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치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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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골프를 하다 보면 서로 소통이 잘 안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머리를 고정하세요’ 라고 말 하면 많은 분들이 이해를 못 합니다. 왜냐하면 골프가 처음이라서 그렇죠. 조금이라도 해 본 분은 머리를 고정하라는 말에 안 움직이려고 합니다. 그러다가 보면 턱은 골프채를 따라서 가고 눈만 공 위에 고정하다 보니 목이 옆으로 꺾이는 이상한 자세가 나오기도 하죠. 이와 같은 경우처럼 프로와 배우는 골퍼 사이에 소통이 원활하지 않은 경우가 지속되다 보면 가르치는 사람도 힘들고 배우는 사람은 더 힘들기 마련입니다. 어떻게 해야 좋은 레슨 시간이 될까요?
예전에 한국에서 초등학교 골프 수업을 갔을 때 일입니다. 약 20여명의 학생을 학교 옥상에 만들어진 연습장에서 골프를 가르치고 있었습니다. 전체 학생에게 그 날 해야 할 동작을 설명하고 직접 시범을 보이고 한 명씩 자리에 들어가서 해 보라고 했습니다. 아무래도 어린 아이들이기도 하고 개인 레슨이 아니다 보니 엉망 진창으로 하고 있었습니다. 제가 다시 아이들을 불러 놓고 설명을 했더니 학생 하나가 불쑥 질문을 했습니다. “선생님~ 이렇게 치라구요?” 저는 생각하지 못했던 동작으로 알아들은 그 아이를 바라보며 웃음을 참지 못했습니다. “아이~ 참 웃지만 말고 잘 설명해 주세요!” 참 당돌한 녀석이라고 생각했지만 불현듯 떠오르는 것은 ‘아! 내 설명이 적절한 표현이 아니구나.’ 라는 것이죠. 그래서 최대한 어린 아이의 눈 높이에 맞춰서, 가능한 골프를 오래한 사람의 시점이 아닌 초보자 시점으로 생각해서 설명을 했습니다. 그리고 나서는 모두가 happy 하게 수업을 끝냈죠.
그 아이에게 제가 배우는 날이었습니다. 수업은 일방 통행이 아니라 양방향으로 서로 묻고 대답하고 서로의 머리 속에 들어 있는 이미지를 대화로 교환하는 것이라는 것을 배웠죠. 지금도 가능하면 질문하고 대답하는 형식을 하려고 하지만 모두가 이 방법을 좋아하거나 모두에게 효과적인 방법이 아닐 수 있기 때문에 적절하게 섞어서 하고 있습니다. 골프 동작을 설명하다 보면 한 동작이나 자세를 설명하는 사람에 따라서 제 각각인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가장 흔한 경우는 찍어 쳐라! 눌러 쳐라! 당겨 쳐라 또는 클럽 헤드를 떨어뜨려라 라는 것들이 있습니다. 골프 구력이 오래 된 사람은 다 구분을 합니다. 하지만 이제 막 입문한 사람이나 아직 100타를 못 깨신 분들은 그 말이 다 같은 것으로 들리죠. 가르치는 사람은 이 학생에게 새로운 기술을 가르치고 싶어서 아무리 외쳐봐도 구분을 할 수 없는 입장의 골퍼는 속이 답답합니다. 가르치는 사람에게 미안한 마음도 들기에 더욱 모르면서도 아는 척을 하게 됩니다. 하지만 이제는 말씀하세요. “어떻게 치라구요?” 라구요. 그렇게 해야 더 자세한 설명을 들을 수 있고 레슨 시간을 값지게 만들 수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글 티칭 프로 원성욱(0402 598 96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