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칼럼

몰라서 재미있다

작성자 정보

  • 칼럼관리자 작성
  • 작성일

컨텐츠 정보

본문



안녕하세요? 제가 어렸을 때는 지금처럼 컴퓨터 온라인 게임은 당연히 없었고 플레이 스테이션 같은 게임 팩을 넣어서 TV 화면에 연결해서 게임을 하는 게임기가 탄생하던 시절이었습니다. 한국에서는 그런 게임은 없었고 주로 지금의 작은 사이즈 태블릿과 비슷한 크기의 휴대용 게임기가 아이들의 최고 장난감이었습니다. 저도 그 게임기가 갖고 싶어서 수없이 사달라고 졸랐었지만 결국 친구에게 잘 보여서 한 번씩 해보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캐나다에 사시는 작은 아버지께서 ‘킹콩’ 게임기와 게임 팩을 선물로 보내 주셨습니다. 저는 그 게임에 푹 빠져서 매일 같이 그 게임을 하느라고 정신이 없었습니다. 부모님께 많이 혼나면서도 그 게임을 잘 하고 싶어서 화면 속의 캐릭터의 동작을 파악하고 적들의 움직임을 하나씩 외우기 시작했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부터 그 게임이 싫증나기 시작했습니다. 이제 캐릭터들의 움직임을 다 알고 나니 점점 시시해지기 시작했습니다. 결국 하라고 해도 안 하게 되었죠. 


모든 스포츠 게임이 결과를 알 수 없는 상태로 시작합니다. 어떤 경우에는 상대방과 실력 차이가 너무 심해서 누가 이길지 알 수 있는 경기도 있기는 합니다만 그런 경우에도 강한자가 이기는 과정이 궁금해서 경기를 끝까지 하게 됩니다. 골프 경기를 보거나 자신이 직접 친구들과 플레이를 하는 경우에는 더 예측하기 어렵습니다. 골프라는 경기의 특징은 자연 속에서 경기가 진행된다는 것이죠. 아무리 연습을 열심히 하고 나왔어도 그 날의 날씨가 골퍼들을 들었다 놨다 하죠. 어제까지는 좋았던 몸 상태가 자고 일어났더니 엉망이 된 몸 때문에 골프를 망친 날도 많습니다. 심지어는 완벽한 플레이를 하고 있다가 느닷없이 실수를 연발하며 무너지는 경우도 있죠. 정말 한치 앞도 알 수 없는 것이 골프입니다. 전반 9홀을 완전히 망쳐서 ‘짐 싸서 집에 갈까?’ 라는 생각을 하다가 얼떨결에 10번홀에서 버디를 잡고 대반전 드라마를 쓰기도 합니다. 잘못 쳐서 그린 앞 워터 해저드에 공이 빠지는 줄 알았는데 갑자기 공이 튀어 올라서 그린에 안착하기도 하죠. 오른쪽 깊은 러프에 공이 빠져서 툴툴거리며 공을 찾다가 지난 번에 잃어 버렸던 공을 찾아서 미소를 보이기도 합니다. “아이고 내 새끼가 여기 있었네. 그 동안 추웠지?” 


나만 골프가 안된다고 생각 했는데 나 보다 더 안되는 사람도 있고 골프 스윙을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골프는 알아가는 기쁨이 있고 어떤 일이 벌어질지 알 수 없어서 긴장감이 있는 스포츠입니다. 겉보기에는 지루해 보이지만 하는 사람만 알 수 있는 그리고 그 하는 사람도 어떤 결과가 있을지 궁금해서 두근거리며 한 샷 한 샷을 하는 짜릿함이 있죠. 골프는 몰라서 더 재미있습니다. 하지만 알아가보는 재미가 큰 스포츠입니다. 감사합니다.


골프 티칭프로 원성욱 0402 598 9610

관련자료

댓글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전체 212 / 2 페이지
RSS
번호
제목
이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