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를 받아들인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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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시대에 크리스천에 대한 이미지는 참 다양합니다. 어떤 사람은 희망적으로 바라보기도 하고, 또 어떤 사람은 절망적으로 표현하기도 합니다. 이는 비단 오늘날만의 일이 아니라, 역사 속에서도 크리스천의 이미지는 극단적으로 갈리곤 했습니다.
예를 들어, 초대교회 역사에서는 예수님의 피와 살을 나누는 성찬식을 오해한 불신자들이, 소문만을 근거로 크리스천을 식인종처럼 여긴 사례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런 외부의 이미지들을 떠나, 성경 속에서 크리스천은 단순히 ‘예수를 믿는 사람들’입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믿는다’는 것이 과연 무엇을 의미하는가 입니다.
저는 이 ‘믿는다’는 개념을 두 가지 예를 통해 이해하고 있습니다.
첫째, 요한복음 1장 12절은 크리스천에 대한 이해를 확장시켜 줍니다. 이 구절에서는 ‘믿는다’는 표현을 ‘맞아들인다’는 말로 바꾸어 설명합니다.
“그러나 그를 맞아들인 사람들, 곧 그 이름을 믿는 사람들에게는 하나님의 자녀가 되는 특권을 주셨다.” (새번역)
이 문맥에 따르면, 예수를 믿는다는 것은 단순한 인식 활동이 아닙니다. 마치 결혼을 통해 새로운 가족을 맞아들이고, 그로 인해 집안의 분위기와 삶의 방식이 달라지는 것처럼, 예수를 맞아들이는 일은 인격적이고 공간적인 경험입니다.
둘째, 크리스천이란 예수 그리스도의 입장에서 보면 ‘그분의 은혜에 사로잡힌 사람’이라는 의미입니다.
예를 들어, 『레미제라블』의 주인공 장발장은 자신에게 호의를 베푼 미르엘 신부를 배신하고, 그의 은그릇을 훔쳐 달아나다 군인에게 붙잡혀 다시 돌아오게 됩니다. 그는 빵 한 조각을 훔쳐 5년형을 선고받았고, 탈옥을 시도하다 총 19년을 복역한 중년의 남자가 되었습니다. 이제 다시 은혜를 베푼 사람에게 도둑질을 했다면, 그의 인생은 사실상 끝난 것이나 다름없었습니다.
바로 그때, 미르엘 신부는 군인들에게 “그 은그릇은 내가 준 것”이라고 해명해 주며, 오히려 “은촛대는 왜 빼놓고 갔느냐”고 말하며 장발장에게 그것까지 건네줍니다. 이 해명은 장발장에게 생명을 구원하는 은혜와도 같았습니다.
그리고 신부는 장발장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잊지 마시오. 내가 준 이 물건들을 꼭 당신이 정직한 사람이 되기 위한 일에 쓰겠다고 약속한 것을… 장발장, 나의 형제여. 이제 당신은 악이 아니라 선에 속한 사람이오. 나는 당신의 영혼을 사들였소. 나는 당신의 영혼을 어두운 생각과 징벌의 세계에서 끌어내 하나님께 바친 것이오.”
미르엘 신부는 장발장과 어떤 계약서를 쓰거나 공식적인 약속을 나눈 적이 없습니다. 그러나 그가 베푼 은총 속에는 ‘정직한 사람이 되기 위한 삶’이라는 약속이 담겨 있었습니다. 이것이 바로 은혜 속에 담긴 놀라운 언약적 힘입니다. 은혜는 우리 양심에 약속을 새겨 넣습니다. 그리고 그 은총 안에서 우리는 하나님께 바쳐지는 존재가 됩니다.
그래서 저는 크리스천, 즉 예수를 믿는 사람들을 ‘정직한 사람이 되기 위한 일에 힘쓰겠다고 약속한 사람들’ 혹은 ‘예수 그리스도께서 어두운 생각과 징벌의 세계에서 끌어내 하나님께 바친 사람들’이라고 정의하고 싶습니다.
골드코스트 비전장로교회 윤명훈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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