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한 감정 처리하기

불안은 누구에게나 존재하는 자연스러운 감정입니다. 하지만 이 불안한 감정을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면 관계의 어려움이나 정서적 장애, 그리고 깊은 내면의 고통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특히 어린 시절 버림받은 경험이나 큰 트라우마를 겪은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더 깊은 불안을 경험하기 쉽습니다.

한 여성은 어린 시절 부모님을 일찍 여의고, 스스로 삶을 개척해야 했습니다. 조부모님의 보살핌 속에서도 그녀의 마음에는 늘 미래에 대한 불안과 염려가 자리 잡고 있었습니다. 그 불안은 삶을 준비하는 분주함으로 나타났고, 늘 전투적으로 살아가는 모습으로 이어졌습니다. 그러나 너무 열심히 살다 보니 결국 탈진을 경험했고, 우울증과 육체적 고통으로 이어졌습니다.

불안은 관계 속에서도 다양한 방식으로 드러납니다. 특히 애착이 강한 관계에서는 상대방을 힘들게 하는 방식으로 나타나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불안한 마음을 가진 아내는 남편에게 끊임없이 매달립니다. 남편이 기대만큼 반응하지 않으면 격노하며 불안의 원인을 남편에게 돌리고, 원망과 집착이 반복됩니다. 반면 남편은 점점 숨이 막히고 집에 들어가기 싫어지며, 갈등을 회피하게 됩니다. 이렇게 ‘매달리는 자’와 ‘회피하는 자’의 관계 패턴은 서로에게 상처를 주는 외로운 관계로 굳어지게 됩니다.

불안은 중독으로도 이어질 수 있습니다. 어떤 사람은 불안을 먹는 것으로 해소하려고 합니다. 저자 역시 스트레스를 받을 때 초콜릿을 찾곤 합니다. 이런 습관이 심해지면 폭식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심리학자 톰킨스(Tomkins)는 음식이 공허감을 채우는 대체물이라고 설명하며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그가 내면의 공허감을 느꼈을 때 누군가에게 굶주려 있었지만, 절망적으로 닫혀 있었다. 그는 사랑받고 존경받기를 원하지만, 자신을 수치스럽게 여겨 감정을 표현하지 못하고, 대신 먹는 것으로 그 욕구를 채운다.”

즉, 관계 속 불안을 표현하지 못하는 사람이 음식으로 정서적 공허함을 채우는 것입니다. 이 외에도 사람들은 불안을 돈, 활동, 쾌락, 말, 물건 사재기 등 다양한 방식으로 해소하려 합니다.

그렇다면, 불안을 어떻게 다뤄야 할까요?

첫째, 불안을 억누르거나 숨기기보다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수용하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인간은 태어나는 순간부터 홀로 살아가야 하는 존재이며, 미래를 알 수 없는 불완전한 존재입니다. 영적으로 보면, 타락한 세상에서 하나님과 분리된 삶을 살아가는 인간은 불안과 고통을 겪을 수밖에 없습니다. 실수하고 염려하고 불안해하는 모습은 인간의 자연스러운 모습입니다. 이를 부끄러워하거나 숨기기보다, 연약함을 인정하고 완벽함을 추구하려는 거짓된 태도를 내려놓는 것이 필요합니다.

둘째, 불안한 감정을 다루는 데 있어 가장 근본적인 해결은 절대적인 안정감을 주시는 하나님께 의지하는 것입니다. 하나님 안에서 우리는 존재의 의미와 가치, 그리고 안정감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배우자, 부모, 친구 등 다른 불완전한 인간을 통해 정서적 필요를 채우려 하지만, 그 갈급함은 온전한 하나님을 통해서만 채워질 수 있습니다. 삶의 영적인 의미를 발견하는 것은 불안을 해소하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셋째, 불안한 세상을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대신, 미래를 도전과 가능성의 영역으로 바라보는 낙관주의가 필요합니다. 기독교적으로는 이것을 ‘성경적 낙관주의’라고 부릅니다. 그리스도 안에서 소망을 발견한 사람은 꿈꾸고 변화시키는 미래를 향해 나아갈 수 있습니다. 불안은 종종 허무주의로 이어지고, 부정적인 언어와 생각으로 굳어집니다. 하지만 생각과 언어는 서로 연결되어 있어, 긍정적인 언어를 사용하면 생각도 바뀌고, 그 생각이 다시 언어를 바꾸게 됩니다. 예를 들어, “나의 미래는 소망이 있다”는 말과 “나의 미래는 점점 나빠질 거야”라는 말 중 어떤 말이 삶의 힘과 용기를 주는지 직접 경험해 보세요. 분명히 긍정적인 말이 우리를 살리는 힘이 됩니다.

한국의 미래, 불안한 경제, 연약한 육체나 환경을 바라볼 때 우리는 쉽게 불안해질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 불안은 인간 삶의 자연스러운 일부입니다. 중요한 것은 그 불안에 휘둘리지 않고, 하나님의 사랑과 격려 속에서 위로받으며, 미래를 향해 건강한 생각과 믿음으로 나아가는 것입니다. 우리 모두가 불안 속에서도 소망을 품고, 하나님 안에서 새로운 힘을 얻기를 소망합니다.

호주카리스대학 김훈 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