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번째 드라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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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저는 골프를 시작했을 때 나름 신동이라는 소리를 들으며, 금방이라도 프로의 세계에 들어갈 상상을 하고 있었죠. 하지만 대학 1년 후 바로 군대에 가게 되어서 2년 6개월 동안 골프채 한번 안 잡아보고 푹 쉬었습니다. 그때는 ‘이왕 이렇게 된 일, 차라리 리셋을 하고 다시 시작하자!’ 라는 마음이었죠. 전역을 하고 복학할 때까지 한학기가 비었습니다. 약 6개월 동안 정말 많은 공을 쳤습니다. 하루에 1000개 정도의 공을 쳐본 날도 있고 적어도 하루에 500여개의 공을 치며 스윙을 만들고 공을 때리는 감각을 만드는데 열중했죠.
복학을 하고 필드에서 라운딩 수업 중 후배들과 한 조로 플레이를 하면서 부끄러운 저의 샷을 보게 되었습니다. 나름대로 짧은 시간동안 잘 만들었다고 생각했지만 가장 부끄러운 것은 여자 후배들보다 드라이버 비거리가 짧았다는 충격이었습니다. 한 동안 웃음거리로 지내다가 마음을 먹었습니다. ‘그래 자세도 중요하지만 이 자세가 파워가 없다면 틀린 거야.’ 그날부터 드라이버로 공을 강하게 때리는 것에만 집중을 했습니다. 한번도 본적 없는 큰 슬라이스와 너무 높이 뜨는 구질을 겪으면서 선택을 후회하기도 했죠. 그러던 어느 날 드라이버 헤드 페이스가 깨졌다는 것을 알고 새로 구입을 했습니다. 새로운 드라이버라 그런지 비거리가 좀 늘었죠. 그렇게 시간이 흐르다가 제법 거리도 나기 시작하더니, 이젠 남보다 더 보내고 싶은 마음이 생겨서 또 무작정 드라이버로 공을 패기 시작했습니다. 그립을 가볍게 잡았을 때 가장 좋은 느낌이 나더니 드디어 동료들 보다 비거리가 훨씬 나갔습니다.
얼마 전, 한 여성 골퍼에게 드라이버 비거리 향상 레슨을 하던 중 그분이 생에 첫 208미터를 성공 했을 때 갑자기 옛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 그렇게 한 적이 있었지!!’
레슨을 마치고 오랜만에 드라이버를 꺼내서 30여개의 공을 쳤습니다. 비거리가 오랜만에 270미터까지 올라가더니 갑자기 공이 안 날아갔습니다. 결국 제 생애 세번째 드라이버를 망가뜨린 날이 되었습니다. 그래도 수리된 드라이버가 도착하면 다시 시도하려고 합니다. 네번째 드라이버를 만나기 위해서…
글 : 티칭 프로 원성욱(0402 598 961)