화를 하였고, 재판이 어떻게 진행되었는지 확인하였습니다. 검사조차도 왜 이런 사건이 이렇게까지 시간을 끌고 피고인을 5개월동안이나 구속된 상태로 두었는지 이해 할 수 없다고 할 정도였습니다.
그녀는, 그동안은 지인들이 자기 사건을 처리해주었지만 이제 스스로 상황 파악이 되고 직접 하겠다고 하며 저를 선임하였습니다. 이전의 변호사에게 사건 관련 파일을 넘겨 받으려 했으나, 그 변호사는 미납된 비용이 있다며 주지 않았습니다. 이미 $20,000 이상을 지불 한 상태였는데, $10,000 이상을 더 내놓으라 하는 것을 보니 정말 가관이었습니다. 저는 의뢰인에게 전변호사의 행태와 잘못된 조언 및 비용과 관련해 다투자고 하였으나, 그녀는 이미 지칠 대로 지쳐 그저 하루빨리 본 사건을 마무리 짓기를 원했습니다.
결국 저는 검사를 통해 모든 파일을 받게 되었고, 사건 파악 후 의뢰인이 원하는 방향대로 사건을 마무리 지었습니다. 기소 내용을 유죄 인정하는 대신, 집행유예로 사건은 마무리 되었습니다. 사실 본 사건은 진작에 이렇게 했더라면 약 한두 달 내로 마무리 되었을 것입니다. 감옥에서 5개월 동안 시간을 보내지 않아도 되었을 것이고 재판을 6개월간 지지부진하게 끌 필요도 없었습니다. 또한 $20,000 이상의 비용을 쓸 필요도 없었던 사건입니다. 당시 담당 변호사의 무능력 혹은 장난질로 의뢰인만 엄청난 피해를 본 것입니다.
변호사는 ‘의뢰인의 최선’을 위해 일해야 합니다. 절대로 ‘자기 자신의 최선’을 위해 일하면 안됩니다. 하지만 너무 많은 변호사가 제대로 사건을 파악하지도 않은 채 혹은 자신의 수임료를 올리기 위해 잘못된 조언을 하거나 의뢰인에게 손해가 되는 일을 하곤 합니다. 본 사건도 의뢰인은 한 순간의 어리석은 선택으로, 무능하거나 이기적인 변호사에게 일신의 중요한 사건을 맡김으로써, 너무나 큰 피해를 입은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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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현우 변호사
H & H Lawyers 파트너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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