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드 코스트에서 소중한 사람들과의 특별한 동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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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설명: 전망대(Canyon Lookout)에서 바라본 풍경
지난 몇 주간은 바쁘게 지냈다. 시드니에 사는 지인과 한국에서 친척이 일주일 사이로 방문했기 때문이다. 시드니에서 오는 지인은 직장 일로 골드 코스트를 두어 번 방문한 적이 있다. 하지만 관광을 목적으로 방문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한다. 한국에서 오는 친척은 골드 코스트에 온 적이 없다. 모든 것이 생소할 것이다.
요즈음은 어디로 안내할 것인가에 대해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 방문객이 가고 싶은 곳을 미리 정해서 오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가만히 있을 수 없다. 안내할 장소를 생각해 본다. 골드 코스트라고 하면 바다를 빼놓을 수가 없다. 특히 가장 많이 알려진 서퍼스 파라다이스는 안내해야 할 것이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산행도 생각해 본다.
시드니에서 지인이 하루 종일 운전해 늦은 시간에 도착했다. 저녁을 반주와 함께 나누며 반가움을 나눈다. 평소에도 카톡을 통해 서로의 소식을 주고받는 편이다. 하지만 한자리에 있으니 이런저런 이야기가 많아진다. 골드 코스트에 있는 동안 지낼 계획도 세우며 늦게까지 시간을 보냈다.
다음 날 아침은 나의 강요(?)에 따라 스프링브룩 국립공원(Springbrook National Park)을 찾아 나섰다. 지인이 가고자 했던 탬버린 마운틴(Tamborine Mountain)은 시간이 허락하면 나중에 가기로 했다. 개인적으로 관광객이 많이 찾는 탬버린 마운틴 보다 스프링 브룩의 산책로를 선호하기 때문이다. 요즈음은 비가 많이 와서 폭포도 볼만할 것이다.
수없이 찾아와 가슴을 활짝 펴고 풍경을 즐겼던 전망대(Canyon Lookout)에 도착했다. 멀리 보이는 골드 코스트 빌딩들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어 준다. 울창한 숲과 멀리 폭포에서 뿜어내는 물줄기에 감탄하며 지인은 사진 찍기에 바쁘다. 지인이 즐기는 모습을 보니 이곳에 오기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이곳에는 2시간 혹은 5시간 정도 걸을 수 있는 두 개의 하이킹 코스가 있다. 짧은 코스를 택해 걷는다. 지금은 익숙한 산책로다. 동굴을 연상시키는 기묘한 바위를 통과해 첫 번째 폭포(Tween Falls)에 도착했다. 비가 많이 온 덕분에 물 떨어지는 모습이 장관이다. 폭포수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어주는 사진사 역할도 한다. 계속 걸으며 크고 작은 폭포를 구경하며 산책을 끝냈다.
스프링브룩 국립공원을 대표하는 폭포(Purling Falls)도 찾았다. 높이가 100미터 훌쩍 넘는 골드 코스트 주변에서 가장 높은 폭포 중 하나로 알려져 있다. 지인이 산행을 즐기는 것은 일찌감치 알고 있다. 이곳에서도 폭포를 중심으로 한 바퀴 도는 산책로를 걷기로 한다. 가파른 길을 2시간 정도 걸어야 한다. 폭포에 내려가 높은 곳에서 떨어지는 폭포를 올려보니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폭포 위에서 내려볼 때와는 다른 모습이다.
사진 설명: 스프링브룩 국립공원(Springbrook National Park)의 대표적인 폭포(Purling Falls)
다음 날은 서퍼스 파라다이스(Surfers Paradise)를 찾았다. 골드 코스트를 방문한 사람은 빠지지 않고 들리는 관광지 중 하나다. 지난 태풍(Cyclone Alfred)으로 피해를 본 해변은 아직도 복구의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백사장에는 바다를 즐기는 젊은이들이 많은 편이다. 끝없는 해변과 태평양 바다의 넘실거리는 파도가 일품이다. 파라다이스, 천국이라는 이름이 부끄럽지 않다는 생각을 해본다.
등대와 바다가 어우러진 해안(Fingal Head)도 안내했다. 태평양에서 불어오는 바람을 온몸으로 음미하며 걸을 수 있는 산책로가 있는 해변이다. 작은 등대에 올라 바다를 바라본다. 대부분의 등대는 경치가 가장 좋은 곳에 자리 잡고 있다. 이곳도 예외가 아니다. 이곳의 볼거리 중 하나인 주상절리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기도 한다. 밀려오는 파도가 기암괴석과 조우하며 뿜어내는 물보라가 마음을 사로잡는다. 조금 떨어진 곳에서는 히피풍의 여자가 피리를 불고 있다. 파도 소리와 어우러져 아름다운 선율이 주위를 맴돈다. 피리를 부는 모습도 주위 풍경과 잘 어울린다.
사진 설명: 골드 코스트 서퍼스 파라다이스(Surfers Paradise) 해변
골드 코스트에 왔으니 퀸즐랜드 행정 중심지 브리스베인(Brisbane)도 안내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브리즈번은 몇 번 다녀본 것이 전부다. 다행히 브리즈번에 거주하는 사람을 지인이 알고 있다. 관광 안내를 자처했다고 한다. 필자도 함께 찾아가기로 했다.
시내 한복판 고층 아파트에 도착하니 반갑게 맞아준다. 시내 관광은 자동차로 다니기 불편할 것이라고 한다. 대중교통을 이용해 이곳저곳을 둘러본다. 도시 한복판을 흐르는 강(Brisbane River)에는 여객선(River Cruise)이 수시로 다닌다. 요금도 50센트밖에 하지 않는다. 여객선에 올라 시내를 둘러본다. 강에서 바라보는 시내 모습은 다르게 다가온다. 시점에 따라 삶의 모습도 다른 것처럼.
우리를 안내한 장소는 네팔 평화 파고다(Nepalese Peace Pagoda)이다. 브리즈번에서 1988년 세계 엑스포가 열렸을 때 건축한 건물이라고 한다. 파고다 주위를 둘러보며 설명해 준다. 오랫동안, 이 건물이 사람들의 사랑을 받을 수 있는 배경에 관해서도 이야기해 준다. 전문 여행 안내자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다. 시청도 둘러본다. 식물원을 걸으며 브리즈번의 매력에 빠져 보기도 한다. 아는 사람의 배려와 도움 덕분에 좋은 시간을 보내고 작별 인사를 한다. 고마운 사람이다.
시드니에서 온 지인은 탬버린 마운틴 등을 둘러보며 이틀 더 지낸 후 떠났다. 며칠 지나지 않아 서울에서 오는 친척을 공항에서 맞이한다. 지난주에 둘러보았던 장소 등을 함께 다니며 좋은 시간을 보낸다. 숙식과 관광을 함께 하다 보니 정도 깊어진다. 골드 코스트 바다를 보러 또 오겠다고 한다. 아쉬움을 뒤로하며 공항에서 헤어진다.
나만의 일상으로 돌아왔다. 산행도 많이 하고 이곳저곳 다니며 지냈다. 어느 정도 피로감이 밀려온다. 기분 좋은 피로감이다. 집을 아름답게 만들어 주는 것은 집을 찾아오는 사람들이라고 한다. 집안을 둘러본다. 바뀐 것은 없다. 사람들이 놓고 간 보이지 않는 흔적만 남아있을 뿐이다. 인생은 잘 놀다 가는 것이라는 생각을 해본다. 잘 놀다 간 흔적을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